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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련한 백련의 아름다움

    초련한 백련의 아름다움

    지역전라남도 무안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초련한 백련의 아름다움

    • 프롤로그
    • 1.향기가 닿다
    • 2.꽃마을
    • 3.연화세계
    • 4.꽃들의 수다
    • 5.연꽃 사이를 탐하다
    • 6.연꽃이 솟아오르다
    • 7.온 세상의 기운
    • 8.연꽃의 향기
    • 에필로그

    초련한 백련의 아름다움

    - 전라남도 무안군 -

    초련히 피어난 꽃은 그 자태에서 순수함이 묻어납니다. 하지만 연꽃은 조금 다릅니다. 진흙 속에서 위태로운 뿌리를 두고 고고한 꽃을 피어내는 모양새가 애처롭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은 어디에도 비할 수 없을 만큼 멋진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일까요? 연꽃이 마을을 모두 감싼 전라남도 무안의 백련지 마을에 가면 황홀함과 동시에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다고 하네요. 흰 연꽃이 가득히 치어 장관을 이룬 여름의 무안! 오늘의 <트래블아이>미션은 '백련지마을의 아름다움에서 생명의 힘을 느껴라!'입니다.

    어디선가 맑은 꽃향기가 풍겨온다. 달콤하거나 향기로운 보통 꽃의 향기와는 다르다. 향기가 맑다니! 과연 어떤 꽃일까?

    “전남 무안은 슬픈 역사가 가득한 곳이라고 들었어. 일제시대의 슬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무안에는 어떤 슬픔이 남아있을까?”

    “글세, 이렇게나 맑은 향기가 풍겨오는 곳에 다다르면 그런 걱정은 사라질 거야. 눈물로 만들어진 역사의 흔적 속에서 희망을 찾아보라구!”

    다 돌아보려면 족히 한 시간은 걸릴 것 같다. 흰 꽃이 피어나기 시작한 초여름의 꽃마을은 푸른 연잎의 기세가 대단하다.

    “50여년전, 연꽃을 심은 후 12마리의 학이 내려앉는 꿈을 꾸었다는 전설이 있는 마을이야. 몇 그루도 되지 않던 연꽃이 어떻게 이렇게나 많아질 수 있는 것일까?”

    “연꽃은 ‘다산’을 상징한다고 하잖아. 이렇게나 좋은 번식력이라도 이곳의 정성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긴 하겠지만 말이야.”

    세상에, 이렇게나 뽀얀 빛이 풍겨오는 꽃이 있었다. 희고 고운 백련이 군락을 이룬 이곳은 마치 천상에 온 것 같다고 해야 할까?

    “꽃이 피기 시작하는 초여름을 지나 연꽃이 가장 환하게 피어나는 여름이 되면 이곳에서 축제가 열린다고 해!”

    “축제가 열리지 않아도 이렇게나 화려하고 웅장한 백련지 마을을 더 실감나게 즐길 수 있겠구나! 과연 어떤 프로그램으로 진행될까?”

    마치 꽃들이 시시콜콜 수다를 떠는 것 같다. 고요한 바람소리만 흐르는 이곳이지만 허전하지 않은 무언가가 가득 차 있는 듯하다.

    “원래는 배를 타고 노는 조그만 저수지 이었다고 해. 일제가 남긴 아픈 흔적으로 남을 뻔 했던 저수지가 이렇게나 멋지게 변신했어!”

    “필요해 의해 만들어지고, 필요가 없어진 채 버려졌지만 이렇게 연꽃을 피워낸 아름다움이 남았다니. 연꽃이 피워낸 것은 꽃 뿐만이 아니라 희망이 아닐까?”

    연잎 사이로 살짝 고개를 내민 연꽃은 다가갈수록 그 자태에 점점 더 빠져들게 된다. 물방울이 고이는 연잎을 보며 슬쩍 미소 짓는 것 같다.

    “저수지에 작은 배를 띄워 노를 저어가면 물살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연잎들이 참 인상적이야. 연잎이 만들어 낸 길을 지나다니! 멋있지 않아?”

    “연잎들만의 세상인 것 같지만, 이렇게 그 속으로 들어오니 직접 연꽃의 생생함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어!”

    늘 물에 떠 있는 연꽃만 보았는데, 이렇게 키 높이만큼 솟아오른 연잎은 처음이다. 이 연꽃들은 어떻게 자라난 것일까?

    “꼭 만화 속에서 연잎을 우산처럼 쓰고 다니는 캐릭터들이 생각나. 만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줄 알았는데 실존한다니 너무 놀라워!”

    “하긴, 사람 키만 하게 자란 연잎들은 이곳 무안의 토양이 얼마나 비옥한 황금의 땅인지 앞장서서 확인시켜 주려는 것이 아닐까?”

    회산(回山)마을은 모든 기운이 뭉쳐진 것 같다. 아름다움, 건강함, 그리고 여유까지 모든 것을 느낄 수 있는 이곳의 이름이 참 잘 어울린다.

    “조그만 저수지에서 시작 된 연꽃은 50년이 지난 지금 동양 최대의 백련 자생지로 각광받고 있다고 해.”

    “노력과 정성이 모인 것이지. 백련의 생명력도 대단하지만 무안의 사람들이 앞장서서 키워 낸 연꽃들은 이제 그들에게 산업적 발전이라는 보답을 하고 있다고 해.”

    연꽃 차 한 잔에 마음이 포근하다. 백련의 맑은 향기만큼이나 그 독특한 풍취를 한 모금 마시면 눈앞에 다시금 백련지 마을이 펼쳐진다.

    “무안에서 생산된 ‘하늘백련’이라는 브랜드에서는 어떤 것을 만들고 있을까?”

