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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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의 충절과 기개가 묻힌 곳, 운곡 원천석묘역

과거 조상들이 살았던 시대는 나라와 임금에 대한 충심이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겨졌고 당시 충신으로 살았던 조상들은 후손들에게는 좋은 본보기가 된다. 그들의 충심을 위하고 기리고자 찾는 여러 곳 중 하나에는 묘역이 있다. 이중 강원도의 푸른 정기를 받은 치악산 자락에 자리한 묘역의 이야기가 사뭇 궁금하다. 절개와 지조를 의미하는 소나무들이 묘역을 둘러싸고 있는 신비로운 무덤에는 고려의 충절과 기개가 묻혀있다. 

					
				

강원의 얼, 원주인의 자랑

푸르고 울창한 소나무들이 지켜주고 있는 운곡선생의 묘

운곡 원천석 선생은 어릴 때부터 학문에 능해 이색 등과 함께 성리학 연구에 힘썼으며 조선 태종의 어릴 적 스승이기도 했다. 고려 말 점차 쇠락하는 정치 현실을 슬퍼하며 치악산에 들어가 은거의 삶을 살며 고려에 대한 충절을 끝까지 지켰던 선생. 이러한 운곡 선생이 잠든 운곡 원천석묘역은 무학대사가 묘터를 잡아주었다 전해지며 현재는 강원도 기념물 제75호로 지정되었다. 묘역 주변은 성역화 작업을 진행하면서 공원처럼 잘 꾸며 놓아 누구나 부담 없이 편하게 산책하며 둘러보기 좋다. 그의 묘지에는 제사 음식을 올려놓는 상석과 주변의 신도비로 이루어진 형태로 과거 선생의 소박한 성품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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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한 장식없이 소박한 상석과 신도비

운곡 원천석묘역 가는 길에는 선생에 대한 설명이 쓰인 안내문과 묘역 안내도로 관광객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 이어지는 곳에는 선생을 모시는 사당인 창의사가 자리하는데 이곳에서는 매년 ‘운곡 원천석 선생제’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곧, 강원의 얼로 자리 잡은 선생의 절개와 지조를 기리고 자손들의 번영을 기도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깊다. 선생의 추모제와 함께 열리는 한시 백일장도 그 의미가 남다르다. 참가자 대부분이 한복을 입고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기에 마치 과거시험을 치르는 문인들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그의 묘역에서 그를 기리는 마음을 담아 시로 읊는 것 또한 특별한 추억이고 운치이니, 기회가 된다면 ‘운곡 원천석 선생제’에 직접 참가해 보는 것은 어떨까.   

 

나라를 위한 마음과 안타까움, 회고가

묘역 주변을 둘러보다 보면 그의 마음을 담은 글들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창의사를 지나 작은 연못이 있는 모운재 옆 동산에 선생의 시비가 인상적이다. 시비에는 고려 말 쇠락해 가는 나라에 대한 안타까움과 찬란했던 옛 왕조의 모습을 떠올리며 마지막까지 고려를 버리지 않는 충심을 나타낸 회고가 4수의 시로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충절과 기개가 고스란히 전해지는 운곡 선생의 시비와 회고가

눈을 맞아 휘어진 대나무를 누가 굽다고 하던가?
굽을(굽힐) 절개이면 눈 속에서도 푸를 것인가?
아마도 한겨울의 추위를 이기는 높은 절개는 너뿐인가 하노라. -회고가 일부

 
운곡 선생의 기상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운곡 원천석묘역에서 읊어보는 회고가는 교과서나 책에서 읊는 것과 달리 한층 더 그의 마음이 잘 전해진다. 선생의 충절과 기개가 묻혀 있는 이곳에서 그의 지난 삶을 돌아보고, 묘역 주변 소나무들이 내뿜는 절개와 지조의 기운을 한껏 느껴보자. 아마 그간 부족했던 애국심에 대해 반성하고 앞으로의 자신을 다지는 유익한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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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충신을 많이 배출한 고장 원주! 운곡 원천석묘역 입구에는 충렬사가 위치 해 있으니, 운곡 선생을 비롯한 원주가 낳은 충신들의 충절을 느껴보세요!

트래블투데이 홍성규 취재기자

발행2017년 09월 21 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