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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부터 카페까지, ‘한옥’의 유쾌한 변신


‘한옥’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뜨겁다. 북촌 한옥마을, 전주 한옥마을 등 한옥이 밀집한 지역들은 몇 해째 내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인기 여행지다. 이들 한옥마을이 유명세를 타면서 지난 몇 년간 건축계에도 한옥 열풍이 불었다. 오래전 우리 조상들의 안락한 거처 역할을 해왔던 한옥이, 이제는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서 그 영역을 점차 확장해 나가고 있다. 도서관, 박물관, 갤러리, 카페 등 현대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한옥들을 <트래블투데이>와 함께 만나 보자.

                    
                

한옥에서 느끼는 독서의 맛 ‘한옥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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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마루 한옥 어린이도서관’은 한옥 양식으로 건립된 국내 최초의 한옥 도서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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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담도담 한옥도서관'의 내부는 온돌방 형태로 되어 있어 자유롭게 책을 볼 수 있다.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글마루 한옥 어린이도서관’은 한옥 양식으로 건립된 국내 최초의 한옥 도서관이다. 지난 2011년 4월 개관했다. 도서관은 서가가 모여 있는 ‘향서관’과 다채로운 체험학습이 이뤄지는 ‘성학당’ 두 채로 이루어져 있다. 건물의 전체적인 외양은 조선시대 유생들이 공부하던 서원의 양식을 본떠 만들었다. 옛 우리 조상들이 대청마루에 앉아서 글을 읽었던 것처럼, 글마루 도서관에서도 자유롭게 마룻바닥에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서울 종로구 숭인동길. 시간이 멈춘 듯한 골목 한쪽에 ‘도담도담 한옥도서관’이라는 간판을 단 한옥 한 채가 보인다. 간판을 내걸긴 했지만 주의 깊게 눈여겨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정도로 소박한 규모다. 하지만 일단 안에 들어가면 벽면을 가득 메운 책에 한 번 놀란다. 또 저마다의 스타일로 자유분방하게 책을 읽는 아이들의 모습에도 놀란다. 내부는 온돌방 형태여서 앉고 싶으면 앉아서, 눕고 싶으면 누워서 책을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책을 읽다 저도 모르게 잠이 드는 것도 한옥 도서관의 묘미다.
 
한편, 2014년 12월 지어진 따끈따끈한 한옥 도서관도 있다. 종로구에 위치한 ‘청운문학도서관’이 그것. 청운문학도서관은 공공도서관으로서는 처음으로 지어진 한옥 도서관이다. 뛰어난 절경으로 이름 난 인왕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다. 윤동주문학관에서 약 100여 미터 정도만 더 걸으면 도서관에 닿는다. 새로 지은 건물이지만, 한옥이 지닌 특유의 멋 때문에 도드라지지 않고 자연과도 어우러진 모습이 인상적이다. 청운문학도서관은 이름 그대로 시, 소설, 수필 등 다양한 ‘문학’ 도서를 보유하고 있다.
 

 

한옥에서 만난 또 다른 보물 ‘한옥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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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촌 한옥마을'에는 한옥을 개조해 만든 박물관들이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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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차 박물관'에서는 우리나라 차 문화와 차살림, 찻그릇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한옥’이라는 보물 속에서 또 다른 보물을 볼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바로 ‘한옥 박물관’이 그것이다. 특히 일제 강점기 개량 한옥이 많이 남아 있는 서울 종로구 일대에는 한옥을 개조해 만든 한옥 박물관들이 다수 자리 잡고 있다. ‘가회민화박물관’은 조선시대 민화, 부적 등을 비롯한 현대 민화작가들의 민화를 전시하는 공간이다. 우리 민화의 우수성과 현대 민화의 작품성을 알리기 위해 지난 2002년 개관했다.
 
한편, 한국의 차살림, 찻그릇의 역사와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인사동에 자리 잡은 ‘아름다운 차 박물관’에서는 가야시대 찻그릇부터 신라와 백제의 찻그릇, 청자와 고려시대의 차 문화 등 우리나라의 ‘차(茶)’의 역사에 관한 모든 것을 엿볼 수 있다. 한옥이 주는 특유의 아늑한 느낌과 함께 은은히 퍼져 나가는 차의 향기를 맡고 있으면 심신이 절로 편안해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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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완공 예정인 '은평 한옥마을'의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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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평역사한옥박물관'에서는 한옥의 변천사와 한옥의 건축과정 등을 볼 수 있다. 