    “물론 연을 활용한 것이겠지! 연잎쌈밤, 연꽃차를 비롯해 연꽃마을의 제품은 전국으로 팔려가고 있다고 해. 뿐만 아니라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새로 생긴 숙박시설도 이용할 수 있어서 연꽃의 황홀함을 마음껏 느낄 수 있게 되었어!”

    예로부터 풍요와 다산을 상징한다고 하는 연꽃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아주 친근한 꽃입니다. 가까운 사찰에만 가더라도 한 번 정도는 빠짐없이 보게 되는 연꽃. 수줍은 듯 연잎의 보호를 받으며 조심스럽게 피어난 연꽃은 많은 이들에게 행복한 웃음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전라남도 무안의 백련지 마을에서 희고 깨끗한 자태를 뽐내는 백련을 만나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백련의 수려함과, 끝없이 펼쳐진 백련마을의 연꽃들에게서 황홀함과 생명력의 기운을 느끼고 돌아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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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청동·인사동 골목 투어와 별미

    삼청동·인사동 골목 투어와 별미

    지역서울특별시 종로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삼청동·인사동 골목 투어와 별미

    • 프롤로그
    • 1.삼청동 밤길을 걷다
    • 2.삼청동 돌담길을 걷다
    • 3.삼청동, 그 소박함
    • 4.로드숍을 구경하는 재미
    • 5.층층계단 올려다보며
    • 6.벽난로와 통기타가 있는 삼청동 레스토랑
    • 7.음식을 기다리는 행복
    • 8.인사동 똥빵&쌈지길
    • 에필로그

    삼청동·인사동 골목 투어와 별미

    - 서울특별시 종로구 -

    눈 내리는 삼청동은 멋있습니다. 하지만 삼청동은 눈이 내리지 않아도 멋있는 동네입니다. 특히 겨울이면 삼청동은 색색깔의 전구와 아기자기한 로드숍들로 볼거리를 자랑합니다. 삼청동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걸어보고 싶은 매력적인 거리임은 분명합니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추운 삼청동 거리라도 더욱 즐겁게 걸을 수 있을 것입니다. 삼청동은 명동이나 인사동에 비해 더욱 정돈된 느낌을 주는데, 이는 이곳의 먹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은 바로 ‘삼청동 골목과 우아한 저녁식사를 즐겨라’입니다.

    지하철 3호선 안국역에 내리면 삼청동으로 가는 길에 들어설 수 있습니다. 야트막한 돌담이 있는 집과 가게를 지나 걷다보면 어느새 삼청동의 분위기에 젖습니다.

    “삼청동의 고즈넉한 풍경은 바로 이런 돌담길에서 느껴지는 것 아닐까?”

    “나도 그렇게 생각해. 삼청동은 아무리 사람이 많아도 이러한 친숙함 때문에 마음이 정돈되는 느낌이 드는 것 같아.”

    서울에는 여러 돌담길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삼청동 돌담길은 보기 좋고 걷기에도 좋다. 찬찬히 걷다보면 돌담길이 말을 거는 듯 하다.

    "삼청동 돌담길을 걷는 건 처음인 것 같아. 그렇지 않아?"

    "응. 이런 돌담길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거겠지? 아늑하고 정감있는 삼청동, 정말 좋다."

    삼청동 골목의 특징 중 하나는 소박함이다. 화려한 간판도 네온사인도 눈에 띄지 않지만 그래서 더욱 마음을 차분히 해주는 삼청동, 외국인이 많이 찾는 이유다.

    “마치 처음부터 저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말없이 빛나는 전구를 봐.”

    “밤에 보니 더욱 멋있는 것 같아. 짚 장식과 조그만 벤치가 더욱 운치있게 느껴지네.”

    삼청동 골목에는 서울의 여러 ‘핫 플레이스’와 마찬가지로 많은 로드숍들이 영업중이다. 밤이 되면 불빛 때문에 더욱 빛나는 로드숍을 천천히 구경해보자.

    “로드숍은 밖에서 볼 때 더욱 멋있는 것 같아. 네 생각은 어때?”

    “나도 그렇게 생각해. 딱히 살 물건이 없어도 물끄러미 바라보는 재미가 있어.”

    개발보다는 보전된 손길이 더욱 잘 느껴지는 삼청동에는 골목골목 좁은 계단이 종종 눈에 띈다. 골목 깊숙이 영업중인 가게는 저마다 맛집으로 손꼽히고 있기도 하다.

    “삼청동에서는 좁은 계단과 골목을 마주할 수 있는 것 같아.”

    “응. 층층이 높은 계단을 올려다보면 과거 이곳의 풍경을 상상할 수 있지. 그리고 골목 안의 식당들은 유명한 맛집인 경우도 많다고 해.”

    삼청동에는 여러 종류의 맛집이 있지만, 연인에게 가장 큰 인기를 끄는 것은 단연 파스타 등 서양식 레스토랑일 것이다. 삼청동에서 즐기는 양식은 더욱 운치있다.

    “벽난로가 있는 삼청동의 레스토랑이라니, 정말 낭만적인 것 같아.”

    “추위에 언 손을 녹여볼까? 활활 타오르는 난로를 보기만 해도 마음이 녹는 기분이야.”

    데이트 후에 먹는 음식은 그 기다림만큼이나 더욱 달콤하기 마련이다. 삼청동을 한 바퀴 돌며 구경했다면 사랑하는 이를 마주보며 우아한 저녁식사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우와, 잘 생긴 종업원이 와서 음식을 친절히 가져다주네. 정말 친절한 것 같아.”

    “삼청동에서 즐기는 둘만의 오붓한 저녁식사이니 마음껏 즐기도록 해. 알았지?”

    삼청동 인근 인사동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는 뭐니뭐니해도 쌈지길일 터. 쌈지길에는 이색 간식인 ‘똥빵’을 팔기도 해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곤 한다.

