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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과 낭만이 흐르는 ‘정동길’에서


이문세가 부른 ‘광화문 연가’는 곡이 발표된 지 20여 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사랑받는 ‘명곡’으로 통한다. 세대를 불문하고 추억과 향수를 자극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광화문을 비롯한 덕수궁 돌담길, 정동길, 교회당 등 노래 가사에 등장하는 장소들이 변치 않고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점도 한몫을 한다. 덕수궁부터 정동 사거리까지 이어지는 이른바 ‘정동길’은 서울에서 가장 낭만이 가득한 길로 꼽힌다. 

                    
                

시작은 덕수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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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동길 탐방은 덕수궁의 정문인 대한문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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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수궁 돌담길은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손꼽힌다.

사랑하는 연인과 정동길 탐방을 하려거든 우선 덕수궁을 찾아가는 것이 좋다. 조선 시대의 궁궐 중 하나로 사적 제124호로 지정된 덕수궁에는 현재 정문인 대한문을 비롯한 중화전, 광명문, 석어당, 준명당, 즉조당, 함녕전, 덕홍전, 석조전 등의 건물이 남아 있다. 경내에는 국립현대미술관 분관인 덕수궁미술관과 고종황제가 집무실로 사용했던 우리나라 최초의 유럽풍 궁중 건축물인 석조전이 자리하고 있다. 본격적인 정동길 탐방에 나서기 전, 우리 궁궐과 미술 작품의 아름다움에 취해보는 것도 좋겠다.
 
덕수궁 대한문 왼편으로 들어서면 덕수궁 돌담길이 시작된다. 이 길이 후에 정동길과 이어진다. 예부터 덕수궁 돌담길을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걸으면 헤어진다는 속설이 있었다. 여기에는 조선 시대 왕의 승은을 받지 못한 후궁들이 지나던 길이라는 설이 있는가 하면, 오래전 돌담길 끝에 가정법원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그런데 막상 돌담길에 들어서면, 속설은 전혀 개의치 않는 듯 두 손 꼭 붙잡고 걷는 연인들 천지다. 이 돌담길을 끼고 얼마간 걷다 보면 갈림길이 나타난다.

 

미술관부터 극장까지, 알찬 정동길 탐방

  • 덕수궁에서부터 정동 사거리까지 이어지는 이른바 '정동길'에는 미술관, 극장, 근대건축물 등이 밀집해 있다.

덕수궁길과 정동길을 구분하는 갈림길에 서서 좌측을 바라보면 ‘서울시립미술관’을 가리키는 표지가 보인다. 현재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이 있는 곳은 본래 우리나라 최초의 재판소인 평리원이 있던 곳이다. 이후 1920년대 들어 일제에 의해 경성 재판소가 되었다가, 광복 이후 대법원으로 사용되었다. 여기에 미술관이 들어서게 된 것은 대법원이 서초구로 이전한 뒤인 2002년도의 일이다. 당시 서울시립미술관 측에서는 1920년대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옛 대법원의 건물 전면부만 보존하고 건물을 새롭게 신축하였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샤갈, 피카소, 마티스, 마그리트 등 세계 유명 화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전시회를 마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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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동제일교회'는 우리나라 최초의 개신교 교회 건물로, 사적 제256호로 지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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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동극장'은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극장인 '원각사'를 복원하겠다는 이념 아래 세워졌다.

한편, 정동길에서는 이채로운 근대건축물을 만나볼 수도 있다. 정동길은 과거 세계열강들의 외교 각축장이 되었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지금도 정동길에는 외교관들이 모여 회담을 했던 속탁호텔(현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 구 러시아공사관, 독립운동의 시발지가 된 정동제일교회와 배재학당 등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정동제일교회는 우리나라 최초의 개신교회로 역사적, 건축사적으로 의미가 깊은 곳이다. ‘광화문 연가’에 등장하는 ‘조그만 예배당’이 정동제일교회를 가리키는 것도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가 하면, 정동제일교회 맞은편에는 ‘정동극장’이 자리 잡고 있다. 정동극장은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극장인 원각사를 복원한다는 이념 아래 지난 1995년 건립했다. 객석 400석, 무대 면적 약 70평 규모로 전통예술, 음악, 무용, 연극 등 장르를 망라한 모든 공연예술을 소화할 수 있는 무대시스템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아름다운 우리 궁궐부터 문화를 누릴 수 있는 미술관, 역사를 간직한 근대건축물과 공연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 극장까지. 멀지 않은 곳에 데이트 명소를 꼭꼭 간직해 둔 정동길에서 사랑하는 이와 함께 알찬 데이트를 즐겨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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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길 일대는 구한말부터 일제강점기에 이르기까지 서울의 근대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보물창고랍니다. 게다가 많은 연인의 추억이 담긴 장소이기도 하지요. 역사와 추억, 그리고 낭만을 간직한 정동길에서 특별한 하루를 보내보세요!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18년 04월 12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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