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타임의 시작은 영국의 어떤 상류층의 인물들이 삼삼오오 모여 차를 즐기기 시작한 것이라고 하는데, 이런 내용은 굳이 알 필요가 없다. 그냥 한 잔의 차와 작은 먹거리를 즐기면서 소소한 담소를 나누는 데 많은 정보는 필요하지 않다. 여유와 휴식, 이 정도로 요약할 수 있는 것이 티타임이다. 그런데 이러한 내용은 여행을 떠나는 이유와도 같다. 현실을 떠나서 만끽하는 자유와 행복, 이는 티타임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불행을 걷어내고 행복을 찾기 위해 떠났던 여행에서 불편한 기운이 감지된다면 잠깐의 티타임을 가져야 한다. 타이트한 여행 코스에 심신이 지쳤거나, 다음 여행을 위한 준비, 혹은 함께 여행하던 친구와 마찰이 생긴 경우도 티타임을 가져야 하는 이유에 포함된다. 보통 위와 같은 이유로 티타임을 가질 수 있지만, 조금 더 확장해보면 휴식과 여유 외에 다양한 내용이 포함된다.
 
소중한 사람과 떠난 여행에서 갖는 티타임은 함께 경험했던 기억을 공유하는 시간이다. 다양한 내용을 이야기하며 여행의 기억을 회상하는 것이 티타임이다. 서로에 대한 감정을 속삭였던 사랑의 이야기나 즐거움이 가득했던 사건을 되뇌는 유쾌한 이야기, 또는 조금씩 쌓였던 감정을 풀어서 확인하는 정리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다. 소중한 사람과 떠난 여행에서의 티타임은 여행의 즐거움은 나누고 기존의 불편한 감정은 해소하는 시간이다.
 
혼자 떠난 여행에서 갖는 티타임은 지친 몸을 쉬게 하고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다. 혼자 떠나는 여행에는 저마다 다른 이유가 있다. 누군가는 아픈 기억을 잊기 위해, 또 누군가는 그 누구에게도 얽매이지 않은 자유를 즐기기 위해 혼자서 여행을 떠난다. 어떤 사람과 티타임을 가졌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혼자서 떠난 여행에서의 티타임은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나와 내가 만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긴 글로 설명했지만, 여행의 티타임은 여유와 휴식, 그리고 소통을 돕는다는 말이다. 언제 어디서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티타임으로 모든 이들의 여행이 행복해지길 바란다. 지금 여행을 하고 있다면 누구에게든지 가볍게 이야기해보자. “차 한 잔 하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