    “인사동에 와보니 신기한 건물과 간식이 많은 것 같아.”

    “똥빵 먹으며 쌈지길을 걸어보는 것은 어때? 모양이 웃기니 맛도 더욱 새롭게 느껴지는 것 같아.”

    서울 삼청동은 전연령층에 걸쳐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도심 관광지입니다. 최근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도 더욱 잦아졌는데, 이는 아마도 삼청동만이 가진 한국적인 요소들의 매력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드문드문 보이는 기와 집 담벼락과 높고 낮은 기와지붕, 그리고 옹기종기 모여 있는 담장 낮은 집들이 외국인들의 눈에는 큰 매력요소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곳에서 먹을 수 있는 한식 등도 큰 매력으로 작용하는 것이 분명합니다. 겨울기 가기 전에 <트래블아이>가 소개한 삼청동 골목과 맛집에서 연인과 데이트해보는 것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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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명동의 군것질거리

    서울 명동의 군것질거리

    지역트래블투데이 LIST-i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4-12-24

    서울 명동의 군것질거리

    • 프롤로그
    • 1.명동 회오리감자
    • 2.명동 초코딸기
    • 3.명동 소시지
    • 4.김이 모락모락, 계란빵
    • 5.터키가 원조, 케밥
    • 6.따끈따끈 핫바
    • 7.내 영혼의 ‘닭꼬치’
    • 8.오징어가 왔어요
    • 에필로그

    서울 명동의 군것질거리

    - 트래블투데이 LIST-i -

    겨울의 명동은 더욱 반짝입니다. 거리마다 붙어 있는 전구는 휘황하게 빛나고, 명동을 걷는 사람들 얼굴에서도 빛이 납니다. 비록 춥지만 사랑하는 친구 또는 가족과 북적이는 거리를 찾았다는 사실이 사람들을 들뜨게 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겨울 명동을 더욱 반짝이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반짝이는 불빛만큼이나 명동 방문객을 설레게 하는 것 중 바로 이곳의 먹거리, 군것질을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명동에는 물론 많은 맛집이 있지만, 맛집만큼이나 혹은 맛집보다 더욱 인기를 끄는 군것질거리가 많습니다. 비록 시기마다 유행을 타기는 하지만 명동 군것질거리는 한번 입소문을 타면 사람들에게 두루 인기를 끌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올 겨울, 명동에서 맛볼 수 있는 군것질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 ‘사랑하는 사람과 찾아간 명동에서 먹기 좋은 군것질거리를 찾아라’입니다.

    모양이 회오리를 닮아서 회오리 감자. 감자칩보다 더 바삭하고 보는 재미까지 있는 회오리감자를 명동에서도 맛볼 수 있다.

    “편의점에 사먹는 감자칩보다 훨씬 맛있는 것 같아. 왜일까?”

    “평범한 음식도 더 맛있게 느껴지는 곳이 명동이니까. 그건 아마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있어서 아닐까?”

    딸기쨈이나 갈아서 으깬 딸기, 혹은 딸기 시럽이 든 것이 아니다. 명동 초코딸기는 달콤한 초코 퐁듀에 딸기를 푹 담가 만들었다.

    “아 해 봐. 아기자기한 걸 좋아하는 네가 좋아할 만 한 간식거리가 있어.”

    “우와, 이건 말로만 듣던 초코 퐁듀 딸기잖아? 맛있다! 입 안에서 초콜릿과 딸기가 살살 녹아.”

    동글동글 소시지를 한 입 가득 베어 물면 육즙이 입 안 가득 퍼진다. 따뜻할 때 먹는 소지는 남녀노소 누구나 군침을 돌게 만들 것이다.

    “명동 소시지는 먹을수록 맛있다. 그렇지 않아?”

    “응, 맛있어. 따뜻할 때 먹어서 더욱 맛있는 것 같아.”

    동그란 빵에 가득 퍼진 계란 냄새. 노릇노릇 익은 계란과 따끈한 밀가루 반죽이 합쳐져 계란빵이 되었다. 계란빵은 군것질 분야의 스테디셀러다.

    “계란빵을 천천히 씹어 봐. 추위가 저만큼 달아나는 느낌일 거야.”

    “응, 정말이네? 계란빵을 먹으니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아.”

    한국에 케밥이 ‘상륙’한지는 십 년도 넘었다. 놀이공원 등을 통해 보급되기 시작한 케밥은 이제 명동의 흔한 군것질 거리 중 하나가 되었다.

    “케밥에는 케첩이 들어갔나?”

    “아니야. 먹어볼래? 우리나라의 김밥처럼, 밀가루 피 안에 야채나 고기 등을 넣어 한 입에 먹을 수 있게 만든 터키음식이 케밥이야.”

    핫바는 단순한 어묵이 아니다. 핫바를 한 입 먹으면 핫바 특유의 비릿한 바다향과 짭조름한 맛이 온몸을 휘감는다.

    “뜨거울 때 먹어야 제 맛인 핫바. 명동 핫바는 모양도 예쁘네.”

    “그런 것 같아. 모양도 동글동글, 정말 맛있겟다. 우리도 먹어볼까?”

    닭 염통 등을 꼬치에 끼워 만든 음식, 바로 닭꼬치다. 떡볶이나 순대만큼이나 우리나라 사람들 사이에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닭꼬치를 명동에서도 맛 볼 수 있다.

    “춥고 배고플 때 거리에서 사먹는 닭꼬치는 더욱 특별한 맛이 나는 것 같아.”

    “즉석에서 불에 구워주는 따끈한 닭꼬치는 중국인 관광객에도 인기야. 특히 젊은 층이 좋아한다고 하는데, 우리도 닭꼬치를 맛보자.”

    석쇠에 구운 맛있는 오징어. 고소하고 짭조름한 오징어 냄새를 맡으면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명동에서 먹는 오징어구이는 유난히 입안에 착착 감긴다.

