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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흰 깃처럼 아름다운

    흰 깃처럼 아름다운

    지역인천광역시 옹진군 편집국        사진옹진군청 2017-02-15 호감도

    흰 깃처럼 아름다운

    • 프롤로그
    • 1.전설로 여는 이야기
    • 2.이름에 얽힌 비밀
    • 3.백령도 가는 길
    • 4.콩들이 한 가득!
    • 5.심청이의 섬
    • 6.청이의 흔적들
    • 7.물범이 사는 곳
    • 8.바위가 빚은 절경
    • 에필로그

    흰 깃처럼 아름다운

    - 인천광역시 옹진군 -

    인천 옹진군을 구성하고 있는 것은 유인도 25개, 무인도 75개의 100개의 섬입니다. 100개의 섬이 제공하는 100가지 경관은 옹진군의 가장 큰 자랑거리가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북한과 인접한 이곳은 서해 최남단 지역이기도 합니다. 신도, 시도, 모도로 이루어진 트래킹 코스와 부아산에서 송이산으로 이어지는 등산 코스, 선재도의 갯벌체험 등 즐길 거리가 가득한 곳, 옹진군. 하지만 그 중에서도 단연 최고로 꼽히는 것은 백령도의 절경입니다. <트래블아이>가 제안합니다. ‘백령도의 매력을 속속들이 알아내라!’

    백령도에는 오래 된 전설이 하나 전해져 내려온다. 황해도의 가난한 선비와 고을 원님의 고명딸의 사랑 이야기가 이곳에 있다고 하니, 한 번 들어볼까?

    “이 가난한 선비는 원님의 하나 밖에 없는 딸과 사랑에 빠졌는데, 이를 원님이 매우 싫어했다고 해. 결국 원님은 딸을 먼 외딴 섬으로 쫓아 보냈는데, 선비는 그곳이 어딘지 알 길이 없었지. "

    "그러던 어느 날, 선비는 백조의 꿈을 꾸었는데 이 백조가 힌트가 되어 장산곶에서 배를 얻어 타고 백령도로 향했다고 해. 그곳에는 꿈에 그리던 처녀가 있었지.”

    선비는 어떻게 처녀를 찾아내었던 것일까? 바로 백령(百翎)이 흰 날개를 이르는 말이기 때문이다. 이 이름에 대한 비밀도 한 번 풀어보자.

    “백령도는 예로부터 철새의 보금자리였단다. 백령도의 고구려 때 이름은 곡도인데, 곡이라는 말은 바로 고니에서 온 말이지. 그래서 백령도는 백조의 고향이라 불리기도 했단다.”

    “새하얀 백조가 백령도를 뒤덮고 있는 모습을 상상만 해도 마음이 설레요. 얼마나 아름다운 풍경이었을까요? 오늘 만나 볼 백령도도 그렇게 아름다웠으면 좋겠어요.”

    ‘서해 최북단 백령도’라는 글씨가 선명한 비석이 사람들을 반긴다. 인천 연안부두 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소청도와 대청도를 거치면 그곳이 바로 백령도.

    “멋진 바위들이 정말 많아요! 저 바위에는 꼭 특별한 이름이 붙어 있을 것만 같은데요?”

    “하하, 눈썰미가 좋구나. 저 바위는 코끼리 바위, 그리고 저 바위는 용트림바위란다. 바위의 모양이 꼭 용이 승천하는 것 같이 생겼지? 백령도에는 자연이 만든 아름다운 작품들이 가득하지. 이 넓고 평평한 해안을 좀 보렴. 이곳은 군용기가 이용하는 천연 활주로란다.”

    백령도 해변을 따라 걷다 보면 특별한 해수욕장을 만나게 된다. 바로 동글동글한 콩돌들이 가득한 콩돌해수욕장! 이곳의 매력을 살펴볼까?

    “해변 가득 콩을 흩뿌려 놓은 것 같아요! 가만, 귀를 기울여 보세요. 밀려오는 파도에 자갈이 소리를 내고 있어요.”

    “이 소리가 정말 매력적이지. 해변에 앉아 있다 보면 시간 가는 줄을 모르게 된다니까? 이 콩돌 해수욕장은 자연이 제공하는 발 마사지 장소이기도 하니, 신발을 벗고 걸어보렴.”

    저 멀리 연봉바위가 건너다보인다. 두 개의 커다란 바위를 중심으로 흩어진 작은 바위들을 보고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을까?

    “백령도와 장산곶 사이의 바다가 바로 설화 속의 인당수란다. 그리고 저 바위의 이름은 연꽃 봉오리 바위, 연봉바위지. 잘 보렴. 바위의 모습이 마치 활짝 핀 연꽃잎들 같지 않니?”

    “아, 심청이 설화의 배경이 실제로 있는 곳이었군요! 저는 몰랐어요.” “그럼! 백령도에는 연화마을과 심청각도 있는데, 그곳으로 한 번 가 볼까?”

    백령도에서 꼭 들러야 할 곳 중 하나는 바로 심청각. 심청각의 청이 동상 앞에서는 꼭 기념사진을 찍어 주어야 한다던데?

    “치맛자락을 움켜 쥔 청이의 모습이 굳건해 보여요. 청이도 백령도의 자랑 중 하나군요? 심청각 안에도 볼 것들이 참 많아요! 심청 설화를 재현해 놓은 모양들도 예쁘네요. 아, 저쪽에는 백령도를 대표하는 경관들이 있어요! 연화리 무궁화, 사곶 해변, 감람암 포획 현무암…”

    “녀석, 아주 신이 났구나! 어디, 다음 장소로 이동해 볼까?”

    점박이물범은 북위 45도, 북극권을 서식지로 삼는 동물이다. 4월 즈음에 이 점박이 물범이 북위 38도의 백령도를 찾는다는데, 그게 정말일까?

    “그러고 보니 여기저기에 물범 캐릭터들이 많이 보여요. 그것은 무엇 때문인가요?”

    “아직 그것도 몰랐단 말이니? 그건 바로 이 백령도에 물범이 살고 있기 때문이야. 멸종 위기에 처한 귀한 동물이라던데, 운이 좋으면 물범 바위에서 물범을 볼 수도 있다고 해.” “그게 정말인가요? 물범을 만날 수 있기를 기도해야겠어요!”

    배를 타고 두무진을 돌아보는 것이 바로 백령도 여행의 하이라이트. 사암과 규암으로 이루어진 이 바위산은 입이 절로 벌어지게 만드는 절경을 자랑한다.

    “절벽들이 늘어서 있는 것이 마치 판타지 영화의 한 장면 같아요. 금방이라도 마법사가 나타날 것 같은 경관이네요. 이런 곳이 우리나라에 있을 줄은 정말 몰랐어요.”

    “저기 하얀 바위는 바로 가마우지의 서식처야. 가마우지의 흰 배설물이 바위를 덮어 바위가 하얗게 보일 정도인 거지. 백령도가 철새들의 천국으로 불리는 이유를 알겠지?”

