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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양의 해’ 완전 정복하기


2015년 을미년 새해가 밝았다. 을미년의 ‘을’은 푸른색을 뜻하는 청(靑)을 뜻한다. 그래서 을미년은 이른바 ‘파란 양의 해’라 불린다. 양은 십이지의 여덟 번째 동물로서 방향은 남남서, 시간은 오후 1시에서 3시, 달로는 음력 6월을 가리킨다. 또, 양은 순박하고 온화한 성품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동물이기도 하다. 흔히 양띠 해에 태어난 사람이 양처럼 온화하고 온순한 성격을 지녔다고 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양은 떼를 지어 다니면서도 좀처럼 다투는 일이 없다. 또 반드시 왔던 길로만 되돌아가는 고지식한 습성이 있다. 성격이 부드럽고 올곧은 것이 꼭 먼 옛날 사람으로 치면 양반이나 선비 같기도 하다. 하지만 온화한 성품을 지녔을수록 화를 내면 더욱 무섭다고 했던가, 양은 한 번 화가 나면 참지 못하는 다혈질의 성격을 지니기도 했다. 양의 해를 맞아 양에 대해 집중탐구 해보는 특집을 마련했다.

                    
                
 

양에 대해 바로 알기

 

양은 주로 고산지대에 서식하는 동물로 청결한 풀만 먹으며 자라는 초식성 동물이다. 크기는 보통 1.2미터에서 1.8미터에 이르나, 무게는 20킬로그램에서 200킬로그램까지 천차만별이다. 주로 낮에 활동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지만, 날씨가 더울 때에는 낮에 쉬고 밤에 먹이 활동을 하기도 한다. 야생 양의 경우 계절에 따라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며 생활하는데, 여름에는 넓은 고지대에서 겨울에는 좁은 계곡에서 지낸다. 가볍고 보온성이 높아 섬유 산업에서 특히 많이 쓰이는 양의 털은 부드럽고 곱슬 거리는 것이 특징이다. 양은 염소에 비해 뿔이 없는 것이 많으며, 피부가 부드럽고 지방이 많은 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면양을 양이라 하고, 산양을 염소라 표현한다.

한편, 양은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된 가축 중 하나다. 기원전 이라크 유적에서 양의 유해가 발견되었을 정도다. 또 오래 전부터 양은 식용으로도 많이 쓰여 왔다. 특히 동양문화권에서 양은 영현한 동물로 여겨져, 소, 돼지와 함께 제물로 쓰이기도 했다. 양에 관한 기록이 남아 있는 『일본서기』 등의 문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삼국시대 때부터 양이 존재했으리라 짐작된다. 양이 등장하는 대표적인 설화로는 조선을 세운 태조 이성계의 일화가 있다. 태조 이성계가 꿈속에서 양을 잡으려는데 뿔과 꼬리가 모두 떨어졌다. 이 이야기를 들은 무학대사는 양(洋)이라는 한자에서 양의 뿔과 꼬리가 떨어지면 ‘왕(王)‘이라는 한자만 남게 되니 임금이 되리라 해몽했다고 한다. 지금도 양 꿈은 길몽으로 해석된다. 

 

‘파란 양의 해’ 백배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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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을 직접 보고 자연을 느끼는 목장 체험이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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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장 체험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높은 것은 양에게 건초를 먹이는 체험이다

양띠 해를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양을 찾아 떠나보라. 우리나라 전국 곳곳에는 가까이에서 양을 보고 만지며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크고 작은 목장들이 있다. 양에게 먹이를 주거나 양을 몰아보는 양떼 체험은 물론이거니와 보는 것만으로도 감탄이 절로 나오는 대자연도 함께 볼 수 있다.
 
먼저, 우리나라 대표 양떼목장인 대관령 양떼목장과 삼양목장을 들 수 있다. 한국의 알프스라 불리는 대관령 양떼목장은 대관령 정상에 위치하고 있어 그 경관이 남다르다. 태백산맥의 웅장한 자태와 아기자기한 목장의 산책로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만든다. 관람객들은 이곳에서 양에게 직접 건초를 주는 먹이주기 체험을 할 수 있고, 매년 4월에서 6월 사이에는 양털을 깎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삼양목장에서도 양 먹이 주기와 양털 깎기 체험 등을 상시 진행한다.
 
지난 해 9월, 40년 만에 일반인들에게 공개된 하늘목장도 빼놓을 수 없다. 역시 대관령에 위치하고 있다. 대부분의 목장들이 울타리 밖에서 양을 볼 수 있는데 반해, 하늘목장에서는 관람객들이 직접 목장의 울타리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평소 울타리 밖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다른 목장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양떼와 함께 뛰고 뒹굴 수 있는 ‘양떼 체험장’을 마련했다. 관람객들은 양떼와 함께 뒤섞여 자유롭게 먹이를 주거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푸른 초원 위에서 양떼와 함께하는 신나는 술래잡기를 해보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 될 것이다.
 