    “요즘에는 영화관에서도 오징어를 많이 먹는 것 같아.”

    “응.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오징어는 추운 날 밖에서 따뜻하게 먹을 때 더욱 맛있는 것 같아.”

    서울 명동에는 많은 먹거리가 있습니다. 이름난 실내 맛집이 아니어도 겨울에 명동을 즐길 수 있는 먹거리는 일일이 꼽기도 어려울 만큼 다양할 것입니다. 그중에는 명동이 아닌 곳에서 먹을 수 있는 것도 있고, 명동에서만 먹을 수 있는 것도 있을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그 어떤 음식이라도 명동에서는 특별하게 느껴지는 마법같은 힘이, 명동에는 있다는 것입니다. 더욱이 추위가 정신을 번쩍 들게 하는 겨울, 크리스마스 즈음하여 사랑하는 연인과 명동에서 맛보는 간식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임이 분명합니다. 명동에 왔다면 꼭 먹어봐야 할 대표적인 명동 간식, 어떠셨나요? <트래블아이>의 제안에 고개가 끄덕여진다면, 이번 크리스마스 명동 간식 데이트를 해보는 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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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요히 다녀가다

    고요히 다녀가다

    지역세종특별자치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7 호감도

    고요히 다녀가다

    • 프롤로그
    • 1.슬슬, 굴러가는 자동차
    • 2.타박타박, 나지막한 돌계단
    • 3.아니 오신 듯 다녀가소서
    • 4.보물을 한 가운데 품다
    • 5.명당의 자리
    • 6.울림이 듣고프다
    • 7.자연의 이치를 따르다
    • 8.검은 털 고무신
    • 에필로그

    고요히 다녀가다

    - 세종특별자치시  -

    세종 특별자치시의 전의면 남쪽, 울창한 나무숲과 좁게 만들어진 시멘트 길과 벽돌로 다듬어진 담장들을 따라가면 푸른 잔디가 펼쳐진 오래된 사찰을 만날 수 있습니다. 언제 만들어졌는지, 누가 만들었는지 조차 알 수 없는 신비로운 사찰. 백제의 전통어린 혼이 담겨 있는 곳, 바로 비암사입니다. 숲이 둘러싸고 있는 사찰의 모습에서부터 어딘가 모를 비밀스러움이 느껴지는 이곳은 세종시의 명물로 불립니다. 오늘의 <트래블아이>미션은 '비암사에 '아니 온 듯 다녀가라!'입니다.'

    짤막한 길을 지나다보면, 어느새 조금은 경사진 오르막이 나온다. 시동을 멈추고 잠시 멈춰서자 오르막을 따라 자동차가 주르륵 미끄러진다. 도깨비가 나타난 것일까?

    “제주도에만 있다고 들었던 도깨비 도로가 세종시에도 있어! 오르막을 향해서 슬금슬금 미끄러지는 신비한 기분을 이곳에서도 느낄 수 있어.”

    “그러게. 제주와 세종. 특별자치시에서는 빠질 수 없는 것이 이 도깨비 도로가 아닐까? 특별한 곳의 특별한 도로. 정말 잘 어울리는 조합이야.”

    절을 향해 오르는 돌계단이 그리 높지는 않다. 아래에서 보이던 나무 끝자락이 어느새 올려다보기 힘들 정도로 자라있다. 세월을 따라 올라오니, 나무도 함께 자랐나보다.

    “와, 절의 입구에 떡하니 자리하고 있는 이 느티나무 좀 봐! 이 웅장함이 비암사의 세월을 모두 담고 있는 것 같아.”

    “이 나무는 800년이나 되었데. 풍년에는 위에서부터 아래로, 흉년에는 아래에서부터 위로 잎이 자라나기 시작한다는 전설을 가지고 있어.”

    돌계단 옆, 돌담에 살짝이 기대어 서 있는 팻말이 보인다. 나무판을 이래저래 깎아 만든 팻말의 글귀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붉은 색, 검은 색, 흰 색으로 단조롭게 조각된 팻말에서 이 절의 분위기를 모두 느낄 수 있는 것 같아. 이 팻말을 누가 만든 것일까? ”

    “잘은 알 수 없지만 ‘아니오신 듯 다녀가소서” 하는 말이 고요한 비암사의 분위기와 잘 어우러져 경건하게 사찰에 들어서게 되는 것 같아."

    돌계단을 오르자 바로 보이는 석탑하나. 저마다의 소망을 담고 탑돌이를 하는 사람들과 이제 막 이곳에 다다른 사람들을 마중 나온 것 같다.

    “탑 꼭대기에서 발견된 사면군상은 현재 국보와 보물로 지정되어있다고 해. 원래는 이 자리가 아니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말이야.”

    “석탑이 사찰의 정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으니, 꼭 비암사가 소중한 보물을 가운데에 두고 품으며 보호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산을 가로질러 나있는 정겨운 돌계단을 차츰차츰 올라 밟아가니 어느새 비암사를 너그럽게 내려다보고 있는 산신을 만나게 된다.

    “산신각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니 탁 트인 전경이 일품인 걸? 푸르게 펼쳐진 잔디밭 하며, 아래에서 볼 수 없는 느티나무의 모습이 그대로 눈에 들어와.”

    “산이 둘러싸고 그 안에 소박하게 자리한 비암사의 모습이 명당의 자리임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 같아. 아담하게 지어진 비암사에는 참 많은 이야기가 있을 것 같아”

    그저 정겨운 빨간색 바가지에 담긴 물 한 모금에 숨을 고른다. 햇빛이 내리쬔 약수를 떠 마시자니 꼭 햇살을 마시는 것 같다.

    “부처의 모습이 새겨진 범종각은 세심하게 만들어진 것 같아. 이 범종각이 울리는 소리도 그만큼이나 섬세하게 느껴질까?”