    극소수의 지역에서만 생산된다는 백색고구마와 코끼리 바위, 해당화가 핀 바닷가와 백령대교 등 백령도의 자랑거리를 모두 설명하자면 하루가 모자랄 것 같습니다. 이제는 그 명성만으로도 얼마나 수려한 경관이 기다리고 있는 곳인지 예상해 볼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해진 백령도는 여행자들에게 깊은 사랑을 받는 섬이기도 합니다. 특별함이 필요하다면, 백령도로 떠나보세요. 백령도 여행 중에 2014년 인천 아시안 게임의 마스코트이기도 한 백령도 점박이 물범을 만난다면 그야말로 행운 중의 행운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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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아의 세계로 가는 길

    무아의 세계로 가는 길

    지역경상북도 의성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무아의 세계로 가는 길

    • 프롤로그
    • 1.구름을 타고 오르는 산
    • 2.그곳에 머물다
    • 3.“고운사에 다녀 왔느냐?”
    • 4.홀로 있는 구름
    • 5.다구와 차를 내어주다
    • 6.공존과 공생
    • 7.상념에 젖다 보면
    • 8.숲에서 일깨우다
    • 에필로그

    무아의 세계로 가는 길

    - 경상북도 의성군 -

    혼잡한 세상을 피해 홀로 떠나보지 않으면 여행의 참 의미를 알 수 없습니다. 특히 속이 꽉 찬 여행을 꿈꾸는 당신에게는 경북 의성의 고운사가 제격입니다. 길은 깊어지고, 한적함은 더해만 가는 그 끝에서 만난 산사는 당신에게 질문을 던질 겁니다. ‘너는 누구냐!’. 화엄일승법계도 숲을 들여다볼 때도 역시 숲은 물을 겁니다. ‘너는 누구냐!’고. 그러면서 ‘번뇌가 있다면 이곳에 다 내려놓아라’ 이르고 있습니다. 그곳에 ‘무아의 세계로 가는 길’이 있을까요?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 ‘고운사에서 참된 나를 만나라!’

    구계리 마을을 지나 등운산(騰雲山)에서부터 고운사까지 한참을 오른다. 제법 가파르지만 솔향기에 심취해 가다 보니 일주문까지 금방이다.

    “금강송으로 꽉 찬 이 산사 길은 그야말로 호젓하기 이를 데 없구나. 산에서 내려온 청량한 바람도 흘러내린 땀을 식혀주는군. 최치원 선생도 이 자리서 바람 한 점 안았을까?"

    "{하긴, 의상 스님이 지은 사명 ‘고운사(高雲寺)’를 최치원 선생이 ‘고운사(孤雲寺)’로 바꿨을 정도이니 그가 이곳에서 보고 느낀 것이 무언지 알 만해. ‘고운(孤雲)’은 그의 호가 아닌가.”

    좀 더 올라가면 대웅보전이 보인다. 곁문에 잠시 걸터앉아 있노라면 조용한 사찰이 보여주는 풍경에서 형언할 수 없는 경건함과 안도감을 함께 느낄 수 있다.

    “돌담길로 올라서니 저 3층석탑이 오랜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구나.” “어떤 귀인이 왔을까 생각하며 와 보니 우리 보살님이 계셨군요. 나무관세음보살~ ”

    “안녕하세요! 스님, 저에게 ‘귀인’이나 ‘보살’이란 표현은 제게 좀 과합니다. 그래도 제가 독실한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부처님을 떠올리며 가족의 건강을 빌곤 하죠.”

    외로운 구름이 머문다는 절, 귀중한 보물과 문화재를 가지고 있는 사찰 고운사는 아담하지만 정성스레 소원을 올리면 부처님이 꼭 들어주실 것만 같다.

    “부처님께 소원을 빌고 나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지지요? 어떤 소원을 비셨습니까?”

    “제 앞날에 대한 이러저러한 걱정거리를 좀 늘어놓았을 뿐입니다. 제 복잡한 바람을 빌려면 반나절은 이곳에서 부처님과 대화를 해야 할 겁니다. 그래도 일화에 저승 가면 염라대왕이 ‘고운사에 다녀왔느냐’고 물어본다죠? 그래서 전 여기 온 것만으로도 만족하고 있습니다.”

    과거 최치원은 여지(如智), 여사(如事)라는 두 스님과 함께 불사를 일으켰는데 지금도 유명한 전각 두 채가 있다. 그 하나는 가허루, 또 하나가 우화루다.

    “고운사의 향훈에 젖었던 최치원은 마침내 자신의 멍에를 가뿐하게 털어버리고 허공의 마음을 알아차렸던 것일까요?”

    “우화루의 뜻만 보더라도 ‘몸에 날개가 돋아서 하늘로 올라가 신선이 된다’는 우화등선(羽化登仙)에서 따온 말이니 그는 멍에를 던져 버리고 그는 신선이 되고자 하지 않았을까요.”

    우화루는 다실로 개방되어 있다. 이곳은 누가 따로 차를 내어주지 않는다. 차 한 잔 하고 싶은 사람이 차 우리고 마신 후 알아서 보시하면 그만이다.

    “차 한 잔 하며 벽면 하나에 빼곡히 꽂아둔 불서를 이리저리 살펴봐도 좋고, 벗과 차 한 잔 해도 좋겠네요.”

    “우화루로 들어오는 바람과 마주하며 한 잔 해도 누가 뭐라 말 안 한다. 차와 책, 그리고 우화루. 다 대중을 향한 부처님 뜻 아니겠습니까?”

    ‘함께 하는 세상’이란 ‘나와 너’가 공존공생 하는 조화로운 세상을 말함이니 부처님 뜻과 다름없다. 하지만 그 깨달음과 실천은 결코 쉽지 않은데?

    “상대존엄이라는 전제 조건이 구현되었을 때 공생이 가능한데 이는 ‘무아’라는 빗장을 열지 못하면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다고 들었습니다.”

    “자아집착이라는 걸림돌 때문입니다. 타인 그리고 세상과 소통하지 않는 자아의 관점은 참으로 무서운 겁니다. 갈등만 일으키고 불만족에만 휩싸여 상생을 도모할 수 없습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걸까! 무아의 세계로 가는 길이 그리 녹록치 않은 것만은 분명하지 않은가.

    “구름 아래 당당하게 서 있는 저 소나무 보세요. 좀 더 들여다보면 새도 있습니다. 소나무가 제 잘났다고 새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나뭇가지 하나 턱 하니 내어놓지 않습니까? 언제든 말입니다."

    "새도 한 구절 노래로 답례하고 있지요. 저 소나무, 겨울이면 눈을 받아 주지요. 눈은 또 그 답례로 ‘설송’(雪松)‘이란 이름을 지어줍니다. 겨울의 숲입니다.”

    소나무 속의 새 한 마리요, 새 속의 소나무 한 그루라! 그야말로 상즉상입(相卽相入)의 이치가 아닌가. 산책로에 화엄일승법계도 숲을 조성한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서로가 서로를 껴안고 있습니다. 어느 한 쪽이 일방적이지도 않군요. 소나무는 새 보고 앉으라 한 적도 없고, 떠나라고 한 적도 없을 겁니다.”

