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있는 생김새의 복합형 오름

거미오름이라는 별명을 가진 동검은이오름은 그 생김새가 여러 작은 분화구들이 모여 마치 거미집을 닮았다 하여 그 이름이 지어졌다. 실제로 여러 산등성이가 사방으로 발을 뻗어놓은 형상을 한 동검은이오름은 원형 분화구와 말굽형 화구의 특징을 모두 갖추어 제주도에서도 희귀한 형상의 오름으로 분류된다. 
 

이러한 희귀한 형상의 오름은 해발 340m의 무난한 높이를 가진 동검은이오름을 천의 모습을 가진 오름으로 자리매김하게 만든다. 실제로, 동검은이오름은 남쪽에서 바라볼 때와 북쪽에서 바라볼 때 서로 다른 오름인 것과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그리고 이는 한 번의 탐방만으로 동검은이오름을 온전히 파악하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큰 오름 안 네 개의 작은 봉우리

동검은이오름은 그 생김새 때문에 그 둘레를 둘러가면서 정상으로 향하는 길을 탐방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주변의 여러 오름의 모습을 확인하게 된다. 또한, 무덤들 역시 산의 능선을 따라 정상 부근까지 분포해 있는데 이들은 제주 풍습에 따라 현무암으로 된 직사각형 벽으로 둘러싸여 보호받고 있다. 특히 오름에서 키우고 있는 소들의 흔적 탐방로를 오르는 내내 심심치 않게 확인할 수 있는데 운이 좋다면 정상에 올랐을 때 능선 어딘가에서 풀을 뜯고 있는 소 무리를 볼 수 있다.
 

오름 둘레를 둘러가며 정상에 오르게 되면 그간의 노고를 보상이라도 하듯 붕괴한 분화구의 모습과 이를 둘러싸고 있는 4개의 크고 작은 봉우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사면을 따라 봉우리를 오르내리며 주위의 풍경을 살펴볼 수 있는데 멀게는 성산 방향의 풍차와 성산일출봉을, 가깝게는 바로 옆에 있는 문석이오름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는 백약이오름 등이 시야에 들어온다.

동검은이오름은 비록 우리가 상상하는 매끈한 원뿔꼴로 생긴 일반적인 오름의 모습과는 동떨어져 있지만, 그 특이한 모습으로 방문객들에게 다양한 오름의 모습이 가진 즐거움을 알려주고 있다. 색다른 오름을 발견하고 싶은 이들에게 동검은이오름은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