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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그 자체로 아름답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우리는 항상 벽의 너머를 상상한다.
인간의 어두운 그림자를 밟고 태어나 경쾌한 소릴 내는 이들이 있다. 도깨비에 홀린 듯 가만히 있던 어깨가 조금씩 들썩이는 듯하다.
둥근 술통이 굴러갈 법도 한데 층층이 쌓였다. 만약 저 속에 술이 가득 찼다면 부대끼지 못했을 테지.
아무도 없는 공원, 어디서 무리지어 날아왔는지 비둘기 떼가 모여 있다. 날지도 않을 거면서 날개를 푸드득거리며 종종걸음으로 길을 활보하고 있다.
바람에 나부끼는 민족의 한이, 얼이 그 어떤 색채보다 푸르고 붉으며, 구름보다 새하얗다.
아무리 사소한 흔적이라도 지나치지 말 것. 그것이 흔적으로 남기 위해 지나쳤을 시간은 치열했으므로.
온 세상이 푸르게 푸른, 그 모습을 마지막으로 본 날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까. 도시의 삭막한 모습에 지쳤다면, 조금은 외진 곳을 찾아들어도 좋을 것.
여전히 굳세고, 여전히 아픈 시선들. 나을 수 있을까. 나아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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