종로구 가회동에서는 또 다른 한옥 박물관인 ‘꼭두랑 한옥’도 만날 수 있다. ‘꼭두랑 한옥’은 동숭동에 위치한 ‘꼭두 박물관’의 분관으로, 북촌한옥마을에 있는 한옥을 개조해 만들었다는 것이 특징. 이 박물관에서는 한국 전통 목조각인 ‘꼭두’를 전시하고 있다. 규모는 다소 작은 편이지만, 마당과 지붕, 서까래 등 한옥 내부의 곳곳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어, ‘꼭두’와 함께 ‘한옥’의 면면을 함께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가하면 한옥 ‘한옥’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박물관도 있다. 은평구에 위치한 ‘은평역사한옥박물관’이 그것. 이 박물관에서는 지난 2005년 은평 뉴타운 개발과 함께 발굴된 다양한 유물, 문화유산과 함께, ‘한옥’과 관련된 다양한 자료를 모아 전시하고 있다. 특히 한옥의 변천사와 한옥의 건축과정 등을 알기 쉽게 전시하고 있어, 한옥에 대해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다. 
 

 

한옥에서 불어오는 예술의 향기 ‘한옥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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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인가게'에서는 고미술품과 고가구, 도자기, 공예품 등을 전시,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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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위주 류가헌'은 두 채의 한옥을 개조해 만든 사진 전문 갤러리다.

‘한옥의 변신’을 논할 때 ‘한옥 갤러리’를 빼놓을 수 없다. 종로구 인사동에는 2대째 전해져 내려오는 ‘통인가게’가 자리 잡고 있다. 통인가게는 우리나라의 우수한 문화와 예술을 국내외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려는 취지로 1924년 통인동에 처음 설립됐다. 이후 1961년 인사동으로 이전해, 현재는 고미술품과 고가구, 도자기, 공예품 등을 전시, 판매하고 있다. 통인가게는 현대식으로 새롭게 증축해 지어진 건물이지만, 1층은 전통 한옥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우리 한옥의 멋을 느낄 수 있다.
 
통의동에는 한옥 두 채를 개조해 만든 사진 갤러리 ‘사진위주 류가헌’이 자리 잡고 있다. 경복궁역에서 효자로를 따라 청와대 쪽으로 오르다 보면, 옛 보안 여관에 못 미쳐 왼편으로 작은 골목길이 나타난다. 이 골목으로 들어가면 소담한 한옥들 사이에 숨어 있는 ‘사진위주 류가헌’을 발견하게 된다. ‘사진위주 류가헌’은 말 그대로 사진을 전문으로 하는 갤러리로, 국내 작가들의 사진 작품을 연중 수시로 전시하고 있다. 갤러리 안은 서까래가 그대로 드러나 있어 아늑하고 친밀한 느낌이 든다.
 

 

한옥에서 즐기는 차 한 잔의 여유 ‘한옥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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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건축학개론>에 나왔던 한옥은 최근 '한옥 카페'로 일반인에 개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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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옥과 꽃을 접목한 이색 플라워 카페의 모습.

현대인들에게 ‘카페’는 단순히 ‘차를 마시는 공간’ 이상의 의미가 있는 듯하다.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서로의 이야기를 주고받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처럼 카페에 대한 수요가 높다 보니, 최근 들어 다양한 형태의 이색 카페들이 등장하고 있다. 한옥 카페도 그중 하나다. 지난 2012년 영화 <건축학개론>을 통해 알려진 서촌의 한옥도 2014년 12월 ‘한옥 카페’로 개방됐다.
 
옥인동에 위치한 <두플라워 카페>도 한옥을 개조한 이색 카페 중 하나다. 한옥과 꽃을 함께 접목했다. 외관만 보아서는 잘 태가 나지 않지만, 안쪽으로 들어가면 한옥의 서까래와 기와, 나무 기둥을 볼 수 있다. 또 카페의 서가 가득 책이 꽂아져 있어, 책을 읽다가 가기에도 좋다. 고즈넉한 분위기의 한옥 속에서 즐기는 차 한 잔은, 여느 카페에서 즐기는 것보다 더욱 감미롭다.
 
하늘 높이 솟은 빌딩과 현대식 건물에 밀려 한옥을 점점 보기 어려워진 요즘, 우리 한옥이 새로운 형태로 변신하여 우리들 삶에 좀 더 친밀하게 다가오고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전통 주거지에서 현대적인 공간으로 유쾌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한옥의 매력 속으로 퐁당 빠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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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19년 11월 03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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