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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만든 문화마을, 감천문화마을


감천문화마을은 한국전쟁 당시 삶의 터전으로 시작되어 역사적, 지형적 특성에 의해 조성된 보존가치가 큰 마을이다. 역사적 의미도 크지만 대표적인 문화마을로서 정확한 위치는 몰라도 누구나 한 번쯤은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지하철을 타고 토성역이나 괴정역에서 버스를 타고 구불구불 산복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알록달록 감천문화마을이 우리를 맞아준다.   

                    
                

마음씨 좋은 감천문화마을

 
  • 감천문화마을은 이색적인 풍경으로 부산의 산토리니, 마추픽추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부산의 산토리니, 마추픽추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감천문화마을은 입구부터 이색적인 가게와 소품들이 즐비하다. 바지 모양의 화분부터 ‘머거방’이라는 재미있는 분식점 이름까지 소소한 것 하나까지 신기하기만 하다. 부산 날씨는 다른 지방보다 따뜻해서 한겨울이 오기 전까지는 가을 옷을 입고 골목을 누비는 것을 추천한다. 만약 두꺼운 옷을 입고 왔다면 마을 입구에 있는 가게 겸 안내소를 가면 주인 아저씨가 무상으로 옷을 방에 맡겨 주신다. 본격적인 마을 탐방은 집들이 빼곡히 그려진 전미경의 ‘감천아리랑’부터 시작한다. 작은 박물관 벽 외관에 그린 작품은 감천문화마을의 역사와 예술을 동시에 보여준다. 마을의 골목은 차가 다닐 수 있을 정도의 큰길과 집집마다 사이로 이어지는 골목으로 이뤄져 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골목도 있지만 마을 사람들이 거주하는 공간이므로 출입금지 표시가 있는 곳은 되도록 사진 촬영이나 접근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 아기자기한 감천문화마을의 골목길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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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내소에서는 감천문화마을의 주요 명소 9곳을 둘러볼 수 있는 스탬프 지도를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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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기자기한 감천문화마을의 골목길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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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내소에서는 감천문화마을의 주요 명소 9곳을 둘러볼 수 있는 스탬프 지도를 판매한다.

한국전쟁의 고통과 문화의 만남이 더해져 지금의 감천문화마을이 생긴 것이 아닐까. 높은 산 중턱에 집집마다 한 뼘 차이로 이어져 옆집에서 하는 말소리도 들릴 정도로 가깝다. 집뿐만 아니라 골목길 역시 한사람이 지나가기에도 좁은 골목이 대부분이다. 반대편에서 사람이 오면 잠시 멈춰서 기다려 할 정도다. 골목을 들어가기 전에 하늘마루를 가보는 건 어떨까. 감내카페 옆 하늘마루 골목으로 올라가면 건물 위에 탁 트인 전망대가 나온다. 집마다 파란색, 노란색, 주황색 지붕과 벽은 모자이크 예술작품처럼 보인다. 여기서 지도를 펼쳐 대략적인 동선을 보면 골목 구석구석을 헤매지 않고 시간과 체력을 아낄 수 있다.  안내소에서 구입한 감천문화마을 지도는 주요장소 안내와 9개의 스탬프를 찍을 수 있어 마을 구석구석을 찾아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하나 더 재미있는 사실은 스탬프를 찍기 위해 사람들이 이동하는 동선이 비슷하기 때문에 한두 번 마주치다 친구가 될 수도 있다.
 

 

물고기 따라 이동하다 보면

 
  • 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물고기 이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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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천문화마을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장소. 어린왕자와 사막여우가 마을을 내려다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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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물고기 이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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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천문화마을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장소. 어린왕자와 사막여우가 마을을 내려다 보고 있다.

제주도를 가본 사람이라면 길마다 올레길 안내 표시를 볼 수 있다. 감천문화마을 역시 골목이 복잡해서 지도를 본다고 하지만 세밀하게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물고기 모양의 안내 표시를 보고 이동하면 훨씬 수월하게 움직일 수 있다. 겉이 젖소 무늬인 빛의 집은 자체가 작품이다. 이 작품은 변화하는 삶의 모습과 달라지는 빛의 색을 세 공간으로 나누어 집약적으로 나타내었다. 안방은 신비한 힘에 의해 사람이 태어나는 곳이다. 거실은 무수한 사람들이 오가는 곳으로 이들 사이에서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들을 보여준다. 마지막 다락방은 개인적 공간으로 꿈과 희망의 빛을 얻는 곳이다. 한편,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곳은 나인주 작가의 ‘어린왕자와 사막여우’ 작품이다. 마을 전경이 한눈에 보이는 장소에 어린왕자와 사막여우가 나란히 앉아 그 사이에 같이 앉아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작품과 마을 전체가 함께 촬영되기 때문에 줄을 서서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다. 예술작품도 많이 있지만 마을 사람들의 옛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곳도 있다. 마을사람들이 사용했던 우물 천덕수(天德水)와 감천동 산제당도 볼 수 있다. 
 

 

천천히 쉬어가도 괜찮아

 
  • 감천문화마을에 자리한 작은 박물관(좌)과 북카페 흔적(우)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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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천문화마을에 자리한 작은 박물관(좌)과 북카페 흔적(우)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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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천문화마을에 자리한 작은 박물관(좌)과 북카페 흔적(우)의 모습.

마을 중턱을 내려오면 마지막으로 커뮤니티센터 감내어울터가 보인다. 목욕탕 여주인이 꾸벅꾸벅 졸면서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작품이 이곳이 어떤 곳인지 말해준다. 원래 목욕탕이 있던 곳으로 지금은 목욕탕을 영업하지 않고 전망대와 작품전시를 하는 곳으로 바뀌었다. 여기서 마을입구로 돌아가는 길은 처음 왔던 다시 돌아가거나 감내어울터 옆 189계단을 올라가면 입구에 도착할 수 있다. 감천문화마을은 다소 언덕이 있어 한 번에 돌아보기엔 힘이 들기도 한다. 그럴 땐 마을 안에 마련된 공간에서 잠시 쉬었다 가보자. 마을 안에 카페들이 많이 있다. 카페 안 테라스에서만 감상할 수 있는 마을 전경이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대신 무료가 아닌 카페 음료를 시켜야만 입장이 가능하니 이 점도 참고사항. 또 작은 박물관과 갤러리 등 전시 공간도 곳곳에 자리 잡고 있으니, 쉬엄쉬엄 감상하며 돌아보면 좋겠다. 이제는 작은 마을을 넘어서 하나의 거대한 예술 작품 같은 감천문화마을. 그 소박하고 정겨운 풍경이 궁금하다면, 부산 사하구로 떠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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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골목, 구석구석을 모두 돌아봐야 진정한 매력을 느끼게 되는 감천문화마을. 튼튼한 신발과 건강한 다리, 체력을 무장하고 하루 동안 천천히 둘러보면 어떨까요!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18년 11월 17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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