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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설 전통놀이


양력을 기준으로 살아가는 요즘 현대인들에게는 그저 설 연휴는 바쁜 회사 생활로 자주 만나 뵙지 못했던 부모님과 친·인척을 만나 그동안의 이야기를 서로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휴일의 개념일 것이다. 취업을 앞둔 졸업생, 혼기가 꽉 찬 미혼 남녀, 직장 업무에 야근이 많은 어른까지 모두가 한자리에 모이는 날은 서로의 근황을 물으며 위로도 하고 힘도 얻는, 훈훈한 가족의 사랑을 나누는 날이다. 이렇게 모인 날이니만큼 옛 추억을 살려 꼭 등장하는 것이 있으니 전통놀이이다. 설 연휴에 즐겨보는 전통놀이는 어떤 의미로 시작되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전통놀이와 민속놀이

 
  • 설을 맞아 민속놀이 체험을 하고있다. 

설 명절은 한국의 4대 명절 중 하나로 음력을 기준으로 새해의 시작을 의미한다. 한국의 4대 명절로는 새해를 시작하는 설, 봄이 시작하는 시기에 임금이 불씨를 나누어 주었다는 한식, 파종이 끝나는 시기에 한해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는 단오, 그리고 한가위 추석이 있다. 한국에는 명절마다 그 뜻을 기원하고 즐기는 놀이문화가 있다. 설은 새해 시작의 의미가 강하다 보니 역시 한해의 운을 점치거나 건강과 복을 비는 놀이를 했다. 고대 농경사회 때 산신이나 용왕님 등 신을 모시고 굿을 하거나 가무를 즐겼지만 이런 신앙은 점차 없어져 놀이만 남아 계승된 것이다. 이렇게 옛날부터 내려오는 전통놀이는 향토색과 함께 원시 신앙에 기초를 두고 있다.
 
이와는 좀 비교되는 민속놀이는 유희, 오락, 경기와 같은 극적인 요소가 있고, ‘민속’이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민간성과 지역성을 가지고 있다. 주로 농경사회에서 비롯되었다 보니 지방마다 풍작을 기원하는 것이 많다. 투호나 칠교놀이 같은 것은 양반이나 궁중에서 행해진 것이라 엄격하게 분류하자면 궁중 놀이에 해당하나 요즘은 다 민속놀이에 포함해 인식하고 있다. 
 

 

한해의 운을 점쳐보는 – 윷놀이

 
  • 한해의 풍년 농사를 점쳤던 윷놀이

많은 친인척이 모였다면 윷놀이만큼 신이나고 흥미진진한 게임이 있을까? 초기 윷놀이는 도, 개, 걸, 윷 4개로 진행되는 방법이었으나 모가 추가되어 오진법이 되었고 다시 뒤 도가 더해져 육진법의 놀이로 완성되었다. 이렇게 더해진 윷말이 후진하는 것으로 인해 일어나는 변수는 상대를 이겨야 하는 놀이에서 흥미를 더한다. 농경사회였던 옛 선조들은 설 명절 때 마을 사람들과 모여 윷놀이를 벌렸는데 패를 ‘산패’과 ‘들패’로 나뉘어 윷놀이를 벌렸다. 이때 산 패가 이기면 밭농사에 풍년이, 들 패가 이기면 논농사에 풍년이 들고 둘 다 비슷한 점수가 되면 논농사와 밭농사 모두가 풍년이 든다고 점쳤다. 오늘날에는 영화 내기나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명절 집안일을 남자가 하느냐 여자가 하느냐를 결정하는 승부 놀이로 많이 쓰이지만, 이번 설 연휴에는 더 다양한 운을 걸고 놀이를 펼쳐 보는 것도 재미있는 방법이겠다. 하지만 미혼 남녀가 결혼의 여부를 놓고 점치지 것은 하지 말자! 
 

 

한해의 액운을 날려 보내는 연날리기

 
  • 매년 연날리기 대회를 하는 여의도 한강공원은 연날리기 최적의 장소이다. 

 
연날리기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도 즐기는 놀이이다.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 태국, 말레이시아도 연을 날리지만, 우리나라와 확연히 구별되는 것은 연의 모양과 놀이형식이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다른 국가에서는 연을 띄우기만 하는 것에 지나지 않지만, 우리나라 연의 모양은 바람이 잘 통하면서도 연을 날리는 솜씨에 따라 보이지 않는 곳까지 연을 날려 보낼 수 있는 모양을 가지고 있다. 이는 겨울에 바람이 곳곳에 잘 부는 자연형태와도 연관이 있겠지만 예부터 연싸움을 즐기는 문화가 만들어낸 결과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정월 초하루부터 정월 대보름 전까지 하는 놀이로서 정월 대보름이 지나면 연을 날리지 않는 풍습이 있다. 이는 년 초에 집안의 모든 나쁜 기운을 연과 함께 날려 보낸다는 의미가 있고, 본격적으로 농사 준비를 시작해야 하는 정월 대보름 이후에 연을 날리는 것은 농사준비를 하지 않고 노는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명절 내내 기름진 음식의 과다 섭취로 몸무게가 걱정된다면 연날리기 좋은 곳을 찾아 연날리기를 해보자. 아이들이나 사촌 간에 서로의 한해 액운을 끊어주는 놀이를 설정해 연싸움을 한다면 즐거운 명절 추억이 만들어지겠다. 예로부터 연은 청계천이나 한강 변에서 많이 날렸지만, 청계천은 그 모양이 많이 바뀌어 어렵다. 한강을 주변으로 하는 공원의 장애물이 없는 넓은 공간을 찾아보자. 한강을 기준으로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한강공원은 10곳 정도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매해 연날리기 대회를 하는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은 연날리기에 좋은 장소이다. 적당히 부는 강바람과 함께 한해 액운을 날려 버리자. 
 

 

1년 내내 가시가 찔리지 않는다는 널뛰기

 
  • 널뛰기는 체험공간이 아니면 좀처럼 시도해 보기 어려운 놀이이다.

바깥출입이 자유롭지 못했던 여인들이 새해 담장 밖 풍경을 보기 위해 뛰었다는 널뛰기는 그, 전의 시간으로 올라가 또 하나의 이야기를 내놓는다. 옥에 갇힌 죄수의 부인이 남편의 얼굴을 보고자 또 다른 죄수의 부인을 꾀어 함께 널뛰기하며 남편의 얼굴을 보았다는 설인데, 이를 보아도 역시 공통점은 누군가를 보기 위해 널뛰기는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밖에 숨어있는 민간 신앙에는 처녀 시절 널뛰기를 하지 않으면 결혼해서 아기를 낳지 못한다는 것과 정월 초하루에 널뛰기는 하면 1년 내내 가시에 찔리지 않는다는 설이 있다. 어느 것이 더 강한 민간신앙인지는 알 수 없으나 널뛰기 또한 건강을 기원하는 설 전통놀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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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족이 모이는 설 연휴 윷놀이로 흥을 높이고 한강둔치에서 액운을 띄워 보내고 전통놀이 체험을 통해 건강을 기원해 봅시다. 

트래블투데이 이경숙 취재기자

발행2015년 02월 20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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