    “맞습니다. 그저 그렇게 서로서로 공생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면서도 소나무는 소나무이고 새는 새이지 않습니까? 연기적 삶을 통한 조화로운 세계, 바로 화엄의 세계입니다!”

    상생의 세계로 들어가려면 소나무처럼 자신을 고집하지 않아야 한다는 걸, 그렇게 ‘나’라는 존재에 대한 집착이 상생의 최대 걸림돌이란 걸, 결국 자신 들여다보아야 무아 체득도 가능하다는 걸 고운사는 알려줍니다. 무아의 세계를 안다는 게 그리 쉬운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리 어려운 것만도 분명 아닙니다. 분명한 건, 고운사가 펼쳐내는 화엄이 ‘상생조화’의 세상을 여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혼잡한 세상에서 잠시 나와 길을 걷고 싶다면 고운사로 향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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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심에 숨겨진 반전매력

    도심에 숨겨진 반전매력

    지역서울특별시 강남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도심에 숨겨진 반전매력

    • 프롤로그
    • 1.시작은 평범하게
    • 2.등잔 밑이 어둡다
    • 3.천 년의 세월을 품다
    • 4.조용히 합장 한 번
    • 5.어느 쪽으로 가 볼까?
    • 6.자랑스런 세계 유산
    • 7.조심조심, 밟으면 안 되는 길
    • 8.지켜지다
    • 에필로그

    도심에 숨겨진 반전매력

    - 서울특별시 강남구 -

    강남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무엇인가요? 2012년을 뜨겁게 달구었던 ‘강남 스타일’? 바빠 보이는 사람들과 높다란 빌딩 숲? 젊은이들이 넘쳐나는 활기찬 강남역? 어느 것 하나 틀렸다고 할 수는 없지만, <트래블아이>는 강남구의 보다 특별한 매력을 알고 있습니다. 오늘 <트래블아이>와 함께 알아볼 것은 도심 속에서도 유유히 제 모습을 간직한 여유롭고 향기로운 곳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오늘의 미션, ‘강남구 속의 고즈넉한 반전매력을 샅샅이 파헤쳐라!’

    강남구의 반전매력을 찾기 위한 출발지점은 삼성역의 코엑스. 강남구에서도 가장 붐비는 곳들 중 하나인 이곳. 특별한 여행을 시작할 준비가 되었는지 살펴보자.

    “여기에 서서 보니 강남구는 정말 바쁜 곳이구나. 지나가는 사람들을 좀 봐. 다들 자신감에 넘쳐 보여. 모두들 남몰래 꿈꾸고 있다는 ‘강남에서의 삶’이 바로 이런 걸까?”

    “그러니? 난 오히려 사람들이 모두 조금 지쳐 보이는 것 같아. 이 바쁜 곳에도 마음을 시원하게 식힐 수 있는 힐링 포인트가 있으면 좋을 텐데. 어디, 어떤지 가 볼까?”

    첫 번째 행선지는 코엑스 건물에서 길을 하나 건너기만 하면 된다. 고작 10분이 되지 않는 거리이지만, 강남구가 숨겨둔 이 첫 번째 보물을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을 터.

    “이렇게 가깝단 말이야? 굳이 코엑스 건물에서 출발한 이유가 있었구나. 앗, 그런데 저게 뭐지? 절? 이 강남구 한복판에 절이 있단 말이야?”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로 와 보는 건 나도 처음이야. 등 뒤에는 강남구 제일의 ‘핫플레이스’가운데 하나인 코엑스, 눈앞에는 봉은사라니!”

    도심 속에 있다 하여 그 역사가 짧을 것이라 지레짐작해서는 곤란하다. 신라의 고승 연회국사가 원성왕 10년에 창건한 봉은사는 천 년이 훨씬 넘는 세월을 품고 있기 때문.

    “소나무들이 어우러진 모습이 정말 멋스러운 걸? 소박하면서도 웅장한 이 모습! 여기가 강남 한 복판이라니,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아.”

    “나도 그래. 강남구에서 화려함만을 찾았던 내 자신의 모습을 반성해보게 되는데? 봉은사에서 가장 오래 된 건물은 ‘판전’이라고 하니, 어디 한 번 찾아볼까?”

    봉은사를 찾았다면 반드시 보아야 할 것 중 하나는 바로 미륵대불. 높이가 23m에 달하는 이 거대한 미륵상은 우리나라 최대 크기의 미륵상으로도 알려져 있다.

    “우와, 정말 대단한 크기야! 도심을 굽어보고 있는 저 인자한 얼굴! 지치고 힘들 때 이곳을 찾는다면 마음의 안정을 얻을 큰 힘이 되지 않을까?”

    “나도 그렇게 생각해. 우리도 합장 한 번 할까? 왠지 진실한 마음에서 우러나온 소원을 빌어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봉은사에서 약 1km쯤 떨어진 곳에는 선릉과 정릉이 위치해 있다. 성동대왕과 동계비 정현왕후 윤씨의 능인 선릉과 중종대왕의 능인 정릉. 어느 쪽으로 먼저 가 볼까?

    “선릉? 선릉역의 ‘선릉’이 여기에서 온 이름이었구나! 강남구에 한두 번 와 본 것이 아닌데도 선릉에 와 본 적이 없다니, 조금 부끄러워지는데?”

    “그럼 먼저 선릉으로 가 볼까? 성종이라면 조선조 초기의 전반적인 체제를 안정시킨 현군인데, 그분의 능을 볼 수 있다니 마음이 두근거려.”

    조선왕릉은 조선왕조의 독특한 장묘 문화를 잘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당대의 문화와 예술이 그대로 녹아 있는 것이기도 하다.

    “조선왕릉은 2007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고 해. 서울에만 해도 여덟 개의 조선왕릉이 있다고 하니, 이 왕릉들을 모두 둘러보는 것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아.”

    “내 생각도 그래. 이렇게 대단한 것들의 가까이에 있으면서도 지금껏 둘러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반성하고 있다고.”

    선릉의 입구에 위치한 붉은 문인 홍살문. 정자각까지 이어져 있는 두 갈래의 길이 인상적이다. 이 두 길에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길 앞에 작은 표지석이 있어. 한 번 읽어 볼까?” “어디 보자⋯⋯. 왼쪽 길은 ‘왕릉에 묻히신 왕과 왕비의 혼령이 다니는 길’이래! 큰일 날 뻔 했는걸? 오른쪽 길을 밟으며 가야겠어.”

    “길 하나에도 의미가 있는 거로구나. 행동을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되겠어.”

    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무엇 하나 허투루 만들어진 것이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석물들의 방향 하나하나에도 의미가 담겨져 있다고 하니, 천천히 능을 둘러보자.

    “이상한 일이지. 능을 보고 있으니 왠지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은 기분이야.”

