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과 같던 그때 그 시절, 공주 근대문화거리를 거닐다., 국내여행,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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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과 같던 그때 그 시절, 공주 근대문화거리를 거닐다.


우리는 공주를 단순히 공산성이나 무령왕릉으로 대표되는 백제의 옛 도읍 중 하나로만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공주는 사실 우리의 생각보다 더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있다. 조선시대 충청 감영이 있었을 정도로 충청도의 중심지로 자리하고 있었던 공주시는 일찍이 충청 지방에 근대 문화가 유입되는 데에 창구 역할을 수행했다. 그리고 지금도 남아있는 그 흔적은 공주시 원도심을 가로지르며 흐르는 제민천 일대의 ‘근대문화거리’를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공주의 역사와 문학을 마주하다. 역사영상관, 풀꽃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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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역사영상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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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역사영상관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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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로 체험하는 공주시 전경

근대문화거리에서 반드시 놓치면 안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근대 건축물이다. 일제 강점기 시기인 1930년대 초까지 충청남도 도청 소재지였던 공주시는 세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당시 흔적을 살펴볼 수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건축물로는 옛 공주읍사무소 건물을 들 수 있다. 여러 채의 오래된 집 사이에 녹아들어 있는 이 벽돌 건물은 1920년 충남금융조합연합회관으로 지어진 뒤, 1930년부터 1980년대까지 공주읍사무소 및 시청 건물로 이용되었으며, 현재는 ‘공주역사영상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공주역사영상관은 일제 강점기 시기 신고전적 건축양식을 간직한 채 100년의 역사를 이어오면서 현재 등록문화재 제433호로 지정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백제시대부터 조선시대, 그리고 근 현대로 이어지는 공주시의 역사를 사진과 동영상, VR기기 등을 통해 한 눈에 들여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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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문학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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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시인의 주요 작품과 개인용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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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에서 본 원도심 전경

공주대부설고등학교 옆에 위치하고 있는 풀꽃문학관 역시 공주시 과거의 모습과 문화적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좋은 장소이다. 풀꽃문학관은 현재 공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인이자 전국적으로 인지도있는 나태주 시인의 문학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공간으로, 1930년대 지어진 일본식 가옥을 활용했다. 한때 일본인 헌병대장의 관사로 쓰였으나 자연을 노래하는 시인의 공간으로 다시 태어난 이 풀꽃문학관을 방문하면 그동안 잊고 있었던 문학의 매력을 재 발견해볼 수 있다.

 

그때 그 시절 우리를 추억하다. 공주하숙마을, 제민천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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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천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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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교복 입은 학생을 묘사한 벽화

조선 말 충청지역의 중심지였던 공주시는 1906년 세워진 영명학교 등 선교사에 의해 수많은 학교가 운영되면서 교육도시의 면모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후 공주에는 1922년 충남 최초로 설립된 공립고등보통학교인 공주공립고등보통학교(현 공주고등학교)를 시작으로 많은 학교가 들어섰다. 이때 공주에서는 수많은 청년과 청소년이 학교 생활을 하여서, 한때 “공주 인구의 절반은 학생이다.”라는 말이 나오기까지 할 정도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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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도 학생이 많이 찾고 있는 중동오뎅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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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하숙마을의 옛 모습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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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숙마을 게스트하우스

오늘날 제민천 일대에 형성되어 있는 주택가는 이러한 공주의 역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1970년대부터 공주 시내 고등학교를 다니던 타지 학생이 삼삼오오 모여 제민천 일대에 하숙방을 얻어 살았기 때문이다. 오늘날에는 학교 기숙사가 많이 생겨 더 이상 하숙을 하는 학생은 찾아보기 힘들다. 2017년 개관한 테마 게스트하우스인 공주하숙마을에서는 여전히 그때 그 시절의 정취를 만나볼 수 있어 지금은 흔하지 않은 당시의 경험을 쉽게 해볼 수 있다. 옛 한일당약국과 인근 가옥을 재단장해 만든 이곳에서는 옛 하숙집의 구조를 최대한 그대로 보존해 조성했기 때문에, 70년대 하숙생의 생활상을 숙박을 통해 체험하고 즐길 수 있다.

 

근대사와 함께 한 종교 유적. 황새바위성지, 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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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새바위 순교성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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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새바위성지 내부 전시공간

한국의 근대사는 서양 종교의 유입과 함께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충청 지역의 중심지였던 공주시에는 유난히 개화기를 전후한 종교 유적이 많이 남아있는데, 그 중에서 공산성 인근의 ‘황새바위성지’는 조선이 개항을 하기 이전 천주교 탄압의 역사를 보여주는 장소이다. 오늘날 누구에게나 잘 알려져 있듯이, 서학이라는 이름으로 조선에 전해진 천주교는 많은 박해를 당했다. 특히 선교사가 많이 들어와 있던 충청도는 남부지방 천주교 박해의 중심이었는데, 공산성 앞에 위치한 황새바위는 이 시기 수많은 천주교인을 참수(斬首)하는 장소로 사용했다. 오늘날 황새바위성지에는 이를 추모하는 기념물과 천주교의 전래를 전하는 다양한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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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제일교회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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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제일교회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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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오랜 역사를 보여준다.

한편 공주시는 천주교 뿐만 아니라 기독교에 있어서도 중요한 도시이다. 공주 지역에 최초로 지어진 감리교 교회인 공주제일교회는 1903년 세워져 충청도 지역 선교의 중심지였다. 얼핏 보기에는 어느 도시에나 하나씩 있을 법한 오래 된 교회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곳은 유관순 열사가 이화학당으로 옮겨가기 전 공부를 한 곳으로서 근대사적 의미가 상당한 곳이다. 현재의 건물은 1930년 다시 지은 건물을 1956년 수리한 것으로, 지하 구조와 벽체 등이 여전히 보존되어 있다. 6.25 전쟁을 거치면서도 무사히 살아남은 100년 이상 된 교회 유물을 살펴보다 보면 문득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떠난 듯한 익숙한 듯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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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원도심의 근대문화유산을 보다 쉽게 찾아가는 꿀팁! 공주시 소문난 칠공주를 찾아가시면 공주 근대문화유산의 핵심 중의 핵심을 만나볼 수 있답니다~^^

트래블투데이 지역 주재기자 이재호

발행2018년 05월 11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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