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의 10월에는 남다른 깊이가 느껴진다. 하늘은 높고 바람은 선선한 계절의 변화 때문만이 아니다. 민주화를 갈망하던 시민들의 뜨거운 외침, 부마민주항쟁의 역사가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1979년 10월 당시 마산은 한때 무정부 상태를 방불케 할 만큼 혼돈이 휘몰아쳤는데, 그 중심이 됐던 장소 중 하나가 바로 마산역이다. 시대가 혼란스러울 때마다 민중이 모이는 광장의 역할을 했던 것이다. 마산역 앞에는 ‘한국 민주주의의 요람 민주성지 마산 수호비’도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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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성1동에 있는 지금의 마산역은 1977년 당시 월포동에 있었던 마산역과 구마산역, 북마산역 등 3개 역이 통합되면서 생겼다. 마산역은 창원에서 유일하게 경전선 KTX가 모두 정차하며, 이용객도 많아 마산의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2020년 창원~부산 광역전철 개통을 앞두고 마산역 복합환승센터 개발도 추진되고 있어 앞으로도 경남 최대의 역이라는 명성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1977년 역 통합 이후 옛 마산선 철길은 도로가 되었는데, 바로 3.15대로다. 이렇듯 합성1동에는 경전선과 3.15대로가 지나고, 또 남해고속도로도 관통한다. 합성1동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것도 있는데, 바로 산호천이다.
산호천은 합성동과 양덕동 일대를 거쳐 마산만으로 흘러 들어가는 약 4km의 하천이다. 상류지역에 있는 산은 ‘제2금강산’으로 불릴 만큼 풍광이 아름다워 여름에는 피서지로, 가을에는 사색을 즐기려는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다. 이맘때쯤에는 계곡과 기암절벽, 너럭바위, 숲과 억새, 단풍이 어우러져 깊어가는 가을을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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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는 도중에 만나는 절, 금강사와 약수터에서 한 숨 쉬고 부지런히 발길을 옮기면 마침내 겹겹이 솟은 산의 능선과 멀리 천주산이 보인다.
아름다운 산호천 상류와 달리, 하류는 주택가와 상가에서 나오는 하수로 오염돼 생태복원사업이 이뤄지기도 했다. 약 1만 명 정도 되는 합성1동 인구 대부분이 이 주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주거단지 동쪽에는 합포성지가 있다. 고려시대 성곽 흔적으로, 합성동이라는 지명도 합포성지에서 유래됐다. 성의 안쪽에 해당하는 지역에는 합성초등학교가 있다. 1946년 개교해 7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특히 합성초등학교는 축구부가 유명한데, 1982년 축구부를 창단해 지난해까지 전국대회 우승 기록만 13회에 이른다. 50여 명에 이르는 프로선수를 배출하기도 했다. 이러한 업적을 기리기 위해 2014년에는 교내에 축구 역사관도 개관했다. 마산하면 야구가 유명하지만 더 넓은 의미의 ‘구도 마산’ 역사를 만들어오고 있었던 것이다.
합성1동은 이렇게 다채로운 모습을 지니고 있다. 부마민주항쟁 당시의 뜨거웠던 저항의 역사, 그보다 오래된 고려시대 성곽의 흔적, 아름다운 자연, 도시화의 중심에 있었던 마산역 등을 품고 있고, 주거단지와 상업단지, 역사와 현재가 연결돼 삶을 꾸려간다. 각기 다른 색깔이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자아내는 단풍처럼, 합성1동의 매력 역시 이 묘한 조화에서 나온다.
다채로운 매력을 지니고 있는 합성1동! 민주화를 갈망하던 그때, 그 중심에서 광장의 역할을 톡톡히 한 마산역, 그때를 기억속에 묻어두고 지금 현재의 모습을 또 다른 기억속에 저장해두는 건 어떨까요?
글 트래블투데이 심성자 취재기자
발행2019년 10월 14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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