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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한양, 영산강과 함께하는 나주


이중환의 택리지에 보면 나주를 ‘금성산을 등지고, 남쪽으로 영산강이 흐르니 도시의 지세가 한양과 비슷하고, 예부터 이름난 인재가 많이 난 곳’이라 쓰여 있다. 광활하고 비옥한 토지와 높은 강수량 덕분에 농업 중심 사회이던 예로부터 풍족한 자원을 자랑하였고, 젖줄이라 불리는 영산강으로 인해 농업용수의 부족함이 없었고 상업 또한 활발하게 활성화되었다. 그러니 번창하지 않으려야 않을 수가 없었던 고장이며, 전라도라는 이름이 전주와 나주의 앞 글자를 따서 지어졌을 정도였다. 과거의 영광이 많이 퇴색해 졌다는 말도 있지만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영산강처럼 꾸준히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며 발전하는 고장이다. 한국전력공사를 비롯한 16개의 공공기관이 들어서 전통과 문화뿐만 아니라 기능적인 역할에서도 앞서 가는 명품 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 영산강은 나주를 비롯한, 담양, 무안 등 전라도를 하나로 이어준다. 

 

영산강의 흘러온 세월

나주의 깊은 곳까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나주의 역사와 함께 걸어온 영산강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영산강변의 영산포는 남해에서 올라온 해산물과 나주평야에서 수확된 곡물들이 모이는 호남 최대의 교류지였다. 하지만 이러한 지리적, 환경적 장점으로 인하여 일제강점기에는 수탈의 거점이 되기도 했던 가슴 아픈 역사가 함께 잠들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일본인은 나주를 거점으로 하여 북쪽 서쪽으로 세력을 확장해 나갔고 이 때문에 나주는 근대화의 도시로 변모하였으며 지금도 그 흔적이 여기저기에 잔재해 있다. 나주에서 제일 많은 농토를 보유했던 일본인 구로즈미 이타로의 저택은 모든 자재를 일본에서 운송하여 지었다고 한다. 이 외에도 당시 우체국으로 사용되던 건물과 십팔 은행 등의 건물이 남아 있는데 모두 일본식 건물이다. 당시의 역사적 의미를 지금도 간직하고 있으며 아픈 역사의 기억을 잊지 말고 후대에 전해주고 있다. 지금은 당시 시대의 모습을 가장 잘 간직하고 있는 고장 가운데 하나로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도 인기가 많다.

 
  • 영산포에 영산포등대가 당당히 자리해 있다. 

  • 석관정은 영산강 주변의 자연과 어우러져 수려한 풍경을 자랑한다. 

영산강 따라 흘러가기

나주는 영산 포구를 중심으로 호남 내륙 수운의 거점 역할을 하며 번성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상류 댐과 하굿둑 건설로 인하여 그 흔적만 전해지고 있다. 지금도 그 시절을 떠올리며 그리워하는 사람도 많고 역사적 의미를 연구하는 사람이 많다. 영산강의 생명력을 다시 회복시키고 아름다웠던 모습을 되찾아 주기 위해 많은 사람이 노력하였다. 그리고 그 역사와 추억을 되새기기 위하여 다시 황포돛배가 모습을 나타냈다. 황포돛배는 과거처럼 홍어, 소금, 미역 등의 물품을 싣는 대신에 관광객을 싣고 유유자적 흘러간다. 흐르는 영산강의 물길을 바라보며 옛 영산포구의 역사와 추억을 되새기고 아름다운 풍광까지 감상할 수 있으니 마치 신선이 된 듯한 기분에 빠진다.

영산강 물 위에서 석관정(石串亭)과 금강정(錦岡亭)을 구경할 수도 있다. 석관정은 4칸 규모의 정자인데 나루터 주변 절벽의 경관이 수려하여 이름 지어졌다. 영산강변을 대표하는 절경 가운데 하나로 저녁노을 녘이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여기에 강 건너편에서 마주하고 있는 금강정이 어우러져 더욱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한다. 석관정 아래로 보이는 절벽의 이름은 이별 바위인데 여기에는 슬픈 이야기가 전해진다.

나라에 변고가 있을 때마다 출정을 준비하는 낭군들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라며 아낙들이 눈물을 흘리던 곳이라고 한다. 세월과 함께 흘러가는 영산강은 이별의 애환까지도 품고 흘러온 것이 아닐까. 10월에 영산강을 찾아 문화축제를 즐기는 것도 한 가지 팁이다. 궁중 혼례, 삼현육각 공연, 디딜방아와 홀태, 도리깨질과 떡메치기를 해보고 소달구지를 타면서 농촌체험을 할 수 있어 더욱 뜻 깊은 추억을 만들 수 있다.

 
  • 영산강 문화축제는 수려한 영산강의 풍경과 어우러져 멋진 현장을 만들어 낸다.

현대의 멋과 전통이 어우러진 영산강 문화축제

나주는 매년 영산강 문화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나주의 대표적인 문화축제인 영산강 문화축제는 현대의 멋과 전통의 혼이 한데 어우러져 연출하는 축제의 모습은 독특하면서도 정감이 느껴져 누구나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축제이다. 나주목사 부임행차 재현, 재판 재현, 청소년 페스티벌, 전통문화 체험, 무형문화재 체험, 영산강 가요제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문화축제가 지루할 거라는 편견을 사라지게 한다. 궁중 혼례, 삼현육각 공연, 디딜방아와 홀테, 도리깨질과 떡메치기를 해보고 소달구지를 타면서 농촌체험을 할 수 있어 더욱 뜻깊은 추억을 만들 수 있다. 또한, 영산강을 배경으로 하는 축제인 만큼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영산강의 풍경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축제에 먹거리가 빠질 수 없는데, 농·특산물 전시 판매관과 전통 음식 문화거리 등이 운영되기 때문에 나주의 특산물과 전통 음식을 먹을 수 있다. 각종 공연과 행사 덕분에 오감이 즐거운 나주 영산강 문화축제를 나주 배보다도 유명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정도인데, 영산강 문화축제를 즐기다 보면 그 생각의 진짜 의미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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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꾸준히 발전해온 나주! 영산강을 따라 나주의 전통과 문화를 살펴볼까요?

트래블투데이 김혜진 취재기자

발행2020년 04월 09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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