    “그건 여기 우리와 능을 둘러싼 이 모든 것들이 수백 년에 걸쳐 이곳을 지켜 왔기 때문이 아닐까? 선조들의 마음이 그대로 담겨 있으니, 여기에 있는 것만으로도 편안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

    강남구가 숨기고 있는 반전매력, 어떠셨나요? 강남에서 가장 붐비는 곳인 코엑스에서 도심 속의 천년고찰 봉은사, 세계유산 중 하나인 선릉까지. 오늘의 탐사 여행은 특히나 더 의미 있는 시간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사실, 그리고 우리들의 주변에도 여행지들이 숨어 있다는 사실. 꼭 기억해두시기 바랍니다. 트래블아이는 마음만 먹는다면, 그리고 눈을 크게 뜨고 있다면 여러분이 어디에 있든 멋진 여행이 펼쳐질 수 있다는 사실을 굳게 믿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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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풍 젖은 솔향기에 취해

    해풍 젖은 솔향기에 취해

    지역충청남도 태안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해풍 젖은 솔향기에 취해

    • 프롤로그
    • 1.가다가다 그만 가고 만다더라
    • 2.희생과 인내로 닦은 길
    • 3.솔향기는 은은하고 흙냄새는 구수하고
    • 4.솔향기 따라가며 듣는 재미난 옛이야기
    • 5.‘악’ 소리가 절로 나는 고개
    • 6. 낯섦조차 솔잎융단에 잠기는 곳
    • 7.혼자지만 외롭지 않은 섬
    • 8.‘와랑와랑~’ 먹먹한 가슴 깨트리는 소리
    • 에필로그

    해풍 젖은 솔향기에 취해

    - 충청남도 태안군 -

    혹자는 왠지 모를 먹먹함이 찾아들면 낙조의 비경과 솔향기가 그윽한 충남 태안의 안면도로 떠나보라 했습니다. 또, 시인 김지헌은 ‘누구든 태안반도에 들어서면 안온하고 평안해진다’고 했습니다. 이는 태안의 본래이름인 국태민안(國泰民安)의 뜻풀이와도 일맥상통합니다. 해안선이 아름다운 이곳에는 바다를 허리춤에 끼고 소나무 사이를 헤집고 가는 솔향기길이 있습니다. 걷는 내내 해풍에 젖은 솔향기를 맡고 있으면 마음의 평화도 되찾을까요? ‘가슴 깊이 먹먹함이 느껴진다면 홀연 안면도로 떠나라! 바로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태안반도 북쪽 끄트머리 이원면 해안가에 조성된 솔향기길은 모두 4코스. 이중 으뜸으로 친다는 코스가 있는데, 출발점은 바다로 툭 터진 방향을 찾아가야 한다고.

    “저기, 아주머니. 여기서 내려가면 꾸지나무해수욕장까지 갈 수 있나요?” “아주 제대로 왔구먼. 여기가 바로 만대여. 쉬엄쉬엄 걸어가면 여섬까지 4시간쯤 걸릴겨.”

    “와~ 그렇게 오래 걸어야 해요?” “만대가 괜히 ‘만대’겄어? ‘가다가다 그만 가고 만대’라고 만대라잖여!”

    서해를 바짝 끼고 솔숲 사이로 끝없이 이어진 길. 눈길 주는 곳마다 솔향기만큼이나 사람냄새 또한 짙게 풍기는 건 뭐 때문일까?

    “태안기름유출 때 자원봉사자들이 당봉과 큰봉, 후망산, 산재산으로 이어지는 위태로운 산길을 오르내리는 모습에 한 이원면 주민이 이 길을 닦아서 지금 이 길도 탄생했다는 이야기가 생각나. "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삽과 곡괭이를 들고 이 길을 닦았을 거야. 이 길을 개척해 살아온 사람들의 삶의 과정은 또 어떻고. 온몸에 상처를 달고 살았을 테지.”

    만대항을 지나 솔나무숲길로 접어들면 초입은 깎아지른 듯한 바윗길이지만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부담 없는 높이의 산길은 얼마 못 가 진풍경을 드러낼 테니.

    “산자락 유순한 언저리를 돌아가는 숲길은 굽이굽이 선이 곱구나. 중간중간 바다로 터진 곳에 이런 비경이 숨어 있다니."

    "자연훼손이 적은 만큼 숲은 원시자연의 냄새로 가득해. 솔향기는 은은하고 흙냄새는 구수하고…. 천연송림으로 융단을 깐 숲길 어디든 발길이 닿는 곳마다 마음의 안식처가 되는구나.”

    서해를 바짝 끼고 솔숲 사이로 끝없이 이어진 길. 행여 심심하지 않을까 생각하면 오산이다. 곳곳에서 불쑥불쑥 나타나는 재미난 아이템이 줄줄이 이어진다. 과연 뭘까?

    “‘삼형제바위’가 바로 이 녀석인가?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삼형제가 어느 날 어머니가 뻘일을 나가 돌아오지 않자 나란히 앉아 어머니를 부르다 앉은 채로 죽어 바위가 됐다는 전설이 전해진다는. "

    "한 스님이 나무열매를 따다가 떨어졌다는 ‘중떨어진 앙뗑이’ 절벽은 사연이야 어쨌든 해학적인 이름에 웃음이 안 날 수가 없겠어.”

    당봉(만대) 전망대부터 해안을 따라 두 나무가 서로 얼싸안은 부부소나무 등 줄줄이 이어진 사연들에 흥미도 더해가지만 난관도 따른다. 하지만 그때마다 해결책은 늘 있다고.

    “오르막과 해변으로 내려서 길이 가팔라지니 장딴지가 뻑뻑해 악소리가 절로 나오네. 그래서 악너머고개인가. "

    "바위틈에서 솟는 약수 맛을 일단 보고 가자. 숨이 차오르는 지점마다 쉼터가 있고 통나무로 의자도 만들어 놓았구나. 의자 몸통에는 유명시인의 시가 적혀 있으니. 잠시 사색에 빠져 시름을 놓아볼까?”

    "숲길은 내내 소나무로 울창하다. 한여름 땡볕에도 그늘을 만든다. 하지만 곳곳에 한국전쟁 당시의 흔적 등 낯선 풍경도 눈에 띈다. "

    “한국전쟁 당시 파놓은 참호와 녹슨 철조망도 눈에 띄는구나. 아직까지 덜 알려진 까닭이겠지."

    "하지만 걸음을 옮길 때마다 늘 코를 찌르는 향긋한 솔향기와 청아한 솔바람 소리, 새소리, 파도소리가 있으니 마음 쓸 겨를이 없겠어. 바닥에 깔린 솔잎융단은 마음까지 더 푸르게 만들어주는 듯해.”

    중간지점에 이르자 자그마한 여섬이 반긴다. 이원방조제 축조 후 제방 안의 이 섬은 육지로 단 하나 남게 됐다는데, 그 이름의 유례도 알고 나니 진지해진다.

    “바위로 둘러싸인 저 섬 있지유? 들물에 유속이 빨라지면 바위를 때리면서 물보라를 일으키는 파도, 참 장관이여. 그래서 외지인도 오면 실컷들 보고 가더라고."

    "이쪽으로 어족도 풍부해서 갯바위 낚시도 그만이여. 낚시하겠다고 찾아오는 강태공도 그래서 많고. 근데, 그 옛날 남을 여(餘)자를 붙여 ‘여(餘)섬’이라 부른 선인들의 예견이 제법 흥미롭지 않은가?”

