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아래서 베짜는 사람들
- 충청남도 서천군 -
달빛 아래서 밤늦도록 베틀로 모시를 짜던 모습에서 과거의 내 어머니를 보았다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모시는 우리나라 여인의 고단한 삶을 대표하기도 하고, 어려웠던 시절 고향의 상징적인 모습이기도 합니다. 충남 서천의 달고개모시체험마을은 한산세모시의 전통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마을입니다. 그렇기에 모시마을은 일상에 지친 우리들에게 때로는 어머님의 품 같은 포근함과 고향을 잊고 지내는 많은 사람들에게 아직도 푸근함으로 다가섭니다.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 바로 ‘달고개모시마을에서 푸근한 옛정을 느껴라!’입니다.
마을은 겉으로 보기엔 그저 평범한 농촌마을이지만 마을에는 오랜 세월 어머니의 손을 타고 내려온 한산모시의 유구한 전통을 간직하고 있다.
“떡, 차 등 모시를 넣은 먹거리는 빼놓을 수 없지! 영양가도 일품이라고.” “그 전에 들은 모시풀을 베는 모시매기, 모시짜기 등 모시 제작과정에 참여해보는 건 아주 기본이야.”
“맞아. 한산모시를 '세(細)모시'라고 부르는데서 그 까다로움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으니까.”
모시는 잠자리 날개라는 표현을 썼을 만큼 가늘고 섬세한 옷감이다. 모시에 1000년이라는 아주 오랜 역사만큼 전해지는 유래 또한 신비롭다.
“모시의 역사는 언제 시작된 걸까?” “백제 때 어느 노인이 현몽을 하고 건지산 기슭에서 모시풀을 발견한 것이 시작이라지?”
“삼국시대부터 발달해온 자연섬유로구나!” “한산 모시를 고려시대에는 명나라에 공물로, 조선시대에는 진상품으로 올렸다고 해.”
머리카락 굵기의 수천 가닥 모시실에 붓질을 해대면 금세 빤질빤질해진다. 이게 바로 모시실에 풀 먹이는 작업. 그런데 이때 붓끝에 묻힌 것이 범상치가 않다!
“이거? 콩가루를 물에 갠 콩풀이구먼. 모시는 밭에서 잘라낸 줄기를 햇볕에 말려 태모시를 만들고, 태모시는 치아로 깨물어 머리카락 굵기 정도로 쪼갠 뒤 무릎에 비벼 잇고, 풀을 먹여 이 모시실을 빳빳하게 만드는겨. 내가 만든 모시는 한 필에 200만원은 족히 가지.”
“와~ 손수 이렇게…. 들인 시간과 정성만큼 정말 빛이 나는군요!”
이곳은 모시짜기 기능보유자가 많아 귀중한 우리의 전통모시 제작 과정을 지켜보는 건 기본. 하지만 이 마을에는 모시를 테마로 한 여러 가지 체험 거리들이 준비돼 있다.
“저기서 모시차, 모시 부침개와 모시빵까지 다양한 모시음식 만들기를 해볼 수가 있겠어.”
“음… 나에게는 좀 어려워보이는데? 나는 요리는 좀 젬병이라. 좀 더 손쉽게 할 수 있는 건 없을까?” “그렇다면 모시 핸드폰줄 만들기에 도전해보는 건 어때?”
모시장인이 만든 모시옷을 직접 입어보면 대량생산된 요즘 옷감과 얼마나 다른지 확연히 느낄 수 있다.
“세 군데의 모시체험장에서 직접 모시풀을 베어 모시매기, 모시짜기 등 모시제작 과정에 참여할 수 있어!”
“에이~ 중간과정이 빠졌잖아! 천연염색까지 거쳐서 내가 만든 모시옷을 입어봐야 진짜 체험이지!”
모시체험마을의 또 다른 재미는 바로 한과나 모시송편 만들기가 아닐까? 모시잎을 이용해 만드는 음식은 손이 많이 가고 정성이 들어간다는 점에서 모시짜기와 흡사하다.
“짧은 시간 안에 저 튀겨진 잡곡들을 꿀에 버무려야 해요. 적당하게 굳을 때까지 밀대로 평평하게 편 다음에는 잘라내는 것까지가 오늘 체험의 마무리이죠.”
“갓 만들어진 한과를 맛볼 수도 있는 거죠?” “물론이죠. 한과 만드는 재미에 먹는 재미까지 더해진 최고의 전통체험이 바로 이거예요!”
해가 질 무렵 마을을 둘러싼 작은 산책로를 걷다가 밤이 깊어 달이 점점 밝아오면 그제야 왜 이 마을이 달고개모시마을인지 알게 된다.
“이 땅 위에 오로지 달빛과 우리밖에 없는 듯해. 평평한 땅을 가진 이 마을은 그야말로 아무 것도 걸릴 것 없이 없구나.”
“온몸으로 달빛을 받아봐. 달빛에 흠뻑 취하노라면 저 멀리에서 물오리떼가 날아오르는 소리가 들려오지. 옛 이름 그대로 ‘달이 뜨는 고개’에 자리 잡은 마을이로구나!”
장인정신과 혼이 깃들어 있는 한산모시의 우수성을 재인식시키기 위해 마련된 한산모시관 외에도 이 마을은 아름다운 명소가 즐비해 더욱 맘에 든다.
“갈대밭이 여기서 금방이라지? 전국에서 손꼽히는 철새도래지인 금강하구를 끼고 있어 각종 볼거리와 체험거리도 넘쳐난다고.”
“마을의 곳곳에 숨어있는 지명의 이름과 유래, 마을의 전설을 보물찾기 하듯이 직접 찾아다니며 마을지도를 완성하는 생태지도 만들기도 함꼐 해보면 좋겠다!”
충남 서천군 화양면의 이 마을 문턱엔 지금 ‘달고개모시체험마을’이란 커다란 간판이 붙어 있습니다. 너른 평야와 일제강점기 때부터 사람들깨나 끌어모았다는 수려한 산수 경관까지 갖춘 이곳은 누구나 알아주는 서천 명물의 집산지였으니 바로 한산모시입니다. 한산모시는 전국을 통틀어서도 서천을 따라올 데가 없습니다. 그만큼 이 지역 으뜸 모시에 들이는 정성과 노력은 감히 흉내 낼 수도 없습니다. 그래도 무궁무진하게 쏟아져 나오는 체험거리를 통해 이 마을은 우리에게 고향집처럼 정겹고 푸근한 마음과 정을 내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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