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아 솟아라! 유쾌한 어른들의 놀이터, 제주 러브랜드, 국내여행,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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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아 솟아라! 유쾌한 어른들의 놀이터, 제주 러브랜드


‘성(性)’이란 무엇일까. 성은 오랫동안 쉬이 입에 올려서는 안 될 금기의 영역이었으며, 현대의 우리나라에서도 그 정도가 완화되었다고는 하나 마찬가지의 일이다. 그러나 여행지에 담긴 문화와 이야기 등에 대한 이해를 끊임없이 갈망하고 있는 트래블피플이라면 다산과 힘, 풍요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의 민속 문화를 구성하고 있는 귀퉁이마다 성에 대한 긍정의 인식이 포함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순창과 임실 등지에는 남근석(男根石)이 서 있고, 안양시 삼막사에는 남근석과 여근석(女根石)이 함께 있어 이 바위를 만지며 자식 두기를 비는 풍습이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고 한다. 이러한 풍습과 함께 남녀 간의 달콤한 사랑을 기념하는 날을 맞아 [트래블투데이]는 제주 제주시에 위치한 러브랜드를 소개한다. 

                    
                

국내 최초의 성 테마파크, 러브랜드

‘발칙한 상상과 FunFun한 즐거움이 시작되는 곳’, 제주 러브랜드. 에로티시즘 조각이 가득한 이곳은 입소문에 입소문을 거듭하여 제주도를 찾았을 때 들러 가지 않으면 서운한 곳이 되었다. 러브랜드의 시작은 부산교육대학교의 정안수 교수가 10여 년간 에로티시즘을 주제로 작업해 온 조각 작품들을 전시할 공간을 찾기 시작하면서이다. 러브랜드가 문을 열기까지의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결코 아니다. 순박한 인심과 푸근한 정을 대표하는 제주에 외설적인 조각 작품들이 가득한 테마파크가 들어선다 하니 지역민들의 반발이 거세 공청회만 수차례를 거쳤다 한다.
 

  • 외설적이나 외설적이지만은 않은 그곳, 제주 러브랜드.

    외설적이나 외설적이지만은 않은 그곳, 제주 러브랜드

하지만 러브랜드, 막상 문을 열고 나니 제주의 효자 관광 상품 중 하나가 되었다. 중장년층의 관람객은 물론, 연인이나 신혼부부들까지 이곳을 즐겨 찾는다. 2008년에는 제주도가 선정한 우수 관광 사업체에 선정되었으며, 2011년과 2013년에는 제주 관광대상을 연속 수상하였다. 신혼부부를 위한 제주도 추천 여행지 안에도 러브랜드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성에 민감해하는 우리 사회에 성의 유머러스한 점을 이해’ 시키고 싶었다는 정 교수의 목적은 이미 달성된 셈이라 보아도 무방하지 않을까. 

러브랜드는 약 1만 2천 평의 부지를 가진 대규모 테마파크. 미술관과 광장, 호수 등 공원 자체의 구성 요소도 퍽 알차다. 매년 10만 명 안팎의 외국인들이 러브랜드를 찾고 있으니 러브랜드의 수출 또한 진행 중. 국내에서도 제2의 러브랜드 후보지를 모색 중이라 하니 이 발칙한 테마파크를 보다 가까이에서 만나볼 날도 그리 멀지는 않았을 것. 그러나 바로 지금, 러브랜드라는 곳이 궁금하다면 제주로 떠나 볼 일이다. 

 

러브랜드, 그 안에 무엇이 있나

러브랜드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것은 남근 모양의 표지판. 둥글둥글한 글씨는 ‘들어가시는 곳’이라는 내용을 알리고 있으나, 글씨보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그 민망한 모양새이니 입구에서부터 말수가 적어지는 사람이 많다. (물론, 평소보다 더 들뜬 목소리로 탄성을 내지르는 사람도 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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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녀 삼총사>와 <고추여인>. 가렸고 안 가렸고의 문제보다는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을까에 대한 것이 더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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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뚝박기>. 외설적인 것과 유쾌한 것은 종이 한 장의 차이일지도 모른다.

러브랜드에서 만나볼 수 있는 것은 가감 없이 진솔한 사랑과 성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나신의 세 여자가 웃고 앉아 있는 모습을 조각한 <미녀 삼총사>나 남근을 타고 앉은 여자의 모습을 조각한 <말뚝박기>, 다양한 체격을 하고 있는 남자들의 ‘수도꼭지’(틀면 정말로 물이 나온다.)는 <골라 먹는 재미>, 여자의 다리 사이로 입장해야 하는 옥문관 등을 둘러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성에 대한 긴장감이란 것이 풀어져 나간다. 이리 유쾌한 곳, 어찌 붉어진 얼굴로만 감상할 수 있을까. 곳곳에서 조각상의 ‘야한’ 포즈를 따라 하며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띄니, 부끄러움일랑 한시라도 빨리 벗어던져 볼 것. 얼굴의 홍조가 가시고 나면 사람의 몸이 가진 유려한 곡선들과 남녀의 설렘이 가지는 반짝임, 사랑의 아름다움과 같은 ‘본질적’ 내용들이 눈에 들어온다. 
 