    “그럼, 범종각의 소리는 그윽하고 향기롭다고들 해. 오래된 종을 이렇게나 잘 관리하고 있는 비암사의 섬세함도 한 몫을 하는거겠지?”

    비암사 내에 지어진 대웅전과 극락보전은 그 오래된 세월을 잔뜩 품고 있다. 자연 그대로 자라난 나무를 이용해 집이 지어지기 이전의 세월까지도 간직하고 있다.

    “나무의 생김새를 그대로 따와 건축한 건물들의 들보, 장연, 사래가 이채롭게 만들어져 있어. 이런 건축양식은 언제부터 이어져온 것일까?”

    “비암사의 역사는 명확히 전해지지는 않았지만 백제가 막을 내릴 때 즈음, 백제대왕과 부흥 운동군을 위한 제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는 곳이야.”

    설선당 가운데 문에는 늘 검은 털 고무신 한 켤레가 놓여있다. 주지스님의 것이라고 하는데 더운 날, 추운 날 할 것 없이 놓여있는 모양새가 무언가 이야기가 있어 보인다.

    “주지스님은 늘 그 자리에 있는 털 고무신을 신지 않고, 가운데 문을 이용하지 않는다고 해. 평소에는 양 옆의 문으로 출입을 하시는 것이지.”

    “중요한 날에만 가운데 문을 이용한다니, 주지스님을 찾아 꼭 한 번 여쭈어 보아야할 것 같아. 늘 놓여있는 저 검정고무신의 의미는 너무도 궁금하니까 말이야.”

    돌계단을 오른다 해서, 그리 닳지는 않을 것입니다. 800년이나 된 느티나무를 올려다본다 한들 나무가 더 잘 자라지도 않을 것이며, 약수 한 바가지를 마셨다 해서 사찰로 흐르는 물이 마르지도 않을 것입니다. 이곳 비암사에 들린 여러분은 어떤 흔적을 남기게 될까요? 아니면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은 채 말 그대로 아니온 듯 다녀갈 뿐일까요? 아늑한 사찰을 둘러보는 시간이 지나고 나면, 여러분의 마음속에는 이 비암사가 다녀간 듯, 혹은 아니 온 듯 남아있지는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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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슴으로 느끼는 농익은 가야금 선율

    가슴으로 느끼는 농익은 가야금 선율

    지역충청북도 충주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7 호감도

    가슴으로 느끼는 농익은 가야금 선율

    • 프롤로그
    • 1.우륵이 되어
    • 2.최남선 선생의 비문을 들여다보면
    • 3.가야금을 벗삼아 풍류를 즐겼던 선조의 멋
    • 4.12월의 율과 12곡 속 풍류
    • 5.신립 장군의 비극이 열두대에 서려
    • 6.충주호에 새긴 신립장군의 충절
    • 7.눈으로 만나는 우리 소리
    • 8.마음에서 울리는 가야금 선율
    • 에필로그

    가슴으로 느끼는 농익은 가야금 선율

    - 충청북도 충주시 -

    거문고, 향비파와 더불어 3현(絃)으로 일컬어지는 단아하고 해맑은 가야금 소리가 있기에 탄금대입니다. 악성 우륵(于勒)의 넋이 가야금 열두 줄에 서려 있기에 탄금대입니다. 그래서 이곳에서 선인들이 창조하여 가꾸어온 우리의 소리는 현(絃)마다에서 신묘한 소리로 당대 사람들을 감동시켰을 것이 자명합니다. 하지만 선인들의 애환을 가락에 얹은 전통적 운율 위에 또 하나의 구슬픈 소리는 가슴으로만 들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트래블아이>가 제안합니다. 명암이 교차하는 농익은 가야금 선율을 가슴으로 느껴라!

    우륵이 가야금을 타서 얻은 이름 탄금대는 충주에서 북서쪽에 자리하고 있다. 탄금대에 선 우륵이 되어 청풍명월(淸風明月)을 느껴보자.

    “무심히 흐르는 달천(達川)이 남한강과 조우(遭遇)하는 구릉지대에 위치한 이곳 탄금대는 보게나. 빼어난 주변 풍광이 수려하기 이를 데 없지 않은가.”

    “나직하여 편안한 숲에서는 가득 생기 머금고 달려오는 계절이 신록을 준비하는 듯 햇살을 회유하고 있어요.”

    숲 향기에 이끌려 오솔길을 돌아나가자 도도하게 흐르는 강물이 펼쳐지고 강을 조망하기 좋은 벼랑 끝 한 지점에 오랜 역사의 갈피를 접고 선 비문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육당 최남선 선생이 지은 탄금대비로구먼. 비문에는 삶의 애환을 올올이 가락으로 승화시킨 우륵에 대한 예찬을 적었구나.”

    “이밖에도 병자호란 때 혁혁한 공을 세운 임경업 장군 등을 칭송하고 있지만, 같은 반열에서 패장 신립(申砬:1546~1592) 장군에 대한 음각은 다소 옹색한 느낌을 주네요.”

    우리 고유의 악기 가야금은 오동나무 긴 널에다 명주실을 곱게 꼬아 열두 줄을 매고, 줄마다에는 기러기발을 세워 만든다. 그 소리를 들어보자.

    “가야금은 오른손으로 줄을 퉁기면서 왼손으로는 기러기발의 바깥쪽을 눌렀다 놓았다 하면서 연주하는데, 그 모습이 아주 고풍스럽고 우아하지. 우리 선인들은 가야금을 벗하여 때로는 연군지정(戀君之情)의 충의를, 때로는 임과의 애달픈 이별을 담아내기도 한단다.”

    “때로는 아름다운 자연에 대한 찬탄을 소박하고 넉넉하게 담아내고 있음이 느껴져요.”

