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철길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철길 중 하나로 뽑혔던 미포-송정 동해남부선 4.8Km의 철길 구간. 동해남부선 철도는 1934년 7월 15일 개통하여 만들어진 우리나라 유일의 임해 철도선이었다. 미포 건널목에서부터 시작하여 청사포를 지나 송정역까지 이어져 있지만 2013년 12월 2일 해운대 도심을 지나는 구간의 복선화 완료로 인해 폐선 되었다. 해운대 미포철길 산책로가 사랑받기 시작한 것은 그 후의 일이다. 해안 철길 산책로로 개방된 해운대 미포철길 산책로를 정처 없이 걷고 있노라면 오랜 시간의 흔적과 예스러움 사이를 누비는 산책을 경험할 수 있다.
 

산책로라고 하면 매끄럽게 잘 되어있는 길이라거나 운치 있는 길을 생각하기 쉽지만, 해운대 미포철길 산책로는 말 그대로 철길로 되어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기차가 다녔던 레일 위를 걸어 다니며 산책할 수 있다는 점, 그게 바로 해운대 미포철길 산책로의 특징이자 장점이지 않을까. 돌로 되어있는 구간도 있고 나무로 되어있는 구간도 있어 발바닥에서부터 느껴지는 감촉이 다르니, 이것이 바로 해운대 미포철길 산책로를 걷는 재미가 되어 준다. 

 

특별한 풍경을 선사하는 해운대 미포철길 달맞이재 터널

미포철길 산책로 중에서도 제일 유명한 곳은 바로 달맞이재 터널이다. 달맞이재 터널의 멋진 풍경은 이 아름다운 길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때문에 해운대 미포철길 달맞이재 터널의 풍경을 담으려고, 혹은 멋진 인생 사진을 남기려고 많은 사람이 찾아온다. 
 

터널 안에서 봐도, 밖에서 봐도 너무나도 멋진 풍경을 선사하는 달맞이재. 기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봤으면 더욱더 멋졌으리라 짐작된다. 언뜻 외국인가 싶은 느낌도 드는 묘한 매력의 터널. 기둥 사이사이로 들어오는 빛과 바람 사이로 보이는 풍경이 너무 예뻐서 사진 찍는 것도 잊은 채 한참을 바라보게 될지 모른다.

 

산과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철길 

해운대 미포철길 산책로를 찾은 사람들 대부분은 미포철길 입구에서 시작하여 달맞이재 터널까지만 보고 돌아가곤 한다. 그렇지만 해운대 미포철길의 진정한 매력은 달맞이재 터널 그 이후부터라는 점을 꼭 기억하자. 터널을 지나고 나면 한쪽으로는 해운대 바다가 한눈에 보여 답답하던 가슴이 탁 트인 느낌을 주고, 다른 한쪽으로는 산이 있어 산과 바다를 한눈에 보며 산책을 할 수 있다. 더군다나 조금만 더 지나가면 산속인가 싶을 정도로 고요하고 한적한 숲속 철길이 나온다. 고즈넉한 분위기의 철길 산책로를 걷고 있노라면 복잡했던 마음이 차분해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편안해진 마음으로 걷다 보면 한쪽 벽면에 태극기가 있는 걸 발견하게 되는데, 가까이서 보면 하나하나 다 바람개비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나무 사이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에 살랑살랑 휘날리고 있는 바람개비, 그런 바람개비로 이루어진 태극기. 많은 사람이 이곳을 보지 못하고 그냥 갔다는 사실이 너무 아쉬워졌던 순간이었다. 

 

미포마을에서 청사포 마을까지

동해남부선 폐선구간은 앞서 말했듯 미포-송정구간으로, 미포마을에서 시작하여 청사포 마을을 지나야 송정마을까지 갈 수 있다. 영화 ‘해운대’의 촬영장소로도 많이 알려진 청사포 마을. 고즈넉한 철길을 걸으며 편안해진 마음으로 날이 저물어가고 해가 넘어가려는 그 찰나에 서서히 물들어가고 있는 하늘과 등대와 바다를 보고 있자니 어딘가 알 수 없는 벅차오름을 느낄 수 있었다. 철길을 거닐다 청사포 마을까지 가서 탁 트인 바다와 분위기 있는 등대를 보고 있자면 이것이야말로 완벽한 해안 철길 산책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