    해식동굴 용난굴을 거쳐 다시 숲길로 들어서 전망대에 오르면 종착점인 꾸지나무꼴해수욕장까지 금방이다. 이곳에 서면 억눌린 감정이 기지개를 켜는 듯한 소리가 들린다는데?

    “멀리 이원방조제까지 먼 바다를 보고 있으니 가슴이 탁 트이는구나. 그런데 지금 들려오는 파도소리가 참으로 희한해. 와랑와랑~ 거린다고 한다고 해야 할까. 보아 하니 전망대 절벽 아래 수직굴로 치는 파도가 이런 독특한 소리를 내는가 보네.”

    “소리 참 신기하제? 그래서 우리 주민들도 이 해안은 따로 부르는 이름이 있구먼.”

    태안의 안면도 솔향기길에는 소나무와 엄나무, 두릅나무, 소사나무가 군락을 이뤄 산림욕에 좋다. 야생화가 꽃을 피우고 새순이 돋으면 꽃향기와 솔향기에 취해 마냥 해변을 등대 삼아 걷게 됩니다. 기세를 죽인 해가 바다로 빨려들 때쯤이면 바위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 한 그루가 어느새 해를 이고 있습니다. 그렇게 발품으로 고단한 하루의 노고가 해풍에 쓸려 노을에 잠깁니다. 언제부턴가 마음이 먹먹하고 답답해와 당장 가슴 탁 트일 만한 곳으로 훌쩍 떠나고 싶었다면, 솔향기 가득한 안면도로 지금 달려가 보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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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발견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발견

    지역경기도 하남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발견

    • 프롤로그
    • 1.물을 찾아 가자!
    • 2.여름이 아니어도 좋아.
    • 3.자전거를 타자!
    • 4.호수 한 바퀴
    • 5.소소한 일상이라면 빠질 수 없지.
    • 6.오랜만에 심부름
    • 7.돌아가는 길목
    • 8.노을 지는 호수
    • 에필로그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발견

    - 경기도 하남시 -

    경기 중동부에 위치한 도시, 하남시. 북한강과 남한강의 합류지점이 있는 하남은 그 이름에도 물(河)을 포함하고 있으며, 한강이 이 도시를 감싸고 흐르고 있기에 아름다운 위례길이 조성되어 있는 곳이랍니다. 물의 도시 하남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곳은 바로 미사리 일대입니다. 미사리는 원래 한강에 있는 섬이었으나, 이곳에 조정경기장이 만들어지며 육지와 연결되었지요. 물길을 걷거나 자전거를 타면 일상에서의 느껴지는 소소한 행복들을 만끽할 수 있는데요, 그래서 드리는 <트래블아이> 오늘의 미션, ‘미사리에서 마음의 여유를 되찾아라!’

    일상에서의 소소한 행복은 순간순간 지나치기가 쉽다. 하지만 마음에 한 스푼의 여유만 있다면 소소한 행복을 발견하는 일도 그리 어렵지만은 않다.

    “미사리를 가자고? 대낮부터 무슨 카페촌 갈 일 있어?”

    “미사리 카페촌도 좋지만 오늘은 그냥 물길 따라 걷고 자전거도 타려고 해. 물길을 따라 걸으면 어쩐지 스트레스도 풀리고 멀리 여행을 다녀온 것도 아닌데 괜스레 마음에 여유도 좀 생기는 것 같잖아.”

    1988년도 서울 올림픽 때 만들어진 미사리 조정경기장은 아주 특별한 경관을 자랑한다. 경기를 위해 만들어진 2km가 넘는 직사각형의 인공 호수를 감상해 보자.

    “인공 호수에 가 본 적은 많지만, 이런 인공 호수는 처음이야! 반듯한 호수가 마치 물이 닦아놓은 길 같은 모양새를 하고 있어. 호숫가를 거니는 사람들도 많은데?”

    “본래의 목적은 경기장이지만, 조정 경기라는 것이 그렇게 자주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휴양지로 더 각광받고 있는 것이야. 바람도 시원하고, 경치도 아주 좋지?”

    조정경기장을 따라 조성되어 있는 5km 구간의 하이킹 코스는 조정경기장의 큰 자랑거리다. 하이킹을 위해 조정경기장을 찾는 사람들도 많다고 하는데?

    “가족 단위로 오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다양한 종류의 자전거가 준비되어 있었어. 일반적인 이륜자전거에서부터 6인용 자전거까지! 가족 휴양지로서의 면모를 잘 갖추었네.”

    “이렇게 2인용 자전거를 타는 것도 처음인 것 같아. 호수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정말 시원하지 않니? 마음도 편안해지고, 낭만적이기도 해.”

    자전거 도로를 따라 달리고 있으면 다양한 풍경들이 눈에 들어온다.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 뛰어노는 아이들, 아름다운 호수와 조경수, 꽃들, 그리고 조형물들…

    “자전거를 타고 달리니 호수의 풍경이 한층 더 눈에 잘 들어오는 것 같아. 조용하면서도 활기찬 것이, 나도 이 호수를 닮고 싶다는 생각도 드네.”

    “곳곳에 설치 미술 조형물들이 서 있으니 심심하지 않아서 좋아. 자신도 모르는 새에 작품들의 의미에 대해 고민해 보면서 생각도 점점 깊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지 않니?”

    소소한 일상이 피어나는 곳이라면 재래시장이 빠질 수 없다. 삶의 한 가운데에서 고된지 모르고 생계를 꾸려나가는 이들에게서 행복을 찾아본다.

    “바로 집에 가는 것 아니었어?” “아니, 오랜만에 재래시장에 좀 들리려고. 어렸을 때 엄마랑 종종 와본 적이 있는데 근래에는 한 번도 와 본적이 없어서.”

    “마트가 자리 잡은 이후로 재래시장에 와 본적이 없는 것 같긴 하다. 어떻게 변했을까?”

    문득 엄마에게 오늘 저녁 찬거리로 무슨 재료가 필요하냐고 물어본다. 뜬금없어 하지만 어쩐지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이랄까?

    “어렸을 때랑 크게 변한 것은 없는 것 같아. 음, 오랜만에 엄마 대신 장을 좀 봐가야겠다. 어렸을 때 이후로 심부름은 안 해봤는데, 어쩐지 오늘은 심부름도 기분이 좋은걸?”

    “그럼 나도 심부름 좀 해야겠다. 별 것 아닌 일에도 어쩐지 뿌듯한 마음이 드는 데? 이것이야 말로 소소한 행복인가?”

    자전거를 끌고 돌아가는 길목에 머무는 석양이 아름답다. 일상에서의 소소한 행복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해가 저물고 있어. 이제 집으로 돌아가자.”

    “응, 좀 걸으며 가는 게 어때? 노을이 머무는 이 시간을 좀 더 바라보고 싶어. 호숫가에도 지금처럼 노을이 내려앉았겠다. 시간의 변화도 이렇게 자세히 바라보니 정말 아름다운 순간이었구나. 난 왜 이제야 알았을까.”

    노을과 함께 보는 호수는 낮에 보는 호수보다 훨씬 더 잔잔하고도 강렬하다. 잠시 노을 지는 호수의 모습을 감상해 보자.