    우륵은 원래 가야국 사람으로 신라에 귀화한 후 왕의 배려로 충주에 머물며 자연을 벗삼아 풍류를 즐기고 살았다. 이맘때 우륵이 만든 가야금의 12줄에 담긴 의미는 뭘까?

    “우륵은 우리나라 12월의 율(律)을 상징하여 12줄 현악기 가야금을 만들었고, 상하 가야(伽倻) 등 12곡의 노래를 지어 ‘가얏고’라 했다지.” “가히 탄금대는 우리 가락과 노래, 춤이 어우러진 진정한 풍류의 진원지라 하겠군요.”

    “그래서 탄금대를 알면 우리 가락에 충분히 자긍심을 가지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일 게야.”

    이곳에 풍류만 있었던 건 아니다. 벼랑 끝 바위에 내려서면 임진왜란 당시 최후의 격전 끝에 전멸한 신립 장군이 장렬하게 투신한 열두대에 닿는다. 어떤 느낌이 전해질까?

    “애간장을 도려내는 선율을 환청이 들리는 듯하구나. 유장하게 흐르는 탄천의 물줄기가 산기슭을 떠받치며 굽이도는 낭떠러지에서 열두 대가 얼룩진 역사의 한 자락이 바위 끝에 매달린 듯 애처롭기까지 하구나.”

    “비극적인 한을 아직까지 아우르지 못하고 있어서인지 유난히 물색이 짙푸른 듯해요.”

    열두 대 낭떠러지 아래 충주호 물길을 따라 계속 산길을 걷다 보니 예기치 않은 장소에서 신립 장군의 순절비가 앞길을 막아선다. 그의 죽음은 어떻게 기록됐을까?

    “비문에는 임진왜란 때 장군의 행적이 비교적 객관적 문장으로 나열되어 있어. 이중 ‘중과부적(衆寡不敵)’과 ‘고군분투(孤軍奮鬪)’라는 성어가 공감이 가는구나.”

    “다행히 신립 장군은 사후에 영의정에 추증되고, 나라에서 충장공(充壯公)이라는 시호까지 내려 그의 장렬한 죽음을 애도했군요.”

    물길 따라 가까이 다가온 용섬에는 한적한 오후의 평화가 드넓게 자리를 펼치고, 단청으로 채색된 탄금정(彈琴亭) 처마로 미풍이 스치며 풋풋한 풀냄새가 기분 좋다.

    “탄금정에 오르니 솔가지 사이로 살며시 내비치는 물색이 솔잎과 초록색으로 한데 어우러져 싱그럽기 그지없네요.”

    “달천의 도도한 물줄기가 저 아래 남한강의 또 다른 물줄기를 만나 하나가 되면서 더욱 당당해지는 모습이 마치 우리의 가야금 소리의 멋을 대변해주는 듯하구나.”

    미세한 진동음의 환청이 있어 귀를 기울이니 어디선가 오동나무 고목의 천년 숨결을 머금은 가야금 곡조가 잔물결처럼 파랑으로 번진다. 잠시 그 소리를 따라가 보자.

    “실개울처럼 가늘고 길게 이어지는 환청과 같은 진동소리가 들리지 않으세요? 가야국을 그리워하는 우륵의 탄식일까요?”

    “바로 계고가 엮어내는 가야금의 고뇌어린 회한이 되고, 법지가 부르는 애조 어린 그리움의 노래가 되고, 만덕이 추는 번뇌어린 소망의 춤사위가 내는 소리로도 들릴 수 있겠지.”

    탄금대에 가면 계절이 아무리 앞으로 내달아도 결국 춘하추동의 예정된 사계절을 되새김질하는 일에 불과하듯 역사도 같은 여정의 되풀이에 지나지 않음을 깨닫게 될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양지 바른 길목에 선 장군의 순절비는 더없이 초라하고 작아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회한은 이쯤에서 걷어내고 청명한 바람을 타고 너울너울 춤을 추다 바위에 부서지는 물결의 끝자락을 바라보세요. 그리고 천천히 눈을 감아보세요. 지금 여러분은 풍류에 찬 우륵의 가야금 소리를 듣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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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목은 추억을 부르고

    골목은 추억을 부르고

    지역충청북도 청주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7 호감도

    골목은 추억을 부르고

    • 프롤로그
    • 1. 꿈과 상상의 세계로
    • 2.골목마다 회상에 젖어
    • 3.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 4.희망이 싹터 무르익을 무렵
    • 5.골목은 추억을 부르고
    • 6.삼남매 옆에서
    • 7.마을의 탄생
    • 8.수암골이 전하는 메시지
    • 에필로그

    골목은 추억을 부르고

    - 충청북도 청주시 -

    수암골은 충북 청주에 남아 있는 마지막 달동네입니다. 한국전쟁 이후 피란민들이 이주하면서 흙벽돌을 찍어 집을 지었다 합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쓸쓸한 달동네가 되었고 인적이 끊긴 무채색의 골목으로 영원히 남아 있을 것 같던 이 마을은 어느 날, 골목에 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추억의 골목 여행’이라는 주제로 하나둘씩 벽화가 늘어나며 회색빛 일색이던 좁고 허름한 골목길이 산뜻한 색과 그림으로 새 생명을 얻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은 바로 ‘수암골에 움트는 생명을 들여다보라!’입니다.

    수암골 여행의 출발점은 동구나무 앞 삼충상회다. 이 가게 벽에도 그림이 있고 그 앞을 지나 골목을 따라 올라가는 동안에도 좌우로 그림이 있어 숨바꼭질을 하는 기분이 든다.

    “소녀가 나무에 이마를 대고 있는 그림을 보세요. 아마도 숨바꼭질을 하나 봐요.” “골목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모습들이 내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구나. 술래잡기며 다방구, 찐돌이 등 그때의 골목은 놀이터이자 나에게는 세상의 전부였지.”

