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이 들썩이는 계절, 봄

영광 굴비는 예로부터 우리나라 제일의 굴비로 명성을 떨쳐 왔다. ‘영광굴비’라는 말이 하나의 대명사처럼 거론될 정도. ‘영광굴비’는 영광군의 앞바다에서 잡아 올린 조기를 소금에 절여 말린 것을 이른다. 전국 어디에나 찾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빠르게 판매 활로를 개척하였던 영광굴비는 전국 어디서나 맛볼 수 있는 음식이다. 그러나 역시 영광굴비는 영광군에서 먹어야 제맛이다. 이는 단순히 영광군이 영광굴비의 산지이기 때문에 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영광군에는 굴비와 관련하여 둘러보기 좋은 곳이 많다. 이를테면 영광굴비마을이나 굴비 골목 같은 곳 말이다. 법성면에 위치한 먼저 영광굴비마을은 영광법성포단오제가 열리기도 하는 곳. 이 단오제는 한 때 ‘법성포 단오제 및 굴비 축제’라는 이름으로 개최되기도 하였으며, 지금도 영광법성포단오제를 찾으면 영광 굴비를 맛볼 수 있다. 축제가 열리는 무렵에 영광군을 찾아 축제와 굴비를 한 번에 즐기는 것도 방법이겠다. 

‘굴비 골목’은 법성리 일대의 굴비 판매점이 모여 있는 곳을 이르는 말이다. 정식 명칭은 아니지만, 집집마다 주렁주렁 굴비가 걸려 있는 모습을 보면 누구라도 ‘굴비 골목’이라는 이름을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 굴비를 주된 메뉴로 삼는 식당들 또한 즐비하게 늘어서 있으니, 영광굴비의 참맛을 보고 싶다면 법성리 일대를 찾는 것이 좋겠다. 

 

조기의 왕, 영광굴비

생선 중에서도 조기나 갈치 등의 생선은 고급 음식에 속했다. 특히나 조기의 왕이라 불리는 영광굴비는 그 명성이 자자할 정도. 이렇듯 영광군이 굴비의 고장으로 이름나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영광군이 가진 고유의 환경과 자원 등이 굴비의 맛을 더욱 높여주는 것 아닐까. 과연 영광굴비가 맛 좋고 유명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무엇인지 하나씩 살펴보자.
 

첫 번째는 법성포 앞바다에서 잡힌 참조기가 다른 곳에서 잡힌 조기보다 알이 클 뿐만 아니라, 지방이 풍부하여 쫀득한 육질과 담백한 맛을 자랑한다는 점. 그리고 두 번째는 영광군이라는 고장이 참조기 건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마지막 이유는 영광군의 천일염이다. 사실 영광굴비의 명성에 가장 큰 도움을 준 것은 바로 이 영광 천일염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세계 3대 갯벌에 속하는 서해안의 청정해역 바닷물을 담수·정화하여 만들어지는 영광군의 천일염은, 인공적인 방식을 택하지 않고 지금도 전통 방식을 고집하며 뛰어난 품질만을 생산해내기로 유명하다.
법성포 앞바다에서 잡아 올려 영광군의 청정 자연 속에 건조하고, 영광군 천일염으로 간을 한 영광굴비에는 법성포 사람들의 자부심이 담겨 있다. 이렇듯 전통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영광굴비가 오랜 세월 동안 사랑받을 수 있었다.

봄, 바야흐로 굴비의 계절이다. 겨우내 시들해진 입맛을 돋우어 주는 음식들이 쏟아져 나오는 계절이 바로 봄이지만, 영광군 여행과 함께 하는 봄 굴비 식도락 여행은 한층 더 특별할 것. 백수해안도로를 달리며 조기가 잡혀 올라오는 칠산 앞바다를 감상하는 것 또한 이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코스가 되겠다. 가을이면 ‘백수해안도로 노을축제’가 열리기도 하는 이곳에서 칠산 앞바다 너머로 저무는 해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누구든 영광군이란 고장에 오래오래 머무르고 싶어지고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