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감이 급식비를 내지 않은 학생들을 공개적으로 망신을 줘 거센 논란이 인 적이 있다. 그런가 하면 인천의 한 고등학교 여학생이 화장을 지우라며 얼굴에 핸드크림을 바른 선생님을 고소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 대구에서는 초등학교 교실에서 학부모가 자녀의 담임교사를 폭행하는 일도 있었다. 물론 이 같은 사례들은 매우 극단적인 경우이지만, 이 예들을 통해 최근 교단의 모습이 얼마나 삭막하고 씁쓸한지를 짐작해볼 수 있다.
 
‘스승의 날’은 본래 학생들의 손으로 만들어진 날이다. 1958년 충남 강경여자중고등학교의 청소년 적십자에서 병환 중에 계신 선생님을 위문하고, 퇴직한 스승을 위로하는 활동을 했던 것이 시초가 됐다. 이후 1965년에 이르러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 15일이 스승의 날로 지정되면서 지금까지 이어져 오게 됐다. 그러고 보면 예전에는 교육자로서의 사명감과 제자를 사랑하는 마음이 남달랐던 선생님들이 교단에 많았다. 학생들도 이 같은 스승의 마음과 가르침을 이해했기에, 해마다 늘 감사하는 마음을 전했던 것이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교사는 하나의 안정적인 직업으로써 자리매김하게 되고, 학교는 오직 ‘지식’을 전달해주는 곳으로써 인식된다. 삶의 지혜를 가르쳐주거나 참된 조언을 해주는 인생의 선배로서의 교사도 점차 그 모습을 감추게 됐고, 교사로서의 참된 의미가 희미해지면서 교권도 흔들리게 됐다. 또 사회와 교육의 급격한 변화에 미처 대응하지 못한 미비한 교육 정책도 결과적으로 교사와 학생, 학부모 등 교육 주체 사이의 소통과 신뢰를 무너뜨리는 데 일조했다.
 
청소년기는 단순히 대학 입시나 취업을 준비하는 시기가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혜와 인성을 두루 함양하는, 다시 말해 인생의 초석을 닦는 소중한 시기다. 이 시기에 훌륭한 스승이 곁에 필요한 이유다. 참 스승을 만나 좀 더 나은 인생의 가치를 알고, 좀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 그것이 참 제자의 역할이라면 역할이라 할 수 있겠다. 다시 찾아온 스승의 날이다. 오늘 하루, 트래블피플도 참 스승, 참 제자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날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