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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런한 경계선의 위와 아래, 닮을 수 없는 것들이 묘하게 닮아 있다. 넘겨다보는 일, 그리고 또 그만두는 일.
두 개의 그림자가 나란히 섰다. 그림자의 주인이 나란히 서 있으니, 무엇이든 나란할 수 밖에.
불꽃이 식어버린 새하얀 돌 위에는 사람들의 입김만 배었다가 쉬익 소릴 내며 빠져나가네.
하얀 울타리를 끼고 터벅터벅 걸어가는 네가 바람을 가르지 못하는 너의 갈기가 눈동자에 맺힌 그것 만큼 아련하다.
아무도 모르는, 자그마한 섬들이 떴다. 이름도 없이, 섬으로 뜨고 섬으로 져물 작은 존재들.
항구에서는 많은 것이 떠나간다. 고깃배도 여객선도, 구름도 바람도 떠나간다. 가만히 귀를 기울이고 있으면 물살을 가르며 돌아오는 너의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뱃고동 소리에 놀라 뛰어든 갈매기가 허공을 가르며 나아간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탐스럽게 맺힌 붉은 열매 옆, 그만큼 붉은 파라솔 아래 그늘이 묘하게 설렌다. 마치 처음 뛰기 시작한 심장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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