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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되어 더욱 아름다운 '단양8경'


지금이야 지역마다 문화관광이 활성화되면서 '8경'이니 '10경'이니 하는 것들이 흔해졌지만, 과거에는 지역의 명소들을 한데 묶어 소개하는 일이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무려 수백 년이나 앞서 지역의 아름다운 경치를 한데 모아 설명했던 단어가 있다. 8경의 원조 격이라 할 수 있는 '관동8경'과 '단양8경'이 그것이다. 이 중 관동8경은 여러 지역에 나뉘어 있는 명소들을 모은 것이므로, 오직 한 지역의 명소를 모은 것은 단양8경이 처음이라 할 수 있다. 오랜 역사를 간직한 만큼 더욱 아름다운 절경을 뽐내는 단양8경. 단양8경은 지역을 대표하는 명소로써
 여전히 그 명성을 이어나가고 있다. 

                    
                

소백산과 남한강이 만들어낸 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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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대로 단양팔경 중 제1경인 도담상봉, 제2경인 석문, 제3경인 구담봉의 모습

단양8경 중에서도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곳이 제1경 도담삼봉이다. 도담상봉은 조선의 개국공신인 정도전이 머물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우뚝 솟아 있는 남편봉을 중심으로 그보다 아담한 크기의 처봉과 첩봉이 양옆을 지키고 있다. 도담상봉의 풍경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것은 남편봉 위에 자리 잡고 있는 '삼도정'이라는 이름의 육각 정자다. 기기묘묘한 세 개의 봉우리와 운치 있는 정자, 산과 물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도담상봉은 시간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해 질 무렵의 풍경은 보는 사람이 행복한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조선 중기의 문신이자 학자인 퇴계 이황 선생도 이곳의 풍경에 반해 시를 지어 노래한 바 있다. 도담삼봉 전망대를 지나면 수십 척에 달하는 돌이 무지개처럼 펼쳐져 있다. 그곳이 바로 제2경인 석문이다. 무지개처럼 아치형을 띠고 있는 석문은 도무지 자연이 빚어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신비하다. 그 모습 자체도 기이하건만, 석문 사이로 보이는 풍경은 더욱 놀랍다. 시원하게 흐르는 남한강과 신록이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처럼 펼쳐진다. 인근에는 마고할미의 전설이 깃들어 있는 암석, 자라 모양을 닮은 자라 바위 등 곳곳에 숨겨진 명소가 많아 이를 찾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제3경은 구담봉이다. 충주호의 물길을 따라 청풍나루까지 오르다 보면 거대한 바위 절벽을 마주하게 된다. 이 절벽의 모습이 마치 커다란 거북이가 오르는 것처럼 보인다고 하여 '구담봉(
龜潭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구담봉 일대의 풍경 역시 말로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 제4경은 예부터 '소금강'이라 불려 온 옥순봉이다. 옥순봉의 바위들은 희고 푸른 빛을 띠고 있다. 이 때문에 마치 대나무 싹처럼 보인다고 하여 '옥순(玉筍)'이라 불리게 됐다. 1549년 단양 현감으로 부임한 퇴계 이황 선생이 석벽에 '단양동문'이라 새겼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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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서대로 제5경인 사인암과 제6경인 하선암, 제7경 중선암, 제8경 상선암의 모습.

제5경은 하늘을 향해 뻗은 암벽 위로 노송이 어우러진 모습이 장관인 사인암이다. 사인암은 정적이면서도 동적인 분위기를 지니고 있다. 조선 시대 최고의 화원이라 불리던 김홍도도 사인암을 그리기 위해 1년이나 고민했다고 하니, 사인암의 아름다움과 매력이 보여주는 무한함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제6경부터 제8경까지는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삼선구곡을 이루는 심산유곡이다. 이곳의 첫 경승지는 하선암이다. 하선암은 흰 바위가 3단으로 펼쳐져 있는 곳이다. 이곳 하선암의 바위들은 방문객들에게 아낌없이 쉼터를 내어준다. 그리고 그 위에는 둥근 바위가 미륵처럼 앉아 있다. 하선암은 봄이면 진달래와 철쭉이 활짝 피고 여름이면 아련한 물안개가 피어나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물론 가을의 단풍과 겨울의 설경도 빼놓을 수 없는 비경이다. 삼선구곡의 중앙께 위치한 중선암은 옥빛 계곡물이 폭포를 이루고 있어 신비로운 풍경을 연출한다. 중선암의 풍경에 반한 옛 선인들이 바위에 이름을 새겼었다고 전해진다. 마지막으로 
상선암은 다소 소박한 정취가 느껴지는 곳이다. 겹겹이 몸을 맞대고 있는 바위를 지나 계곡물이 흘러가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왠지 모르게 가슴이 시원해지는 듯한 기분이 든다. 계곡물의 맑은소리와 청아한 새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마치 무릉도원에 와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이 밖에도 단양에는 천혜의 비경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단양 팔경으로도 부족해 단양 제2팔경이 있을 정도이다. 단양 제2팔경으로는 북벽, 금수산, 칠성암, 일광굴, 죽령폭포, 온달산성, 구봉 팔문, 다리안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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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시인 묵객들이 사랑한 단양8경.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8경'이 궁금하다면 충북 단양으로 떠나 보세요!

트래블투데이 김혜진 취재기자

발행2020년 04월 28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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