  • <프로포즈>의 설렘을 기억하고 있는가. 러브랜드에서 지난 추억들을 되새겨 보자.

외설적이기만 한 조각 작품이 있는 줄로 상상하고 있다면 천만의 말씀. 이곳의 이름은 ‘러브랜드’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조금 더 걷다 보면 갖가지 빛깔과 패턴으로 장식된 하트 조형물들이 방문객들을 맞아 준다. 포토존으로 유명한 ‘하트 돌담’이다. 눈을 지그시 감은 젊은 남녀가 입을 맞추고 있는 <프로포즈> 또한 러브랜드를 찾은 여행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작품들 가운데 하나이다. 

러브랜드 밖에서 보았다면 그저 ‘예쁘네.’라는 짧은 감상과 함께 스쳐 가기만 했을 것 같은 이곳, 러브랜드 안에서 보는 느낌은 또 색다르다. 성을 포함하여 사랑의 의미를 고민했을 때와 성을 억지로 배제한 채 사랑의 의미를 고민했을 때의 차이가 아닐까. 작품 하나하나를 다시금 찬찬히 돌아보는 동안 해가 저물어 갈 것. [트래블투데이]는 조금 늦은 시간에 러브랜드를 찾아보기를 권하고 싶은데, 그 첫 번째 이유는 러브랜드의 관람 시간이 자정까지이기 때문이며, 두 번째 이유는 러브랜드의 야경이 사랑을 절로 샘솟게 할 만큼 아름다운 것이기 때문이다. 

 

러브랜드에서 만나는 ‘사랑이 물드는 밤’

  • 하트돌담과 데포름들은 밤에 더 아름다운 러브랜드의 명소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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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트돌담과 데포름들은 밤에 더 아름다운 러브랜드의 명소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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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트 돌담과 데포름들은 밤에 더 아름다운 러브랜드의 명소 중 하나이다.

외설이 아닌 예술의 공간으로 성을 바라보도록 돕는 테마파크, 러브랜드. 앞서 이야기했듯 야경이 아름다운 곳이며, 제주 유일의 ‘야간 관광 명소’이기도 하다. 구석구석 밝혀진 러브랜드의 밤은 연인이 나란히 걷기에도 안성맞춤. 사랑을 말하는 조각 작품들이 밤의 정취를 입었으니 그 분위기가 오죽하랴. 밤이 되면 특히 아름답게 빛나는 작품들은 ‘데포름(Deformation)’들이다. 크게, 둥글게, 곡선으로 가득 찬 데포름들이 알전구처럼 빛나는 가운데 연인 간의 대화도 깊어져만 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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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불알 당구장>에서 싹트는 묘~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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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년 소녀의 훔쳐보는 시선은 이중의 <엿보기>라는 묘한 구도를 만들어준다.

야경을 모두 둘러보았다면 미술관을 둘러볼 차례이다. 백록담에서 이름을 따 온 백록미술관은 1관과 2관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관에서는 남근 목각전이 펼쳐지고 2관에서는 ‘어른들을 위한 장난감 모음전’(1F)과 ‘성에 대한 발칙한 상상전’(2F)이 펼쳐진다. 특히 ‘성에 대한 발칙한 상상전’이 유쾌한데, 이곳에서는 충분히 있었을 법한 이야기, 하지만 그 누구도 쉽사리 입 밖에 내지 않는 이야기들이 미니어처 모형으로 재현되어 있다. 이를테면 <나른한 오후 김 첨지의 낮거리>, <김 여사가 시켜 먹은 자장면>, <김 상병의 휴가>와 같은 식이다. 

마지막으로, 백록미술관 입구의 ‘쿠폰 트리’에서 음식점이나 관광지, 마사지 샵 등의 할인 쿠폰을 얻을 수 있다는 점과 함께 어린이들을 위한 휴게실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는 중요한 정보를 팁으로 전한다. 외설이 지나쳐(?) 건전함이 싹트는 이곳, [트래블투데이]가 미처 보여주지 못한 곳들이 많으니 반드시 직접 가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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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랜드 안에서 구입할 수 있는 명물이 하나 있는데요, 바로 ‘거시기 빵’이랍니다. 맛은 평범하지만 모양은 범상치 않은 이 빵, 러브랜드 다운 발칙함, 그리고 FunFun함이 가득 담겨 있다구요!

트래블투데이 심성자 취재기자

발행2018년 05월 21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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