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귀(牛耳)’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

예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지명에는 유난히 지형과 관련된 것이 많다. ‘소 귀’라는 뜻을 지닌 우이천의 ‘우이’ 역시 마찬가지다. 하천 자체가 소의 귀를 닮은 것은 아니다. 우이천은 북한산과 도봉산 기슭에서 발원하는데, 도봉산의 소귀봉(우이봉) 아래를 흐른다고 해서 이 같은 이름이 붙여졌다. 같은 이유로 북한산과 도봉산을 잇는 고개는 소귀고개(우이령)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고, 우이천을 따라 흐르는 도로는 우이천로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우이천은 강북구와 도봉구의 경계를 이루며 흐른다. 도심을 가로질러 유유히 흐르는 이 하천은 성북구와 노원구에 이르러 중랑천과 합수한다. 중랑천의 제1지류로서, 중랑천의 지류 중에서는 규모가 가장 크다. 총 연장은 약 8km이며, 이 중 도봉구와 강북구의 경계 구간은 약 5km에 해당한다. 우이천의 지류로는 덕성여대 앞을 흐르는 대동천을 비롯하여 가오천, 화계천 등이 있다. 

 

특별한 마음을 먹지 않아도

우이천은 ‘특별하지 않기 때문에’ 특별한 하천이다. 도심 속을 가로 질러 흐르기 때문에, 특별한 마음을 먹지 않아도 금세 가 닿을 수 있다. 우이천 주변으로는 쾌적한 주거 단지가 조성돼 있다. 인근에 거주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쉽게, 언제든 우이천을 찾을 수 있다. 하천 주변으로는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 소규모 체육 시설 등이 꾸며져 있다. 실제로 매일 저녁이면 운동과 산책을 즐기기 위해 나온 주민들로 천변이 북적인다.
 
사실 몇 해 전까지만 하더라도 지금처럼 많은 사람들이 우이천을 찾아오지는 않았다. 현대에 이르러 급격히 하천의 물이 말라간 탓이다. 그러던 것을 지난 2010년부터 3년여 간의 생태조사를 거쳐 복원했다. 그 결과, 지금은 하루 약 3만 톤의 물이 흐르는 깨끗한 하천으로 완전히 탈바꿈하게 됐다. 현재 우이천에는 여러 종류의 물고기와 백로, 청둥오리들이 살고 있으며, 주위로는 다양한 자연 경관이 조성돼 있다.

 

하천을 거슬러 오르다 보면

우이천은 지방하천이기 때문에 물놀이를 즐기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곳이다. 근방에서 물놀이를 즐길 만한 곳을 찾고 있다면, 북한산과 도봉산 사이 자락에 있는 우이동 계곡을 찾아보자. 우이동 계곡은 경사가 완만하면서도 숲이 울창해 예부터 서울 시민들의 물놀이 장소로 사랑을 받았던 공간이다. 또한 곳곳에 작은 소와 폭포 등이 자리 잡고 있어 주변 경관이 뛰어나다. 옛날 이계 홍양호는 우이동 계곡의 명소 아홉 곳을 가리켜 ‘우이동구곡’이라 부르며 찬양하기도 했다. 북한산 등산로와 바로 이어져 있어 등산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주위로 음식점, 민박집 등이 많아 대학생들의 MT 장소로도 각광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