    여럿이 함께 하는 놀이를 즐기며 거미줄처럼 얽힌 골목길을 뛰어 다녔다. 해질 무렵 골목은 집마다 피어나는 저녁 짓는 향기로 가득 찼다.

    마을을 거닐며 만나는 것들에서 옛 추억을 곱씹기에 충분하다. 골목골목 그림을 보며 내 어린 시절을 아이에게 이야기해주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져올 것이다.

    “‘밥 먹고 놀아라’는 어머니 목소리가 담장을 넘어 왔지만 ‘히히덕’ 거리며 딱지치기와 구슬치기에 온 정신이 빠져 있었지. 결국 부지깽이에 빗자루를 들고 나를 데리러 온 엄마에게 붙들려 끌려가곤 했단다."

    "돌이켜보면 골목은 좁았지만 가장 큰 세상이었고, 몸집은 작았지만 누구도 따라 올 수 없는 큰 꿈을 꾸며 살던 때였어.”

    한겨울에도 연꽃이 소담스레 피어나고 가파른 계단은 피아노 건반이 되어 밟고 지나가면 영롱한 소리가 나는 것 같다. 골목은 좁지만 정겨웠다.

    “글자를 주렁주렁 단 나무가 자라고 새하얀 눈이 쌓여도 파란 이파리에 빨간 감을 잔뜩 단 감나무가 계절도 시절도 비껴가는 이상한 동네예요.”

    “그렇구나. 계절도 시간도 이곳에 들어오면 골목에서 길을 잃고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처럼 되어 버리는 것 같지?”

    구멍가게 앞에는 아이스케키를 사먹으려는 아이들이 줄을 서고 반대편 골목에는 또 한 무리가 흙장난 질이다. 이곳은 최근 드라마 촬영지로 더 잘 알려지게 됐다.

    “여기 이 집, 어디선가 분명 본 적이 있는데?” “드라마의 주인공 ‘제빵왕 김탁구’가 얼굴에 밀가루를 잔뜩 묻히며 빵을 만들던 그 집이네!”

    “아~ 정말! 저 그 드라마 열혈 팬이었는데, 여기서 주인공의 얼굴을 떠올리게 될 줄이야! 영화시상식 현장에 온 것도 같고 기분이 참 묘해요.”

    아직도 빵처럼 부푼 꿈을 꾸는 희망의 빵집이 이곳 달동네에 자리해 행복한 추억을 나눠주고 있다.

    “아~ 맞아. 이 그림들이 알려주는구나. 카스테라, 단팥빵, 소보루빵이 꿈이었던 시절이 있었지. 한 달에 한 번 먹던 짜장면과도 바꿀 수 없었던 빵은 기다림과 설렘의 대상이었어.”

    “그런 흔한 빵들이 꿈이고 설렘의 대상이었다니, 저는 잘 상상이 안 가요.” “이곳 달동네 좁은 골목의 아이들은 과거의 나처럼 지금도 그렇게 크고 있을 거야.”

    씨앗에서 자라는 나무들이 있고 사과가 열리는 느티나무도 있다. 골목 벽화 ‘웃는 아이 삼남매’ 옆에서 똑같은 표정으로 사진 찍어보면 쏠쏠한 재미도 더해진다.

    “에이~ 그 표정보다 더 개구지게 웃어봐!” “이, 이렇게 말이죠?”

    “이제 얼추 비슷해졌네. 자 찍는다?!” “와~ 표정연기 하나는 정말 끝내주네요. 보세요, 이제 삼남매가 아니라 사남매잖아요!”

    인터폰으로 대화하는 아파트 문화보다 ‘정’이라는 정서를 담고 있는 골목길에 형형색색으로 채색된 미술작품들은 과연 어떻게 탄생하게 된 걸까?

    “마을이 앞장서서 미술활동을 하고 있는 걸까요?”

    “맞아. 주민과 학생 등이 힘을 모아 낡고 오래된 마을 담과 벽, 길에 기발한 상상력과 발랄하고 우스꽝스러운 그림을 그렸더니 마을 분위기가 밝고 명랑해졌다지? 재개발의 광풍에서 살아남아 마을과 사람들은 그대로 남아 그렇게 희망의 씨앗을 틔운 거야.”

    낡은 기와 아래 오래된 빗물받이가 힘겹게 붙어 있는 골목은 30~40년 전 골목 그대로다. 재탄생의 의미를 지닌 수암골에서 들려줄 수 있는 메시지는 너무나 많다.

    “여기가 피난민들을 집단으로 이주해와 생겨난 곳이라고 하셨죠? 집들은 다 고만고만한데.”

    “맞아. 하지만 골목 그림을 보고 있으면 바닷속을 여행하듯, 하늘을 날듯, 그림책 속을 산책하듯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며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되지 않니?” “맞아요. 왠지 가슴이 따끈해지고 입가에 미소가 떠나질 않아요.”

