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교량의 새 역사, 이순신대교

광양에서 여수까지 이동 거리가 60㎞에서 10㎞로 줄었고 이동 시간은 80분에서 10분으로 단축되어 남해안 생활권이 획기적으로 바뀌었다. 또한 첨단공법과 뛰어나 토목기술로 한국의 교량 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한민국 다리 역사를 새로 쓴 이순신대교의 의미를 살펴보자.

첫째, 주탑에 연결된 초고강도 케이블은 시공사인 대림산업이 독자 개발했으며 피아노 줄과 비슷한 5.35mm의 강선 12,800가닥을 촘촘히 엮어 만들었다. 다리에 5만 톤의 하중을 가해도 끊어지지 않을 정도로 튼튼하다고 한다. 

둘째, 주탑의 높이가 높을수록 주탑 간 거리가 길어지며, 해수면에서 상판까지 높이가 올라간다고 한다. 이순신대교의 주탑의 높이는 270m로 서울 남산(262m) 보다 높다. 콘크리트로 세운 주탑으로는 세계 최고 높이다. 이에 따라 해수면에서 상판까지 높이가 85m로, 국내 최고 높이를 자랑하며 초대형 컨테이너선 2대가 왕복을 해도 여유 있다. 

셋째, 현수교는 험준한 계곡과 바다를 연결하는 다리로 그 공정이 까다로워 시공할 수 있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5개국 정도였다. 우리나라 최초의 현수교인 남해대교나 인천과 영종도를 잇는 인천대교는 로열티를 주고 외국 기술을 가져와 교량을 이었지만 이순신대교는 설계와 장비, 자재, 기술진까지 100퍼센트 국내 독자 기술로 완성했기에 세계에서 6번째 기술자립국 반열에 올랐다.   

넷째, 현수교는 주탑간 거리로 다리의 길이를 측정하는데 이순신대교는 1545m다. 이는 이순신 장군의 탄신년이기에 더욱 의미 있다. 광양에서 이순신대교를 건너면 묘도가 나온다. 오른쪽에 거북선을 형상화한 의 이순신대교 홍보관이 자리 잡고 있다. 지하 1층 지상 3층으로 건물로 전망대 부분이 거북선의 머리 형태이며, 목 부분은 엘리베이터, 아래 검은 몸통이 홍보관으로 이순신 장군의 호국 정신을 건물에 반영했다. 홍보관 입구에는 다리를 지탱하는 케이블을 전시되어 있다. 연필심 같은 철심이 촘촘히 박혀 있다. 옆에는 이순신대교 기념비가 서있으며 전쟁 시 통신 및 암호 수단으로 연을 사용했던 전술비연 안내판도 볼 수 있다. 이순신 장군은 다양한 문양의 연을 하늘에 띄워 전술로 사용했다고 한다.  

전시실에 들어가면 영월의 섶다리, 진천의 농다리 등 한국의 옛다리 그리고 세계 주요 교량 사진 등을 볼 수 있으며 특히 이순신대교의 설계부터 완공까지 건설과정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에 오르면 이순신대교를 멋진 각도에서 내려다볼 수 있으며 광양제철소와 광양컨테이너 부두를 한눈에 볼 수 있는데 특히 불야성을 이루는 야경이 볼만하다.

이순신대교와 연결된 묘도는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고양이가 웅크리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어 묘도라는 이름을 얻고 있다. 이곳은 임진왜란 7년 전쟁의 종지부를 찍는 노량해전의 중요 거점이기도 하다. 조명연합수군은 묘도에 진을 쳤고 사천에서 왜선이 몰려들자 명랑 바다에서 최후의 전투를 벌이게 된다. 수 백 척의 적선과 적을 섬멸했지만 안타깝게도 이순신 장군이 적의 흉탄에 맞아 전사하고 만다. 노량해전이 시작한 바다 위에 이순신대교가 놓였으며 한국 교량의 새 역사를 썼기에 더욱 의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