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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령의 용맹함, 의병박물관에서 만나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경상남도 의령의 사람들은 ‘습속이 굳세고 용맹함을 숭상’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낙동강과 남강이 만나 풍부한 물과 산이 솟아올라 풍수가 좋으며 비옥한 토지를 가진 의령은 ‘곽재우 홍의장군’을 필두로 한 의병의 도시로 불린다. 의병의 역사를 간직한 의령에는 그들의 용맹함이 여전히 뜨겁게 끓어오른다. 그리고 그 뜨거움을 여실히 보여주는 곳이 있으니 바로 의병박물관이다. 

                    
                

곽재우 장군의 도포 자락이 휘날리는 ‘의병박물관’

  • 의령 의병박물관에는 임진왜란 당시 의병들에 대한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의령 의병박물관은 곽재우 장군과 17장령들의 위패를 모셔 둔 충의사의 뒤를 따라 오르면 만나게 되는 곳이다. 의령군민문화회관에 있던 의령박물관과 충익사 기념관을 합관하여 2012년 개관한 의병박물관은 직선과 곡선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모습을 하고 있다. 이는 곽재우 장군이 늘 입었던 붉은 도포, 즉, 홍의의 도포 자락을 형상화한 것이라 한다. 그렇다면 왜 곽재우 장군은 의병박물관의 상징이라고도 할 만한 위치에 있을까? 단순히 유명세로만 치부할 수 있는 이유가 있다.
 

  • 의병박물관 1층에 있는 곽재우 장군 동상. 뒤편은 곽재우 장군을 비롯해 의병 모의를 하는 18인의 장군 상상화가 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 나라에 위협이 닥치자, 곽재우 장군은 의령에서 의병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러나 시기는 이미 한창 춘궁기였고 의병을 모은 뒤 먹일 식량도 모으기 어려웠다. 그런 상황에서 그는 전란 이전 농업경영에 힘써 모았던 자신의 자신을 아낌없이 투척했다. 임진년에 의병으로 끌어들인 그의 매제인 허언심도 상당한 부호였던 터라 이 둘의 재산으로 군량을 충당하며 시작했던 것이다. 4월 20일 이후 거병한 그의 부대가 소규모 전투에 나서기 시작한 것은 5월 초. 그 후 재정비를 마친 뒤 5월 하순에 일어난 정암진 전투에서 그의 부대는 안코쿠지 에케이의 병력이 전라도로 진출하지 못하는 대승을 거뒀다. 또한 의령에서 처음 시작된 의병활동은 전국적으로 의병봉기가 일어나는 첫 시발점이 되었으며, 한반도 남쪽에서 일본군의 진격을 막고 보급로를 차단하는 등의 큰 공을 세웠다. 도요토미 히데요시 스스로도 육지에서 일본군 최대의 적은 의병이라고 할 정도였으니 그 영향력이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다.

 

‘의병박물관’에 담긴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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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령 지방의 역사와 문화를 설명해주는 전시물

의병박물관은 크게 고고역사실과 의병유물전시실로 나눌 수 있다. 그 중 고고역사실은 한반도, 그중에서도 의령에서 진행된 모든 시대를 빠짐없이 다루고 있다. 의령지역에서 출토된 유물과 유적만 해도 선사시대부터 그 흔적이 시작되니 실로 광범위한 시대를 아우르고 있는 것. 선사시대의 유물로는 신석기시대의 파수 부호, 청동기 유적의 암각화 등부터 시작할 수 있다. 한가지 특징은 타 지역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초기 철기시대의 유물부터 가야시대에 이르는 금속유물, 토기류 등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 통일신라, 고려, 조선 시대를 아우르는 전시실에서는 고대 일제와 교류했던 묘제 복원을 시작으로 한 의령지역의 다양한 역사를 전시, 소개하고 있다.

 

예로부터 이어진 용맹함을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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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진왜란 당시의 복식과 실제 유물 등을 가까이서 접할 수 있는 의병유물전시실.

이름이 의병박물관인 만큼 임진왜란 당시의 유물도 충실하게 전시하고 있다. 이를 총체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의병유물전시실. 임진왜란에 대한 소개를 시작으로 곽재우와 함께 의병을 일으키는데 발 벗고 나선 17인의 장군들의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특히 보물 671호로 지정된 장검을 비롯한 곽재우의 유물까지 함께 전시하여 그의 활약상을 잘 보여준다. 정암진전투가 벌어졌을 때의 디오라마나 의령지역 의병들의 유물도 중요한 전시 테마. 실상 의병들이 사용했던 각종 유물들은 통일된 형태를 갖춘 관군과는 다르다. 그러나 이 유물들이 보여주는 들쑥날쑥함은 오히려 정식 군인이 아니었던 이들의 의지와 처절했던 전쟁의 역사를 실감 나게 느끼도록 도와준다.
 
한편 많은 사람이 흥미 있게 들리곤 하는 시설이 있으니 바로 ‘의를 부르는 붉은 북소리’ 코너다. 이 코너는 서클비전을 이용한 3D 체험으로 의병이 결성되었을 당시의 상황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실제 역사에 기반을 두고 있는 만큼 임진왜란이 일어나고 얼마 만에 평양성까지 함락되었는지 등의 전체적인 정세까지 아울러 보여줘 재미와 교육을 함께 두는 것이 장점. 이와 함께 마지막 코너로는 나라 지킴이 결의서를 배치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나라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끔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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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병의 역사를 엿보고 싶다면 의령 의병박물관으로 가보자! 용맹한 의병의 도시 의령으로 출발~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21년 05월 20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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