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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내음 불어오는 ‘해송숲길’에서


나름 만전을 기해 떠난 여행이었다. 해변을 따라 숲길이 난 줄은 알고 있었지만, 그토록 길고 울창한 송림이 거기 있으리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했다. “해 저무는 길 잃어버릴랑가 모릉게 싸게 댕기 오쇼잉.” 민박집 주인이면서 문화관광해설가를 겸하고 있는 선생님이 말했다. 지도를 가지고 있어도 눈뜬장님이나 다름없는데, 길을 잃으면 어떡하나 지레 겁부터 났다. 그렇다고 여기까지 왔는데 가지 않고 버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불안 반, 근심 반. 그렇게 해송 가득한 숲길에 첫발을 내디뎠다. 

                    
                

해송 가득한 숲길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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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송숲길'은 천 년의 숲길, 한반도 숲길, 철학의 길, 망각의 길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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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송숲길'에는 산책로가 잘 조성돼 있어, 초심자도 길을 헤매지 않고 걸을 수 있다.

증도 모실길의 제3코스로 보자면 ‘천년의 숲길’이다. 숲의 전체 모양이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한반도 지형을 닮았다고 해서 ‘한반도 숲길’이라고도 부른다. 보통은 해송이 많이 늘어서 있다 하여 ‘해송숲길’이라 부르고, 또 다른 이름으로는 철학의 길, 망각의 길, 해변 산책로 등이 있다. 그래 봐야 하나로 이어진 숲길인데 참 많은 이름이 붙었단 생각이 든다.
 
솔무등공원에서 짱뚱어다리를 건너 자전거대여소에 이른다. 이쯤 어딘가 숲으로 들어가는 길이 있다고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길을 코앞에 두고도 헤맨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 자전거대여소 뒤편으로 난 길을 택했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명칭만큼이나 입구도 여러 군데였다. 어느 입구로든 일단 숲길에 들어서고 나면 다음은 안심해도 된다. 작은 말뚝을 박아 길게 이어놓은 줄이 길잡이 역할을 해주기 때문. 숲길을 헤매는 사람이 저 말고도 많았던 모양이다. 

 

시작은 두 갈래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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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갈래로 나뉜 길(좌)과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 쓰인 조형물(우).

생각보다 잘 가꿔진 길을 보고 긴장했던 마음이 조금 늦추어지던 찰나, 길의 들머리에서 얼마 못 가 다시 멈추어 선다. 두 갈래로 나뉜 길 때문이다. 한쪽은 온전히 숲속을 거니는 길이요, 다른 한쪽은 바다를 따라 걷는 길이다. 이게 무어라고 점심 메뉴를 고르는 일만큼이나 어렵다. 길옆으로는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이 쓰인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 한숨을 쉬면서 이야기할 것입니다. /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마지막 문장에 시선이 가닿는다. 평소 바다 볼 일이 없는 육지 사람은 조금 망설인 뒤에 해변 길을 택한다. 한숨을 쉬면서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우전해변 따라 걷다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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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변 길'을 택하자 우측으로 드넓은 우전해변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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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활처럼 휘어 있는 우전해변의 모습과 해변을 따라 끝없이 펼쳐진 해송숲길의 모습.

해변 길을 택한 뒤에도 숲길이 얼마간 이어졌다. 옆면의 나무 사이로 드문드문 바다가 보이는가 싶더니 이윽고 드넓은 해변이 펼쳐진다. 새하얀 모래가 인상적인 해변의 이름은 ‘우전’이다. 인근의 ‘우전리’라는 마을 이름을 따온 것이다. 우전리는 과거 기러기 떼가 겨울을 나는 곳이라 해서 ‘깃밭’으로 불렸던 곳으로, 시간이 흐르면서 우전리라는 이름으로 굳어졌다.
 
남북으로 약 4km에 걸쳐 길게 뻗어 있는 우전해수욕장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펄과 모래가 섞여 있는 해변이다. 모래의 입자가 매우 고운 데다 썰물 때면 갯벌까지 드러나 해수욕과 갯벌 체험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앞바다에 크고 작은 섬들이 90여 개나 떠 있는 것도 우전해수욕장만의 특징이다. 보통 해변처럼 끝없는 수평선이 펼쳐진 것이 아니라, 섬들이 서로를 기대고 서 있어 더 아늑한 느낌이 든다.
 

  • 문득 올려다본 하늘. 푸른 소나무와 하늘이 어우러진 모습이 장관이다.

쉴 새 없이 불어오는 바닷바람에 솔잎이 쉼 없이 흔들린다. 이파리가 서걱대는 소리와 파도가 부서지는 소리가 묘하게 어우러진다. 얼굴에 와 닿는 바람이 아직 찬데도, 걷는 동안 마음은 오히려 따뜻하게 데워진 기분이다. 천천히 걸어도 40분 남짓. 해변을 따라 걸었을 뿐인데, 어느새 숲길의 종점이다. 아쉽다. 해송숲길에서 아쉽게 느껴지는 건 ‘가지 않은 길’ 때문이 아니다. 이미 걸어온 길, 오직 그 길이 아쉽게 느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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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18년 04월 11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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