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 예술의 새 지평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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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남준 아트센터에는 고 백남준 선생의 비디오 아트 작품들이 가득하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이름을 한 번쯤은 들어봤음직 한 인물, 백남준. 일제강점기였던 1932년에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피아노와 작곡, 미술사 등의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며 예술가로서의 초석을 다졌다. 백남준 선생의 작품은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실험적인 부분에서 높은 평을 받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 현대 음악가인 존 케이지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았다고 알려진 그의 작품에서는 존 케이지의 작품에서처럼(작풍을 이야기하는 것이지, 형식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도전적인 면모가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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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를 관람하는 '나'로 인해 작품이 어떻게 변할지를 예상해 보는 것 또한 백남준 선생의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포인트 중 하나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텔레비전’을 그의 예술 세계를 보여주기 위한 매개로 선택한 첫해는 1963년. 그의 텔레비전은 전파를 수신하여 화면을 보여주는 기능을 벗어나 관객들의 참여로 하여금 반응하도록 하는 것이었으니, 이를테면 자석에 반응하여 아름다운 도형을 비추는 <자석 TV>, 목소리에 반응하여 음향이 조절되는 <참여 TV>와 같은 식이다. 그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총체피아노> 또한 마찬가지의 방식을 따른다. 전선과 잡동사니들에 얽혀 있는 이 피아노는 건반을 누를 때마다 관람객을 둘러싼 환경을 다양하게 변화시킨다. 이런 실험적인 면모가 백남준의 예술 세계에 대한 평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기는 하나, 기술적인 면모 또한 들여다보지 않을 수 없는 부분. 비디오 영상과 설치미술을 결합하고 편집할 수 있는 비디오 신디사이저를 개발한 것이 바로 백남준 선생이니, 이 때문에 백남준 선생을 미디어 아트의 대가이자 개척자라 부르는 것이다.

 

백남준 선생의 작품들은 전국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것이나, 백남준 선생의 예술만을 다루며 그의 작품 세계를 면밀히 관찰 가능하도록 한 곳은 용인시의 백남준 아트센터가 유일하니 백남준 선생의 작품들에 흥미가 생겼다면 용인시를 찾아가 보는 것이 좋겠다. 

백남준 아트센터, 그곳의 ‘미션’은 ‘백남준이 오래 사는 집’이다. 백남준 선생을 어떻게 오래 살게 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는 백남준 아트센터의 비전을 통해 확인할 수 있겠다. 백남준 아트센터의 비전은 바로 ‘백남준의 사유와 예술을 조명하고 대중화하는 아트센터’가 되는 것. 이 때문일까, 백남준 아트센터에서는 상설 전시와 기획 전시, 교육 프로그램과 이벤트들을 365일 이어가고 있다. 백남준 선생의 작품을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황홀할 일. 실상 백남준 선생의 작품은 어느 가정에서나 볼 수 있는 흔히 볼 수 있는 물건, 텔레비전을 주로 다루고 있으므로, 백남준 선생에 대해 ‘아직은’ 모르는 것이 많다 한들 그의 예술세계로의 접근하는 길이 생소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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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남준 선생의 작품들은 권위적인 느낌보다는 친숙한 느낌이 강하다.

백남준 선생의 스튜디오가 있던 뉴욕의 거리에 백남준의 이름을 붙이자는 제안이 거론되기도 할 만큼 현대 미술의 중요한 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백남준. 제45회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 일본 후쿠오카 아시아문화상, 독일 포쿠스가 선정한 올해의 100대 예술가 중 한 사람, 미국 마이애미 예술가상, 미국 아트뉴스가 선정한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25인의 작가 중 한 사람, 대한민국 금관문화훈장, 그리고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아시아의 영웅, 그의 화려한 수상 경력을 들여다보는 것은 백남준 선생에 대한 이해를 오히려 더디게 할지도 모른다. 백남준이라는 예술가의 위대함을 알고 싶다면 주저 없이 용인시로 떠나보시길. ‘백남준이 오래 사는 집’에서 생생히 살아 있는 그의 예술이 트래블피플을 맞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