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이 숙성되는 영천 와인의 랜드마크, 영천 와인터널

사과, 복숭아, 배 등 여러 과일이 생산되는 과일의 도시 경상북도 영천시. 영천의 여러 수확물 중에서 단연 으뜸은 포도로 전국 최대 규모의 재배지, 최대 생산량을 자랑한다. 이에 영천은 2008년부터 포도 관련 특화산업의 일환으로 고부가가치 와인 생산을 위한 와이너리 조성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그 결과 현재 와이너리 18개소와 서브 와이너리 50여 개가 고유의 맛과 라벨을 지닌 레드, 화이트, 로제, 아이스, 스파클링 등 각종 와인을 연간 27만 병 만들어 내는 우리나라 대표 와인 생산지로 자리매김했다.
 

투자의 결실 중 하나인 영천 와인터널은 영천농업기술센터 부설 영천와인개발센터 내에 위치한 대형 참나무통을 갖춘 지하 저장고이다. 대형 참나무통은 영천 와인의 랜드마크라 할 만한 규모로 높이 9.8m, 길이 12.8m이며 약 2,000병 이상의 와인을 저장할 수 있다. 섭씨 16~18도 정도의 저온으로 유지되어 영천 와인학교 학생이 담근 와인을 비롯하여 축제 기간 중 ‘어블러 담기’한 와인, 와이너리 영농법인에서 공동으로 제조한 와인 등이 실제로 숙성되고 있다. 한편으로 다양한 국적의 와인과 영천을 방문한 명사를 기념하는 등 특별한 의미를 지닌 와인들을 함께 전시한 공간은 방문객들에게 흥미를 더한다.

 

세계적 명품으로 도약하기 위한 ‘영천 와인’ 알리기

영천시는 와인 양조 분야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영천와인학교를 열고 와인 양조 기초/심화반, 소믈리에 반을 운영 중이다. 또한 매년 10월 말에 개최되는 와인 페스티벌을 비롯한 다양한 행사와 축제를 통해 와인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축제 기간에 방문하면 와인 음악회, 와인 콘테스트, 와인 카페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이밖에도 별빛축제와의 연계 투어 및 포도 따기, 와인 담그기, 와인 시음 등 직접 와인을 체험할 수 있는 와인 투어도 상시로 진행된다. 영천 와인을 알리기 위한 이 같은 노력은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는데, 2018 베를린 와인 트로피에서 ‘WE 와이너리 화이트와인’이 금상을 수상한 것과 2018년 11월 8일 포항시에서 개최된 한·러 지방 협력포럼 만찬에서 대통령 만찬주로 선정된 것을 들 수 있다.

 

영천 와인의 경쟁력은 자연의 선물

영천 와인의 경쟁력은 기후와 자연환경에부터 찾을 수 있다. 세계적인 과일 주산지는 북위 36.5°에 위치한 지역들로, 영천도 이에 해당한다. 낙동강 지류인 금호강의 지류를 따라 하상 충적토 토양이 펼쳐져 있어 배수도 양호하다. 강우량이 적고 일조량이 많으면 당도 높고 병충해가 적어 농약에 대한 의존도가 낮은 고품질의 과일을 생산할 확률도 높아진다. 영천은 강우량이 전국 평균 1,245mm보다 220mm나 적은 곳으로, 맑은 날 수가 많다. 심한 일교차도 와인 양조에 적합한 포도를 생산하는 데 도움을 준다. 와인 양조에 있어 24브릭스 이상의 고당도가 관건인데 현재 MBA 품종이 국내에서 생산되는 품종 중 가장 적합한 것으로 꼽힌다. 영천에서는 이 품종의 생산량이 가장 많고 품질 또한 우수하다. 일반적으로 당도가 낮은 포도로는 낮은 알코올 농도의 와인만 만들 수 있어 재배조건이 좋지 못한 곳에서는 설탕을 첨가하기도 한다. ‘다른 물질의 첨가 없이 포도 자체의 구성성분만으로 만들었는가’가 와인이 식품으로서 우수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조건임을 볼 때 애초에 좋은 포도를 생산할 수 있는 환경을 가진 영천이 좋은 품질의 와인도 생산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