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잘 알려진 매물도는 흔히 대매물도를 말하지만, 대매물도, 소매물도 및 소매물도 부속 등대섬을 통칭할 때 쓰이기도 한다. 그러나 소매물도가 인근 통영의 100여 개의 섬 중 가장 인기가 있다보니(통영 매물도하면 소매물도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대매물도는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려진 곳이다. 대매물도에 조성된 대매물도 한바퀴를 도는 산책로 ‘해품길’은 초지, 동백나무, 원시림, 여러 전망대 등 다양한 스팟으로 가득차 있다. 겨울에 찾으면 푸르른 한려해상 국립공원을 배경으로 붉은 동백을 원 없이 볼 수 있는 곳, 겨울에 더 제맛인 대매물도를 방문해보았다.
코스의 시작, 당금마을과 매물도분교
2007년부터 조성된 해품길은 대매물도를 온전히 돌아볼 수 있는 코스이다. 매물도는 통영시 한산면에 속하며, 통영항에서 남동쪽으로 25km 쯤 떨어져 있다. 거제도의 저구항에서도 매물도로 배가 다니며, 30~40분 밖에 걸리기 않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배 타는 시간을 줄이고 싶다면 거제도 저구항에서 출발하는 것을 추천한다. 대매물도에는 항구가 2개 있다. 규모가 좀 더 큰 것이 당금항, 작은 것이 대항항이다. 대매물도에 다다른 여객선은 좀 더 큰 당금항에 닿는다. 트레킹 코스는 도착한 당금항 선착장에서 출발해 매물도를 한바퀴 돌아 장군봉을 거쳐 대항마을까지 이어진다.
여객선 선착장을 거쳐 도착한 당금마을 여기저기에는 방문객이 제법 보인다. 주민 말에 따르면 원래 소매물도에 가려 일부 낚시객이나 찾아 한적했으나, 해품길이 생긴 후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한다. 마을에는 바다를 품은 여인 작품을 비롯해 곳곳에 정겨운 섬마을의 아기자기한 소품이 있는데, 대략 70가구 정도 사는 작은 마을인 이곳에서 지나치게 마음대로 다녀 주민에게 실례를 범할 수도 있으니 이점은 유의해야 한다.
당금마을에는 해품길을 찾는 이를 위해 경로가 노면에 파란색으로 표시되어 있다. 이 파란색 선을 따라서 연신 나오는 골목길을 지나 오르막길을 오르면, 이내 주변이 한산해진다. 이렇게 당금마을을 벗어나면 발전소가 바로 보이는데, 이제 해품길 1차 목적지인 매물도분교로 향한다. 매물도분교는 2005년에 폐교를 해, 민박집·백패킹 캠핑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매물도를 한바퀴 도는 산책로인 해품길은 이곳에서 시작된다. 해를 품은 길이란 뜻에서 명명한 해품길에서는 섬 곳곳의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길은 산세를 따라 출발하게 되어 있는데, 잠시 쉴 요량으로 돌아보면 벌써 매물도분교가 멀찌감치 보인다.
동백꽃따라 트레킹, 동백꽃과 당금마을 전망대
해품길의 중간부터 본격적으로 동백터널이 시작된다. 길에도 새빨간 동백꽃이 곳곳에 떨어져 있을 정도로 사방이 동백꽃 천지로, 말로만 듣던 꽃길만 걷게 된다. 길을 걷는 동안 꽃이 아까웠는지 길가 펜스 위에 동백꽃이 계속해서 놓여 있어 마치 원래 그렇게 만든 조형물인듯한 착각을 불러온다.
동백을 지나 언덕이 끝이 나면 당금마을 전망대가 나온다. 사방이 탁 트인 이곳 역시 동백이 가득하고, 탁 트인 시야로 매물도의 일대의 풍경을 조망할 수 있다. 오히려 해금강전망대보다 이곳에서 해금강이 더 잘 보이는 듯 하다. 안내표지판을 따라 한려해상국립공원의 각종 섬, 여유도, 가왕도, 거제도 망산, 거제도 여차홍포 해안을 찾아 본다. 당금마을 전망대에서는 앞으로 향할 장군봉에 오를 힘을 비축하기 위해 충분히 휴식을 취하는 것을 권한다.