    “물결이 황금빛에서 붉은빛으로 바뀌어가고 있어. 멀리서 보는 호수와 가까이서 보는 호수의 모습도 정말 다른 것 같아. 하늘의 빛깔로 반짝이는 잔물결을 보고 있으니, 내 마음도 물에 함께 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어.”

    “호수 가에 앉아 말없이 수면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거야.”

    <트래블아이>와 함께 미사리 한 바퀴를 돌아보는 동안 마음이 한껏 여유로워졌을 것 같습니다. 한 때 하남을 대표하는 이색 명소였던 미사리 카페촌은 이제 음식점들이 모여 있는 외식 명소이기도 하다고 합니다. 넓은 조정경기장과 생태공원을 둘러보며 지쳤다면, 이곳에서 휴식을 취한 뒤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추억과 낭만이 서려 있는 곳, 그리고 마음이 편안해 지는 곳 미사리. 아날로그 감성에 젖어보고 싶은 날에는 미사리를 찾아 힐링해 보시는 것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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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강에서 동심을 찾다

    동강에서 동심을 찾다

    지역강원도 정선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동강에서 동심을 찾다

    • 프롤로그
    • 1.산골마을로의 초대
    • 2.동심으로 돌아가 볼까?
    • 3.발아래 펼쳐진 동강을 품고오라
    • 4.추억의 열차
    • 5.회암동굴
    • 6.머리가 쭈뼛 서는 추억
    • 7.자연이 만든 거대한 테마파크
    • 8.어린 날의 기억
    • 에필로그

    동강에서 동심을 찾다

    - 강원도 정선군 -

    운동회를 기다리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려 봅니다. 비가 내리지 않기를 작은 두 손을 모아 기도를 하고 잠이 들던 그 때를 말입니다. 정선의 날씨가 화창해지면 정선의 짜릿함을 느끼기 위한 인파들이 삼삼오오 모여듭니다. 위로는 정선의 드높은 하늘을 벗 삼고 발아래에는 푸르른 동강을 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동심으로 돌아가 환한 웃음을 지을 수 있는 곳, 강원도 정선 산골마을에서 맛보는 짜릿함! <트래블아이>가 제안하는 오늘의 미션!‘동강에서 동심을 되찾아라’입니다.

    생강나무 꽃에서 알싸한 향이 퍼지면 초봄을 반기는 따뜻한 기운이 마을 전체로 스며든다. 언제나 그렇듯 마을 어귀에서 풍기는 향기는 할머니 댁의 냄새처럼 정겹다.

    “흐음, 알싸한 향이 은은하게 나는 것 같아. 저 꽃에서 나는 냄새일까요? 이 나무 시골에서 본 것 같아. 이름이 뭐였더라?”

    “바로 생강나무! 김유정의 소설 <봄봄>에 등장하는 동백꽃이 바로 이 생강나무지. 강원도 정선아리랑에도 등장하는 싸리골 올동백도 마찬가지야.”

    어린아이처럼 환하게 웃어본 일이 언제던가 까마득하다면 주저 말고 정선으로 오라. 산골마을에서 펼쳐지는 익스트림 스포츠 그 자체만으로도 환한 웃음꽃이 만개한다.

    “정선은 친구들끼리 오는 것도 재미있는 것 같아.”

    “그래 맞아. 특히 정선에서 즐길 수 있는 익스트림 스포츠는 친구들끼리 즐기기 더 없이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지. 익스트림을 즐기는 사람들은 마음껏 소리도 지르고 웃으면서 돌아가는 게 아닐까?”

    고공을 걷는 기분이 구름 위를 걷는 기분과 같을까? 동강이 내 발아래 있다니 고소공포증도 잊어버린다.

    “야야, 잠깐만. 바닥이 훤하게 뚫려서 조금은 무서운 것 같아, 마치 공중에 매달린 기분이랄까?”

    “이게 스카이 워크의 매력이라니까! 진정하고 아래를 내려다 봐. 한반도 지형과 동강이 발아래 펼쳐져 있단 말이야. 여기가 바로 명당자리 아니겠어?”

    25년간 서민들과 희노애락을 함께 한 비둘기호 열차는 4년 전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그 대신 이제 통일호열차가 대신한다.

    “이곳 사람들은 아직도 이열차를 ‘아리랑열차’또는 ‘꼬마 열차’라고 부르네요. 서서 가도 결코 짜증스럽지가 않은 게 풍경을 아주 느긋하게 즐길 수가 있어서일까요?”

    “맞아. 차창밖에 펼쳐지는 기암절벽의 산봉우리와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이는구나. 이 맑고 깨끗한 시냇물을 보고 있노라면 불편하다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하겠어.”

    웃음으로 한발 이야기로 두발로 내딛는 정선 익스트림 스포츠의 메카 레일바이크. 레일바이크는 오늘도 또 하나의 사랑을 싣고 달린다.

    “고공에서 소리를 질렀더니 이제 좀 어지러운 것 같아. 좀 쉬면서 정선을 느낄 수 있는 곳은 없을까?”

    “왜 없어. 정선하면 레일바이크! 몰라? 철길 옆으로 개울이 흐르고 나무냄새 가득한 숲을 통과하다보면 어느새 종착역에 도착해 있을 거야. 단, 레일바이크의 기초체력은 필수라고!”

    정선에서는 동강을 발아래 품는 짜릿함 이외에도 이색적인 공포가 짜릿함을 더해준다. 어린 시절 무서운 마음에 화장실을 못가고 발만 동동 구르던 그때가 생각난다.

    “힘차게 페달만 굴렀더니 온몸이 후끈후끈하다. 그리고 아까부터 고소공포증 있다고 카메라만 들고 다니던 쟤를 위한 체험은 뭐 없어?”

    “당연히 있지! 여름이면 어떤 것보다도 인기가 많은 공포 체험! 서늘한 화암동굴에서 손전등만 들고 약 1시간 30분간 귀신들과 한바탕 소동을 벌이다보면 등골이 서늘해진다고.”

    구름 위를 걷거나 하늘을 날아보는 것. 등골이 오싹한 기억과 낭만 가득한 여유 모두 자연이 만들어 놓은 지형을 이용하여 자연 속으로 돌아간 기분이 드는 것이 아닐까?

    “이것저것 하고 나니 벌써 날이 어둑어둑 해졌어. 하루가 어떻게 지나 간지 모르겠네. 마치 놀이동산 다녀온 것 같아.”

    “오늘 제대로 통하는데? 자연이 만들어 놓은 공간을 새롭게 꾸며 더 새롭고 특별한 게 아닐까 싶어. 바람, 공기, 하늘을 여기만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놀이동산이 있을까?”

    일기장을 펼쳐보면 늘 그렇듯 오늘 하루도 마지막 멘트는 “오늘 하루 참 즐거웠다.”로 끝나지 않을까?

    “왠지 오늘 하루는 미뤄뒀던 일기장을 꺼내서 하루를 마무리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야. 늘 SNS에 실시간으로 간단한 기분을 남겼다면 오늘은 먼지 쌓인 추억 좀 들춰봐야 겠는걸?”

