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즈넉한 멋이 있는 순천전통야생차체험관

순천전통야생차체험관은 선암사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다. 조계산이 만든 울창한 숲 속에 나직하게 자리 잡고 있다. 계곡물 소리를 따라 선암사 방향으로 얼마간 걷다 보면, 오른편으로 순천전통야생차체험관을 알리는 표지목이 보인다. 야트막한 언덕을 따라 오르면 곧 체험관이다. 체험관은 모두 한옥으로 지어졌다. 옛 정취 가득한 풍경 때문에 유서 깊은 곳이라 생각하는 이들이 많지만, 사실 체험관이 지어진 것은 지난 2007년으로 그리 오래 되지는 않았다. 체험관은 크게 야생차전시관과 제다체험실, 강당, 사랑채 등 체험시설과 별채 등 숙박시설로 이뤄져 있다. 야생차전시관에서는 차의 역사와 종류, 효능 등이 전시되고 있다.

 

향기가 있는 야생차 체험

순천전통야생차체험관은 이름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순천 야생 녹차를 널리 알리기 위해 세워졌다. 예부터 순천 지역에서는 야생 녹차가 많이 났는데, 인근의 하동과 보성 등으로 유통되면서 하동과 보성 녹차가 유명세를 타게 됐다. 이후 지리적표시제가 도입되며 하동과 보성에서 자체적으로 야생차를 생산하게 되자, 순천 야생차는 상대적으로 입지가 줄어들게 됐다. 그리하여 유서 깊은 순천 지역의 야생차를 알릴 방법이 필요했고, 그 일환으로 야생차체험관을 고안하게 된 것이다.
 
순천 야생차는 주로 조계산 일원의 승주읍과 송광면, 주암면 일대에서 많이 생산된다. 전통기법으로 만든 덖음차로 풋내가 적고 맛이 담백한 것이 특징이다. 체험관의 제다체험실에는 실제 덖음차를 만드는 덖음솥과 건조기 등이 갖춰져 있어, 차 만들기 체험과 차 음식 만들기 체험, 다례체험을 해보는 것이 가능하다. 흔히 차에 관련된 예절을 ‘다도’로 표현하기도 하지만, 다도와 다례에는 약간의 차이점이 있다. 일본에서 유래된 다도가 차를 달이거나 마실 때의 방법을 일컫는 말이라면, 다례는 차를 달이고 대접하는 예절을 말한다.

 

자연과 풍류가 있는 한옥 체험

순천전통야생차체험관이 선사하는 또 하나의 즐거움은 바로 한옥체험이다. 체험관에 조성된 별채는 숙박시설로 운영되고 있다. 별채는 2인 가족실 4실과 단체실로 이뤄져 있다. 순천시에서 직접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한옥 숙박 시설에 비하여 값도 저렴한 편이다. 이곳 한옥 숙박시설에는 TV가 없다. 또 밤 10시면 모든 불을 소등한다. 이 때문에 자연의 정취를 더욱 가까이서 느낄 수 있다. 다음날 아침이 오면 지저귀는 새소리에 눈을 뜬다. 제법 이른 시간인데도 오히려 정신이 맑고 개운하다. 사방에서 새벽이슬을 머금은 꽃향기가 풍겨온다. 여기에 차가 선사하는 즐거움까지 더해지니, 이 이상 좋을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