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붉어지는 양주 불곡산(佛谷山), 국내여행,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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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붉어지는 양주 불곡산(佛谷山)


불곡산은 새해 첫날이면 양주 시민들이 새해 해맞이 등반대회를 열어, 새해소망을 빌고 서로의 덕담을 주고받는 등 한해의 시작을 알리는 명소이다. 또한 가을이면 불곡산 기슭 양주 별산대놀이마당에서 ‘양주 시민의 날’ 행사로 양주 청소년 페스티벌, 양주 농산물 축제를 여는 등 양주시 화합의 상징으로도 위상이 높다. 아름다운 풍경뿐만 아니라 역사적인 배경과 문화적인 가치가 스며있는 불곡산을 찾아가보자.

                    
                

역사 속의 불곡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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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곡산의 주봉 중 하나인 상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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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언덕마다 돌을 쌓아 올린 보루성의 흔적이 있어 큰 돌을 어찌 쌓아 올렸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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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봉 정상의 탁 트인 풍경.

불곡산은 회양목 군락지가 있어 겨울이면 '계곡이 붉은색'을 띤 데서 유래하는데, 산 중턱에는 신라 시대 도선국사가 창건했다는 백화암이 있어서 불국산(佛國山)이라고도 부른다. 높이 470m의 산으로,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에는 ‘양주의 진산’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불곡산과 이어진 도락산은 양주 분지의 중심축이며, 남으로는 의정부와 북으로는 동두천으로 연결되는 전략적 요충지이다. 삼국시대의 한강 진입과 방어의 각축장이었던 이곳. 고구려가 주변을 조망하기 좋은 곳마다 돌로 쌓은 아홉 개의 보루성의 흔적이 증명하듯, 과거로부터 중요한 거점이었음을 보여준다. 

낮은 산이지만 과거 임꺽정이 태어나고 활동하던 주 무대였던 이곳의 암릉은 가파르고 위험해서 오르기가 쉽지 않은 산이었는데, 2009년 이후 등산로를 정비해서 밧줄과 데크 계단이 추가되어 보다 쉬운 산행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수도권에서는 1호선 양주역에서 들머리인 양주시청까지 걸어서 접근할 수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는 장점도 있다. 불곡산 겨울 산행은 암릉구간에서 주의를 필요로 한다. 초심자는 암릉을 피하는 우회길을 권한다. 주변 임꺽정 생가터와 양주산성 등을 걷는 완만하고 평탄한 불곡산 둘레길인 숲길 코스도 있어서 겨울 산행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평범함 속에 비범함이 숨어있는 암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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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북리 일대, 앞에 보이는 산은 고장산(200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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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덮인 소나무 뒤로 보이는 유양동 일대.

소나무와 어우러진 불곡산의 암릉은 특히 겨울에 그 아름다운 운치가 있다. 암봉을 소나무 숲이 메워주는 동양적이고 서정적인 정취를 갖고 있다. 하얀 눈이 쌓인 소나무와 바위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모습은 깊은 인상을 준다. 특히, 주봉인 상봉(468m)을 비롯하여 상투봉, 임꺽정봉(445m) 3개의 봉우리가 모두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다. 산 밖에서 보면 완만하고 평범해 보이지만 산에 들어서서 보면 비범함이 보이는 특징을 갖고 있다. 각각의 봉우리에서 서로를 바라보는 느낌에는 웅장함이 서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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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꺽정봉을 오르는 암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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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바위(좌)와 물개바위(우) 등 동물의 모양을 닮은 바위들도 볼 수 있다.

불곡산은 다양한 암릉 틈에서 여러 동물을 찾는 재미도 있다. 눈이 내리면 펭귄바위, 물개바위, 복주머니바위는 제철을 맞은 듯 즐거워 보이고 쥐바위, 악어바위, 코끼리바위는 추위에 숨바꼭질하듯 숨어버린다. 이렇게 암릉지대를 오르다가 바위틈에 뿌리를 박은 소나무도 볼 수 있는데, 마치 바위의 생명력에 뿌리를 내린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각각의 봉우리에서는 양주시와 의정부시, 동두천시 일대와 멀리 남쪽으로 펼쳐진 도봉산과 북한산의 산줄기가 한눈에 조망된다.

 

양주관아지(楊州官衙址)와 양주별산대

불곡산 산행 코스에 속해있는 김승골 쉼터의 산신 제단.

양주시는 조선 시대 양주시, 의정부시, 동두천시, 남양주시, 구리시와 서울의 강북구, 노원구, 중랑구, 도봉구를 포괄하는 대규모 행정구역으로 400여 년간 정3품의 목사가 다스렸다. 그 양주목(楊州牧)이 바로 불곡산 기슭에 있었다. 그러던 중 한국전쟁으로 소실되어, 양주향교(경기도 문화재자료 제2호)가 복원된 후 양주관아지(楊州官衙址)에 동헌인 매학당(梅鶴堂)만이 겨우 복원되었다. 이 규모는 우리나라 동헌 건물 중 최대 규모로 앞면 7칸, 옆면 4칸과 팔작지붕에 화려하지 않지만, 권위를 상징하는 건물이 되었다.
 
양주관아지에는 양주별산대놀이(국가무형문화재 제2호) 전습관이 있다. 양주별산대놀이는 서울·경기지방의 산대도감극(山臺都監劇)의 한 갈래로 200여 년 전부터 크고 작은 명절과 기우제를 위해 공연되었다. 파계승, 몰락한 양반, 무당, 하인 등이 등장하여 춤과 무언극 그리고 풍자와 익살이 어우러진 탈춤놀이로 볼거리가 풍성한 중부지방의 대표적인 가면극이다. 무능한 양반에 대한 조롱을 담고 있어서 교훈을 주는 의미가 있는 양주별산대놀이는 양주소놀이굿과 더불어 양주의 무형문화재이다.
 

눈이 내려앉은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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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이 내려앉은 소나무.
  • 소나무 숲 사이로 평탄한 숲길이 이어진다.
  • 바위를 뚫고 자란 소나무.
  • 소나무 군락 옆으로 양주 대모산성이 보인다.
  • 임꺽정봉 오르막에서 바라본 상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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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면 잡초이지만 알고 보면 약초가 되듯, 역사와 전통과 문화가 어우러진 불곡산에서 양주시의 매력을 제대로 느껴보자!

트래블투데이 지역 주재기자 김주원

발행2017년 02월 08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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