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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설레는 봄꽃길, 인왕스카이웨이


바야흐로 가슴을 설레게 하는 꽃의 계절이 돌아왔다. 꽃을 시샘하는 추위는 아직 남아있지만, 조금씩 산뜻한 봄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남도에서는 성미가 급한 녀석들이 먼저 꽃을 틔웠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속도는 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봄꽃들이 여기저기서 망울을 터뜨리며 제 존재감을 뽐내는 걸 보니, 완연한 봄이 오는 일도 이제 머지않았구나 싶다. 지역마다 한 두 곳쯤은 상춘 명소가 있게 마련이지만 서울의 경우는 좀 애매하다. 여의도 윤중로가 가장 대표적이지만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다. 서울에서 호젓하게 봄꽃을 즐길 만한 곳은 없는 걸까? [트래블투데이]에서 한적히 봄을 즐기기 좋은 봄꽃 길을 소개한다. 

                    
                

서울의 진산(鎭山), 인왕산

  • 인왕산은 등산길이 험하지 않고 기묘한 바위가 많아 탐방객들에게 인기다.

인왕산은 종로구와 서대문구에 걸쳐있는 산으로 북악산, 남산, 낙산과 함께 서울의 내사산으로 꼽힌다. 해발 약 340m의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산 전체가 화강암으로 되어 있고 기묘한 형상의 암석이 많아, 연중 탐방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등산길이 험하지 않으면서도 정상에 오르면 서울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어, 가벼운 산행을 즐기고자 하는 이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트래블투데이]가 추천하는 서울의 숨은 봄꽃 길은 이 인왕산의 중턱에 자리 잡고 있다. 바로 인왕스카이웨이다.

 

야경은 북악스카이웨이, 경치는 인왕스카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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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왕스카이웨이와 함께 조성된 북악스카이웨이는 팔각정에서 바라보는 야경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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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왕스카이웨이는 양옆에 늘어선 가로의 경치가 뛰어나다. 밤에 달리면 더욱 운치 있다.

비슷한 이름을 지닌 북악스카이웨이와 인왕스카이웨이는 같은 시기에 조성됐다. 1968년 북한의 무장공비가 청와대에 침투한 사건이 계기였다. 이때 수도권의 경비를 강화하면서 관광도로로 활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세운 것이 이른바 ‘스카이웨이’ 계획이다. 이 계획에 따라 1968년 북악스카이웨이가 먼저 개통되었고, 이듬해 인왕스카이웨이가 뒤이어 개통됐다. 개통 당시 두 도로의 이름은 모두 ‘북악로’ 였는데, 1984년에 이르러 창의문을 기준으로 북악산길과 인왕산길로 구분되었다. 북악스카이웨이와 인왕스카이웨이는 그 별칭이다.
 
두 도로가 개통된 지도 어느덧 40여 년이 흘렀다. 야경과 데이트 명소로 주목받고 있는 북악스카이웨이의 명성에 비하면, 인왕스카이웨이의 그것은 다소 초라하게 느껴진다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잘 모르고 하는 소리다. 북악스카이웨이에 ‘야경’이 있다면, 인왕스카이웨이에는 ‘경치’가 있기 때문.

 

마음을 뒤흔드는 봄꽃의 향연

  • 인왕스카이웨이의 초입에는 화사한 벚나무들이 줄을 지어 서 있다. 

인왕스카이웨이는 단군성전이 있는 인왕산 중턱에서부터 시작된다. 사직동에서 시작된 도로는 옥인동을 거쳐 부암동의 창의문까지 이어진다. 약 2.3km 남짓한 짧은 거리지만, 언덕이 꽤 있어 드라이브 코스로 더 인기다. 인왕스카이웨이와 북악스카이웨이를 이어 드라이브를 즐기는 사람도 많다. 도로를 따라 산책로가 조성돼 있기 때문에, 천천히 경치를 즐기려는 사람들은 조금 힘이 들지라도 차에서 내려 일부러 걷는 쪽을 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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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왕스카이웨이에서는 다양한 봄꽃과 야생화를 만끽할 수 있다.

봄철이 되면 인왕스카이웨이는 화사한 봄꽃으로 물든다. 가장 먼저 상춘객들을 맞이하는 것은 가로에 세워진 벚나무들. 바람이라도 부는 날에는 벚꽃 잎이 사방으로 흩날려, 금세 연분홍빛 꽃길을 만든다. 인왕스카이웨이 초입에 자리한 황학정은 조선 시대 고종 황제가 활을 쏘던 곳이라 전해지는 활터다. 이 활터의 뒤꼍에도 형형색색 야생초가 자라나 장관을 이룬다. 어디 그뿐이겠는가. 산길을 따라 군데군데 난 진달래와 개나리, 민들레 등 봄꽃의 향연을 보고 있노라면, 겨우내 꽁꽁 얼었던 마음이 눈 녹듯 풀리는 듯하다. 여기에 달달한 음악까지 한 곡 흘러나온다면, 마치 청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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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악스카이웨이에 비해 인왕스카이웨이는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지 않아 호젓하게 봄꽃을 감상하기에 좋아요. 북악스카이웨이와 함께 드라이브를 해도 좋고, 천천히 거닐어도 좋답니다!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21년 03월 20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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