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 자연을 품은 진양호
아침이면 고요한 공기를 타고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지리산을 바라볼 수 있는 곳. 게다가 황홀하게 물드는 노을을 감상할 수 있는 곳. 불과 50년 전만 하더라도 볼 수 없던 경치가 새롭게 나타났다. 바로 진주의 인공호수 ‘진양호’이다. 경호강과 덕천강이 만나던 이곳에 생겨난 진양호는 1970년 남강댐을 만들며 낙동강 수계에는 최초로 만들어진 다목적 인공호수이다.
섬인듯 산인듯 아른아른한 경치
진양호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는 서부 경남의 대표 유원지이다. 진양호 내에 조성된 진양호 공원 때문이다. 도시자연공원인 진양공원은 여러 시설을 갖추고 있어, 가족이나 연인 할 것 없이 누구나 찾기 좋은 공원이다. 진양호 공원의 가장 높은 지대에는 전망대가 있다. 2003년에 만들어진 이 건물에 오르면 잔잔하게 물이 흐르는 진양호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게다가 지리산, 금오산, 와룡산 등의 천연 자연환경도 함께 볼 수 있다. 인공과 자연이 결합한 이 아름다움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전망대에서 진양호를 내려다보면, 독특한 경치를 발견하게 된다. 남강 주변의 고도가 높았던 곳들이 마치 섬처럼 둥둥 떠 있는 모습들이다. 특히 진양호가 상수원으로 지정되기 전에는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진양호를 건너 들어가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에 귀곡동(까꼬실)을 비롯한 반대편 지역을 섬으로 기억하는 사람도 심심치 않게 있다. 지금도 그 수는 적지만 까고실로 들어가는 배가 정기적으로 운행 중이니 시간을 맞춰서 배를 타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1
2
경남 사람들이 진양호로 모이는 것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1986년 개원한 ‘동물원’ 때문이다. 이곳 동물원은 서부 경남에서 유일한 것으로, 여러 지역의 부모들은 어린 자녀들과 함께 동물원을 찾기 위해 진양호를 직접 찾는다. 55종, 약 300여 마리의 동물들이 있는 이 동물원은 진양호공원의 유일한 유료시설이다. 다른 동물원에 비해 그 크기는 작지만 아기자기한 벽화와 소소한 분위기가 어우러져 즐겁게 돌아볼 수 있다. 특히 동물가족어린이동산에서는 양과 염소, 미어캣 등 초식동물들을 직접 만날 수 있어 가족단위의 방문객들이 꾸준히 찾는다. 이 외에도 사슴이나 라마, 낙타, 등의 동물들을 가깝게 볼 수 있다.
진양호를 따라 걷다.
1
2
대부분의 저수지가 이처럼 화려한 유원지를 가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진양호는 유원지로서 충분한 가치를 가질 만큼 환경을 개선하려 노력했다. 이미 그 존재만으로도 수려한 경치를 자랑하는 인공호수와, 호수 주변을 방풍림으로 감싸 자연경관뿐만 아니라 갑작스럽게 생긴 호수로 인해 주변 지역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환경을 조성했다. 그중에서도, 수천 그루의 벚나무는 매년 봄이면 진양호를 분홍빛으로 가득 물들이는데, 그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진양호를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에는 한층 사랑스러운 이야기도 담았다. 진양호 전망대를 향해 올라가면서 걷게 되는 1년 계단이 그 주인공이다. 계단을 오르며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꼭 연인들에게 한정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손을 잡고 오르는 연인들이 유난히 눈에 띄는 모습은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소문이 한층 사랑스러워 보이게 만든다.
1
2
그러나 이렇게 경치를 감상하는 것만으로 진양호를 알았다고 하기는 조금 아쉽다. 진주랜드에서 소소하게 놀이기구를 즐기거나 매주 토요일마다 열리는 소싸움 경기장을 들러보는 것도 방법. 한편 진주 남강에 대해 조금 더 알아가고 싶다면 수자원공사에서 운영하는 남강댐 물 문화관을 들르는 것도 좋겠다. 진주의 젖줄이었던 남강의 역사와 수생식물들을 만나볼 수 있다. 낙동강 유역에 처음 생긴 다목적 저수지의 역사를 접하며 한층 진양호를 친숙하게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경남 사람들이 다 모이는 도시자연공원 진양호 공원! 낙동강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다목적 인공호수인 진양호를 만나러 떠나보세요~
글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21년 02월 09 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