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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왕국으로의 시간 여행, 송산리고분군과 무령왕릉


지난 7월 4일(2015년), 독일 본에서 개최된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우리나라의 12번째 세계유산으로 공식 등재됐다. 이로써 충남 공주, 부여, 전북 익산 등에 분포돼 있는 모두 여덟 개의 역사유적이 '세계유산'이라는 타이틀을 달게 됐다. 여기에 송산리 고분군도 이름을 나란히 했다. 일찍이 조사가 이루어졌던 송산리 고분군과 지난 1971년 발굴되며 화제를 모은 무령왕릉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고대 왕국 '백제'를 알려주는 귀중한 열쇠다. 

                    
                

열두 번째 세계유산에 이름을 올리다, 송산리 고분군

송산리 고분군에는 무령왕릉을 포함한 모두 7기의 무덤이 자리 잡고 있다.

공주는 금강을 경계로 구도심과 신도심으로 나뉜다. 금강철교 이남 쪽인 구도심에는 시야를 가리는 높은 건물이 없다. 무령왕릉, 송산리 고분군, 공산성 등 백제 유적이 다수 산재해 있어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오랫동안 지정됐기 때문이다. 공주 구도심 내 위치한 백제 시대의 문화 유적들은 지난 7월(2015년) 나란히 '세계유산'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국내 관광객은 물론 인근의 일본, 중국 관광객들의 관심도 부쩍 높아졌다. 1500년 전 거기 실제로 존재했던 고대 왕국 백제.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없지만, 남아 있는 문화 유적들이 백제가 실존했던 왕국임을 증명해주고 있다.

송산리 고분군은 백제 웅진 시대를 증명하는 왕실 무덤이다. 금성동의 나지막한 구릉지대에 모두 7호기가 자리 잡고 있다. 대부분 삼국시대 왕릉이 그러하듯, 이 고분군의 주인도 명확히 밝혀지진 않았다. 가장 마지막으로 발견된 7호기 무령왕릉을 제외하면 말이다. 왕릉에서 발굴된 유물 등으로 보아, 왕과 왕족들의 무덤이었음은 분명해 보인다. 현재는 1호분, 2호분 등 숫자를 매겨 명칭을 달아놨다. 송산리 고분군에 관한 조사는 일제강점기 때부터 일찍이 조사가 이루어져 왔다. 1930년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과거 30여 기 이상의 고분이 존재했으리라 추정된다.

송산리 고분군에서 발견된 무덤들은 크게 굴식돌방무덤과 벽돌무덤의 형태로 나뉜다. 이중 무령왕릉 등 2기를 제외하면 모두 굴식돌방무덤을 따르고 있다. 굴식돌방무덤은 크게 무덤의 입구인 '널길'과 시신이 안치되는 '나무널', 부장품이 들어가는 '널방'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위를 거대한 봉분으로 덮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현재는 대부분 유실되어 과거의 모습을 파악하기 어렵다. 굴식돌방무덤은 다른 무덤 양식에 비해, 비교적 도굴하기 쉬운 형태의 무덤이다. 실제로 무덤에 함께 매납되었던 부장품들은 대부분 도굴되었다고 한다.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백제의 비밀을 풀어준 세기의 발견, 무령왕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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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산리고분군을 재현해 놓은 송산리고분군모형전시관 입구(좌)와 왕릉을 재현한 공간(우).

송산리고분군 제7호기, 무령왕릉의 발굴은 그야말로 '세기의 발견'이었다. 무령왕릉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1971년의 일. 제5호기와 6호기의 배수로를 공사하던 중 우연히 그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무덤 안에서는 모두 100여 종 3천여 점에 이르는 백제 시대 유물이 발견되었는데, 이 부장품들은 무덤의 주인이 백제 25대 왕인 '무령왕'임을 명백하게 뒷받침해주었다. 삼국시대 왕릉 중에서 이처럼 무덤의 주인이 밝혀진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이 때문에 세간의 관심이 지나치게 집중된 나머지, 유물이 훼손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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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형 전시관 내부에서는 왕릉에서 발굴된 유물과 무령왕릉 발굴과정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어쨌거나 그렇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무령왕릉은 발굴 이후 일반인에 공개되었다가, 1997년에 이르러 원형보존을 위해 영구 폐쇄했다. 대신 공주시에서는 2003년 무령왕릉을 재현한 모형관을 개관해, 무덤 내부의 모습과 발굴된 유물들을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모형관은 실제 무령왕릉과 똑같은 크기로 재현했다. 이곳에서는 왕릉에 대한 각종 정보를 영상, 디오라마 등 다채로운 전시 연출시설을 활용하여 관람객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또 고분을 주제로 한 역사퀴즈, 기념사진 찍기 등 미디어를 활용한 즐길 거리가 마련돼 있어, 관람객, 특히 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의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한편, 무령왕릉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는 정지산 유적은 무령왕과 왕비의 묘비에 기록된 빈전이 있었던 곳이다. 당시 왕이 죽으면 빈전에 시신을 두었고, 묘지에 안치되기까지 3년간 상을 치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지산 유적과 함께 무령왕릉 지척에 있는 국립공주박물관도 둘러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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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령왕릉은 삼국시대 왕릉 중에서 유일하게 무덤의 주인이 밝혀진 무덤인데요. 무덤 안에서 수많은 유물이 발굴되어, 백제 문화를 밝혀내는데 커다란 도움이 되었답니다.

트래블투데이 심성자 취재기자

발행2021년 12월 19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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