    “그리고 일기의 마지막은?” “오늘 하루 참 즐거웠다~ 끝!”

    목청껏 소리를 지르고 잇몸웃음 환하게 만개하며 하하하 호호호 소리를 내어 웃다보면 금세 하루가 지나갑니다. 일상생활에서 잠시나마 쉼표를 찍고 싶다면 혹은 어른으로의 삶에 지쳐있다면 과감히 동심으로 돌아가 보는 것도 좋습니다. 그곳에서 어린 시절 당신의 모습이 저만치에서 환하게 손을 흔들고 있을지도 모르니 말입니다. 사랑하는 그 누군가와 함께라면 언제나 즐겁고 신나는 곳 정선. 아이처럼 환하게 웃는 모습을 사랑하는 이의 눈동자에 담을 수 있는 정선으로 떠나보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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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이 피어날 것 같은 고을

    꽃이 피어날 것 같은 고을

    지역경상북도 봉화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4-09-26 호감도

    꽃이 피어날 것 같은 고을

    • 프롤로그
    • 1.말 그대로 ‘환상’열차
    • 2.전국에서 가장 작은 대합실
    • 3.애환을 담다
    • 4.용의 갓
    • 5.출렁, 생명줄 같은 다리
    • 6.숲의 비밀스런 공간으로
    • 7.잠시 식혀가는 곳
    • 8.정감가는 먹거리
    • 에필로그

    꽃이 피어날 것 같은 고을

    - 경상북도 봉화군 -

    경상북도 봉화는 오염되지 않은 산림과 그 자연 경관의 화려함이 유명한 고을입니다. 전통과 문화가 잘 알려지지 않을 만큼 외진 지역이라 하는 봉화에서 또 한 번 고지로 들어섭니다. 접근하기도 힘든 외진 마을에, 근대적인 향수가 물씬 풍기는 승부역이 가만히 기다리고 서 있습니다. 소설 속에서나 나올 법 한 오래된 간이역인 이곳으로 철도여행을 떠나볼까 합니다. 오늘의 <트래블아이>미션은 ‘작은 간이역에서의 사소한 여행으로 커다란 추억을 찾아 떠나라!’입니다.

    승부역 근처, 낙동강을 따라 내려가면 ‘눈꽃마을’이 나온다. 실존하지 않는 마을이라고 하는데, 왜 표지석이 서 있을까?

    “겨울에만 나타나는 마을이라구요?” “그래, 눈꽃마을은 눈이 쌓여 새롭게 만들어지는 경치가 사람이 사는 마을같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란다.”

    “와, 그러면 그 때 찾아오는 사람들이 눈꽃마을의 주민들이 되는 거네요!”

    태백산맥을 넘고, 둘러가는 영동선의 간이역은 이곳 뿐만은 아니다. 하지만 그 규모가 가장 작다고 알려진 승부역. 과연 이곳에서는 어떤 추억거리를 만들 수 있을까?

    “꿈속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드는 역이예요. 이 작은 대합실에 있으니 작은 세상에 혼자 떨어진 기분이 들어요!”

    “작다는 이유 때문에 유명한 곳이 아닌 것은 확실한 것 같구나. 승부역이 엽서에 적혀있는 글은 애잔함과 따스함이 느껴지지 않니?”

    이 험난한 산골에 지어진 철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애환이 담겨있을지 생각해보면 그 슬픔이 아득하다.

    “이런 척박한 지형에 아슬아슬하게 지어진 철도를 건설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땀과 눈물이 들어갔을까요?”

    “그들의 애환을 위로하고, 이 역을 찾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애환을 전하기 위해, 이승만 대통령의 친필이 남은 기념비가 세워져 있단다.”

    우거진 나무들 사이로 고개를 빼꼼 내밀고 있는 용머리를 닮은 바위가 보인다. 곧 용이 하늘로 승천할 것만 같은 절경이다.

    “깎아지른 절벽과 그 아래에 잔잔하게 흐르는 강물까지, 누구나가 탐낼만한 안식처가 아닐까 해요.”

    “하지만 접근성이 좋지 않았던 옛날에는 귀향을 오는 곳이었다고 하는구나. 그 중 절출장군이 저 바위에 ‘용관’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해.”

    승부현수고는 승부마을과 승부역을 이어주는 ‘출렁다리’라고 불린다. 지금 재건설되어 있는 다리 말고, 원래 목교였던 예전이 궁금해진다.

    “출렁출렁, 발을 올리니 다리가 살짝 흔들리는 느낌이 너무 좋아요. 출렁다리라는 별명이 정말 잘 어울리네요.”

    “역과 연결된 다리가 두 개인데, 하나는 차량통행이 가능한 무명교란다. 저 다리에게 이름을 한 번 지어보겠니?”

    열차가 다니는 터널을 이렇게나 가까이서 볼 수 있다니! 산 중턱을 깎아내고 들어선 레일을 보니 그 시절 기술이 참 궁금해진다.

    “승부역에서 이어져있는 자연을 그대로 간직한 길을 따라왔는데, 이렇게나 잘 지어진 터널이 떡하니 나오니 조금 놀라워요.”

    “하지만 자연과 잘 어울려서 시간을 지나온 오래된 터널의 모습이 꼭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보이지 않니?”

    산길을 따라가다 만난 시원한 약수터. 물이 졸졸졸 흘러나온다. 이 시원한 투구봉약수에는 신비한 전설이 있다던데?

    “임진왜란 때, 의병들이 후퇴를 하던 중에 이곳에 다달았단다. 위장병에 걸리고 옻이 올라 고생하던 병사들은 이 투구봉약수를 마시고 바르자 병이 나았단다. 그리고 그들은 이 힘을 빌어 전투에서 승리햇다고 하는구나.”

    “정말 말 그대로 신비의 약수군요!”

    맷돌이 돌아가는 소리, 토동 콩이 맷돌 안에서 갈리며 내는 사각사각 하는 소리가 정겹게 느껴진다.

    “건강한 음식이 많은 곳이네요. 메밀, 송이, 감자 등등. 승부 먹거리 장터 음식들은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기분이에요.”

    “지역의 대표음식이 빠진 여행은 서운하지! 봉화의 특산물을 이곳 승부 먹거리 장터에서 즐기면, 봉화여행의 화룡점정이 된단다.”