대매물도 최고봉, 장군봉 구간
지금까지의 길이 비교적 완만한 산책로였다면, 장군봉으로 가는 길은 지리산 같은 산세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험한 편이다. 해발 201m 장군봉의 산세는 해발 500m라 해도 믿을 정도로 만만치 않다. 동백나무로 덮힌 등산로를 따라서 조심 조심 앞으로 나아가다보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이제까지의 경치만으로 만족한 사람, 체력에 한계를 느낀 사람이라면 여기에서 대항마을로 내려 가는 것도 좋은 선택일 수 있다. 이렇게 대매물도를 반주하게되면 2시간 정도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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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게 임도를 올라와서 어유도전망대를 지나 모퉁이를 몇 번 돌면 장군봉 정상에 있는 전망대에 도착하게 된다. 정상에는 철로된 푸른색 장군이 말을 타고 있는 군마상이 우리를 반기는데, 장군봉은 장군이 군마를 탄 모습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내리막길 휴식구간, 등대섬전망대와 꼬돌개
장군봉을 지나 다시 길을 떠나면 저 눈앞에 소매물도와 부속섬인 등대섬이 바로 보인다. 내리막길따라 가는 길은 휴식을 취하듯 가볍게 걸을 수 있으며 소매물도와 등대섬의 전경을 생각보다 가까이에서 조망할 수 있다. 등대섬전망대를 지나면 해품길의 반환점이자 이제 다시 출발점이 되는 대항마을로 향하게 되는데, 여기 길목에도 역시 동백꽃이 우수수 떨어져 있어 꽃길 그 자체를 경험해 볼 수 있다.
장군봉에서 내려와 섬의 뒷길을 따라 산비탈로 이어지는 이 곳 '꼬돌개'의 경관은 매우 아름다우면서도 그 재미있는 발음의 지명 속에는 슬픈 역사가 담겨져 있다. 경남 고성 등지에서 이사온 초기 정착민이 흉년과 괴질(콜레라)로 전원 사망했는데, 한꺼번에 꼬꾸라져서 이 곳에 묻혔다 하여, 꼬꾸라졌다(꼬돌아졌다)는 의미의 꼬돌개란 지명이 생겼다고 한다.
반환점 구간, 대항마을과 후박나무 그리고 당금항 가익도
폐촌이된 꼬돌개 인근의 다랑이 논을 지나, 운치있는 대나무 숲을 지나면 대항마을로 향한다. 대항마을에서는 매물도의 당산목인 후박나무가 있다. 경남도기념물 제214호로 지정된 이곳 당산나무는 소원 한가지는 꼭 들어주기로 유명해 마을 사람들에게는 큰일을 앞두고 언제나 기원하러 오는 곳이라 한다.
대항마을에서 당금마을로 향하는 길은 가파른 언덕으로 되어 있어 경우에 따라서 조금 힘에 부칠 수 있다. 그 중 당금마을을 내려다 보는 마지막 언덕에서는 당금항과 '가익도'를 내려다 볼 수 있다. 이 크고 작은 예닐곱개의 작은 바위섬을 마을주민들은 오륙도 라고도 부르는데, 날씨에 따라 보이는 섬의 갯수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매물도 주민의 삶의 터전인 당금마을, 당금항을 감싸 안은 듯한 방파제와, 주변 오륙도를 하염없이 바라보면서 내려오다보면 어느새 뭍으로 향할 선착장에 다다르게 된다.
매물도에는 소매물도만 있는게 아니랍니다! 해를 품은 길이 있는 대매물도로 떠나 보아요~^^
글 트래블투데이 지역 주재기자 강태운
발행2018년 02월 07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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