양떼목장이라고 해서 모두 강원도에만 위치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바다와 함께 양을 보고 싶다면 남해에 가면 된다. 남해에도 양모리 목장이 있다. 양모리 목장은 단순히 양떼를 기르는 목장이 아니다. 양치기 소년이 아닌 양치기 개를 교육시키는 곳이기도 하다. 실제로 양치기 개가 양을 모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이색 목장이다. 
 

 

양(洋)과 관련된 우리나라의 지명

  
 

지난해 12월 국토정보지리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50만여 개의 지명 중 양과 관련이 있는 지명은 총 40군데다. 우리나라의 경우 목양 문화가 크게 발달하지 않아 양과 관련된 지명을 좀처럼 찾기 어렵다. 용에 관련된 지명이 1,261개, 말과 관련된 지명이 744개였던 것을 생각하면 양과 관련된 지명이 현저히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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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장산은 그 산세와 계곡의 형태가 양의 창자를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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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양사에는 하얀 양이 스님의 설법을 듣고 진리를 깨우쳤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양과 관련된 지명은 주로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분포되어 있는데, 대표적으로는 내장산, 백양사 등이 있다. 사계절 뛰어난 경관으로 이름이 높은 ‘내장산’은 구불구불 이어진 산세와 계곡의 모습이 양의 창자와 비슷하다고 하여 내장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또 백암산 기슭에 자리 잡고 있는 천년고찰 ‘백양사’는 하얀 양이 하늘에서 내려와 스님의 설법을 듣고 깨우침을 얻었다는 데에서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전해진다. 이 밖에도 해남군의 양도, 신안군의 노양도 등 양의 형상을 닮았다고 하여 양이 들어가는 지명도 다수 있다. 
 

 

당신이 궁금해 하는 양 이야기 

 

잠이 오지 않을 때 양을 한 마리, 두 마리 세어나가면 스르르 잠에 든다는 속설이 있다. 그러나 이렇게 양을 세는 행위는,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불면증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물론 양 세기라는 단조로운 작업을 반복하며 지루함을 이기지 못하고 잠에 드는 수면 효과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원래 양을 세는 것은 영미권에서 전파된 것으로, 영어로는 양이 'Sheep'이기 때문에 숨을 내쉴 때의 소리와 비슷하여 자연히 숨을 고르게 되며 잠이 온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어로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하고 숫자를 세어 봤자, 잠이 오기는커녕 오히려 잠이 달아나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이럴 때는 양 대신 ‘잠자리’를 세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하는데, 잠자리에는 ‘잠’이라는 글자가 들어가기 때문이라나!
 

 

재미로 보는 양띠 생의 특성

 

양띠 생은 흔히 양을 닮아 겁이 많고 소심한 성격이라고들 말한다. 이러한 성격 때문에 비관적으로 생각하거나 쉽게 위축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또, 자신이 결정을 내리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결정을 따르거나 남에게 기대는 성향이 많고, 책임감이 부족하고 변덕스러운 데가 있다는 단점도 있다. 그러나 양띠 생은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욱 많다.
 
양띠 생은 대체로 유순하며, 조용하고 차분하여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경향이 있다. 또 양띠 생은 자비로운 성품의 사람이 많으며 늘 평화롭기를 바란다. 양띠 생은 이해심이 많고 마음이 넓어 타인에게 관대하다. 양띠 생의 사람은 천성이 착한 탓에 남에게 해로움을 끼치지 않으며, 오히려 희생하는 성향이 강하다. 그럼에도 양띠는 부드러운 내면에 강한 고집과 승부근성이 있어 학업적인 부분에서 뛰어난 사람이 많다고 한다.
 
한편, 푸른색은 오래 전부터 넓은 하늘과 지혜, 평화 등 좋은 의미를 상징해왔다. 2015년을 상징하는 푸른 양띠의 경우 온화한 성품의 양에 푸른색이 더해져 활동적이고 진취적인 성향을 지닌다고 알려져 있다. 수많은 사람들을 한 가지 띠별 성격으로 가름할 수는 없지만, 푸른 양의 해가 지닌 좋은 기운만큼은 부디 이 땅에 사는 모든 이들에게 전해지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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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은 파란 양의 해! 양에 대해서 이만큼 공부했으니, 다음은 직접 양을 만나볼 차례겠죠? 전국 각지에 있는 양떼 목장에 방문해, 직접 양떼 체험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트래블투데이 엄은솔 취재기자

발행2015년 01월 03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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