    승부역의 앞 광장에는 시 한편이 쓰여 있습니다. 하늘도 세평 / 꽃밭도 세평 / 마당도 세평이다 / 영동의 심장이요 / 수송의 동맥이다 / -시기미상의 한 역무원. 담담하게 승부역에 대한 이야기를 읊어놓은 이 시는, 작고 소박한 역, 승부역에 대한 그의 자부심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그가 남긴 이 시는 승부역의 감성적인 매력을 물씬 풍기는 하나의 관광 명물이 되었답니다. 여러분은 작은 간이역 승부역에서, 어떤 시를 쓰게 될까요? 그것은 커다란 추억이 되어 앞으로의 인생에도 감동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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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깨춤이 절로 나네

    어깨춤이 절로 나네

    지역경기도 평택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어깨춤이 절로 나네

    • 프롤로그
    • 1.땅과 함께 숨 쉬는 놀이
    • 2.판굿과 고사
    • 3.흥겨운 가락
    • 4.아슬아슬 버나놀이
    • 5.누가 등장할까?
    • 6.무동 놀이 시작!
    • 7.꽃이 피네
    • 8.아름다운 곡선
    • 에필로그

    어깨춤이 절로 나네

    - 경기도 평택시 -

    북쪽에 화성시, 동쪽에 용인시와 안성시, 남쪽으로는 충청남도와 접하는 경기도 남서부에 있는 도시, 평택. 평택 국제 중앙 시장, 삼봉집 목판, 팽성읍 객사 등 평택에서 보아야 할 것들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하나를 꼽으라면 역시 평택 농악을 꼽아야 할 것입니다. 귀를 때리는 꽹과리 소리와 흥겨운 소고 소리, 구성진 태평소 소리가 한 데 어우러져 나오는 농악은 언제 들어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입니다. 평택 농악은 지방 농악 중에서도 특별한 것이라고 하니, 한 번 들어봐야겠지요? <트래블아이>가 제안합니다. ‘평택 농악을 즐겨라!’

    소샛들을 끼고 있는 평택은 농경문화가 발전한 곳. 평택 농악은 평택시 팽성읍 평궁리를 중심으로 웃다리 농악과 평궁리 두레농악이 결합된 형태다.

    “하루 종일 땀 흘려 일하는 것만이 좋은 것은 아니야. 흥겨운 농악을 통해 의욕을 북돋웠기 때문에 농사를 더 잘 지을 수 있지 않았을까?”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예로부터 농사를 많이 지어 왔던 고장이기 때문에 농악이 발전할 수 있었군요? 그야말로 땅과 함께 숨 쉬며 발전해 온 놀이네요.”

    평택 농악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간단한 상식을 먼저 알아두는 것이 좋다. 대표적인 두 가지의 순서는 바로 판굿과 고사. 알기 쉬운 말로 배워 볼까?

    “판굿은 기예를 보여주기 위해 벌이는 풍물놀이야. 여러 가지 놀이와 함께 농악대가 진을 짜서 움직이는 진풀이가 펼쳐지지. 평택 농악에서는 무동놀이가 유명해."

    "고사소리는 비나리라고도 하는데, 말 그대로 복이 오기를 비는 소리라는 뜻이야. 현재 평택 농악의 기능 보유자인 최은창은 현존하는 최고의 비나리꾼이란다.”

    평택 농악은 꽹과리, 북, 징, 장구, 소고, 태평소 등을 중심으로 하여 10여 가지의 가락이 빠르고 변화무쌍하게 변주하는 것이 특징. 그 소리를 한 번 들어볼까?

    “자, 귀를 잘 기울여 보렴. 평택 농악의 가락은 맺음이 분명한 겹가락을 많이 쓰기 때문에 아주 경쾌한 편이지. 평택 농악의 자랑 중 한 가지로 이 빠른 가락에 맞춰진 화려한 진풀이와 고사소리도 꼽아 볼 수 있단다.”

    “저도 모르게 어깨가 들썩여지는데요? 가락에 맞춰 덩실덩실 춤을 춰야 할 것 같아요!”

    ‘버나’는 곡물을 거르는 데 쓰는 체를 돌리기 쉽도록 가죽으로 만든 것. 버나놀이는 농악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것이지만 평택 농악의 버나놀이는 한층 더 아슬아슬하다?

    “마치 접시돌리기 같은데요? 어휴, 버나가 떨어질 까봐 심장이 두근두근해요. 어라? 잠깐만! 버나를 공중에 띄운 채로 뛰고, 돌고, 재주까지 넘고 있어요!”

    “하하, 눈을 가리면 공연을 제대로 볼 수 없잖니. 피나는 연습을 거친 공연이니 안심해도 좋아. 평택 농악은 언제 만나도 볼거리가 정말 풍부하구나!”

    평택 농악에는 가장한 인물들이 재담을 주고받는 ‘잡색놀이’는 존재하지 않으나, 무동과 사미, 양반, 농부 등의 잡색들이 등장한다. 각각의 차림새를 살펴볼까?

    “양반과 농부는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수염을 붙이고 갓을 쓴 인물이 양반, 흰 바지저고리에 삿갓을 들고 있는 인물이 농부지요?”

    “맞아. 무동은 노랑 저고리에 붉은 치마를 입고 남색 쾌자를 걸친 아이들로 총 일곱 명이 등장해. 흰 옷을 입고 고깔을 쓴 것이 사미인데, 어린 중을 의미하는 말이지.”

    평택 농악은 우리나라 풍물의 맥을 이어오는 중요 무형문화재이다. 그 중에서도 무동과 사미가 등장하여 펼치는 무동놀이는 단연 뛰어난 볼거리.

    “어른의 어깨 위에 아이들이 올라섰어요! 아직 어린 아이들인데 정말 대단해요.”

    “저것을 동니라고 부른단다. 어른들이 원형 대열을 맞추어 달리고 있는데도 자세에 흐트러짐이 없지? 하지만 동니는 시작일 뿐이야. 동니받기에 동거리까지 보면 아마 기절할 걸?” “동니받기? 동거리? 동니가 끝나기 전에 어서 알려주세요!”

    동니받기는 동니를 하고 있는 무동에게 사미를 더 안기게 하는 것, 던질사위는 동니를 하고 있는 사람이 무동을 머리 위로 올린 다음 다른 동니에게 무동을 던져주는 것.

    “세상에, 저게 정말 제 키의 반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꼬마들이 펼치는 묘기가 맞나요?”

    “얼마나 많은 연습을 했겠니. 판 위에 알록달록한 꽃이 핀 것 같지? 앞뒤곤두는 어른의 어깨 위에 어른 한 사람이 더 올라서고, 그 위에 다시 사미나 무동을 세우는 것을 말하고, 동거리는 이 3무동을 세운 상태에서 무동 두 명을 양 어깨 위에 하나씩 더 세우는 거야.”

    이렇게 볼거리가 많은 평택 농악이지만, 기억에 가장 많이 남게 되는 것은 상모 끝자락에서 돌아가는 한지의 유려한 곡선. 어떤 모습인지 들어보자.

    “넘실넘실, 모자 끝에서 한지가 춤을 추는 것 같아요. 마치 하얀 학 한 마리가 우아하게 날아가는 것 같은 모양새인걸요?”

    “아주 좋은 표현이야. 상모돌리기를 주제로 글을 한 편 써 봐도 좋겠는 걸? 징소리와 북소리가 더해지니 한 폭의 그림을 보는 것 같기도 하구나.”

    화려함 속에 소박함이 공존하고 있는 평택 농악. 어느 농악에서나 그러하듯이, 관중들과 함께 어우러져 한 바탕 신명나게 노는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납니다. 즐겁게 공연을 보는 것도 좋지만, 이 전통을 지키기 위하여 수 년 간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는 사실 또한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앞으로 수 십 년도, 그리고 수 백 년도 더 이런 아름다운 공연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평택 농악의 아름다움에 반하셨다면, 우리 전통 놀이 문화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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