    추억의 골목이 현실에 남아 있으니 추억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은 얼마나 행복할까요. 달동네 비좁은 방에 옹기종기 모여 살던 시절, 이 골목에서 아이들은 뒹굴고 놀며 꿈을 꾸었습니다. 몸이 큰 뒤 골목은 좁아졌지만 골목 밖 세상의 하늘을 이고 살 수 있는 힘의 뿌리는 여전히 이곳에 닿아 있습니다. 낡은 담장 좁은 골목길을 걸으면서 마음이 푸근해져 온다면, 그건 분명 남루한 생활의 편린마저 나누고 살았던 추억이 당신의 머릿속에 떠올랐기 때문 아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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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남대 대통령길 곳곳에 새겨진 그들의 향수를 쫓다

    청남대 대통령길 곳곳에 새겨진 그들의 향수를 쫓다

    지역충청북도 청주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7 호감도

    청남대 대통령길 곳곳에 새겨진 그들의 향수를 쫓다

    • 프롤로그
    • 1.왜 처음에는 대통령만의 휴가지였을까?
    • 2.6명의 대통령, 그래서 테마길도 6곳
    • 3.초가정 속 애틋한 부부의 정, 김대중 대통령길
    • 4.오각정이 아름다운 전두환 대통령길
    • 5.자연을 생각하는 노태우 대통령길
    • 6.소박한 멋이 있는 노무현 대통령길
    • 7.대청호가 눈부신 김영삼 대통령길
    • 8.위트 넘치는 이명박 대통령길
    • 에필로그

    청남대 대통령길 곳곳에 새겨진 그들의 향수를 쫓다

    - 충청북도 청주시 -

    20년간 건재해온 충북 청주시 대청댐 부근에 자리한 청남대. 현직 대통령의 휴가지이며 ‘남쪽의 청와대’로 불립니다. 그러면서 ‘비밀의 화원’라 불리던 이 일대가 걷기 열풍에 맞춰 이 일대를 새로운 체험거리로 재탄생한 지도 어느덧 10년을 넘어섰습니다. 그래서 역대 대통령의 이름을 딴 이곳 둘레길에서는 그들 한명한명의 발자취를 따라가 볼 수 있습니다. 길 곳곳을 돌아보면서 고스란히 묻어나는 역대 대통령의 흔적을 지금 찾아봅시다!

    청남대에 대통령길이 만들어진 건 2011년으로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하지만 청남대의 역사는 곧 20년을 앞두고 있는데, 어떻게 대통령만의 휴가지가 처음 생겨나게 됐을까?

    “청남대는 대청댐 준공식에 참석했던 전두환 전 대통령이 ‘이런 곳에 별장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게 현실이 됐어. 1983년 12월 준공됐을 당시 이름은 영춘재(迎春齋)였다가 1986년 7월 청남대로 바뀌었지.“

    “당시 대통령의 말 한 마디에서 나오는 힘이 정말 컸음을 짐작할 수 있어”

    현재 청남대에 조성된 산책로는 6곳이다. 총 길이가 약 11km에 달하는 산책로를 걸어가며 그들의 흔적을 찾아보자.

    “전직 대통령들이 청남대에 묵으면서 즐겨 찾던 산책로를 재정비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

    “그래서 테마길도 총 6곳이지. 가장 긴 코스는 대통령역사문화관에서 배밭과 전망대를 거쳐 초가정으로 이어지는 ‘김대중 대통령길’이었지만, 이제는 '이명박 대통령길'이 3km로 가장 길어. "

    초가정 전망대로 오르는 길목에서는 행복의 계단으로 통하는 '645 계단'을 지나 초가정을 만난다. 야생화 단지와 울타리를 조성해 경관이 빼어난 이곳엔 어떤 추억이 있을까?

    “향토색 그윽한 초옥이야.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향수를 달래기 위해 그의 출신지인 하의도에서 가져온 농기구나 생전 이곳 문의면의 생활도구를 수집해 여기에 따로 꾸며놓았구나.”

    무엇보다 정자에 앉아 호수를 바라보니 섬에 와있는 느낌이 들어. 역시 청남대 제2경이라 할 만해. 김대중 전 대통령 부부는 이곳에서 풍광과 독서, 사색과 낭만을 즐겼다지?

    '전두환 대통령길'은 본관에서 오각정을 거쳐 양어장으로 호안을 끼고 도는 1.5km구간으로 20여 년 동안 대통령 내외와 가족들의 산책코스로 가장 사랑을 받아 온 곳이다.

    “청남대 제1경으로 본관으로부터 350m, 해발 104m에 위치해 있는 무궁화 모양의 오각형 정자이지.”

    “많은 야생화와 숲이 어우러져 삼림욕을 즐기기도 하고 낮에는 호수와 산을, 밤에는 달구경과 손자들의 재롱을 구경하던 전두환 전 대통령의 환한 표정이 보이는 듯해.”

    2km의 '노태우 대통령길'로 이어지는 길은 양어장이 나온다. 양어장 주변을 휘감으며 메타세콰이어 숲으로 연결되는 이 길을 나무데크를 밟으며 가보자.

    “비단잉어, 붕어, 향어 등 정말 다양한 종류의 물고기가 보여. 이곳에서 대통령이 휴식을 하며 물고기 먹이를 주고 노는 모습을 관람하였던 의자도 놓여 있구나.”

    “겨울에는 스케이트장으로 이용되는 수질정화를 위해 메타세콰이어 숲으로 물을 끌어올려 돌미나리, 고랭이 등으로 자연 정화시키고, 산소공급을 위해 3개의 분수를 설치했다고 해”

    ‘노무현 대통령길’은 안락하고 평탄한 김영삼대통령길이 끝나는 곳에 소박한 샛길처럼 나타난다. 그리고 즐거운 오르막까지 1km 가량 이어진다.

    “길 전체가 오솔길로 꾸며져 보는 이들에게 풍요로움을 선사하고 있어.” “그렇지? 천천히 산책하듯 걸으며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산책코스지만 천천히 거닐며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만든 길 같아.”

    “청남대를 국민 품으로 돌려준 분이기에 이 길에서 오는 느낌이 더욱 남다른 것 같아.”

    '노무현 대통령길'과 맞닿아 있는 김영삼대통령길은 오른쪽으로 대청호를 바라보며 걷는 평지의 길이다. 한 시간이면 충분히 왕복이 가능하다.

    “눈을 옆으로 돌려봐! 대청호가 푸른빛을 띠며 빛나고 있어. 김영삼대통령길은 어울림마당에서 시작해 대통령광장을 거쳐 초가정에 이르는데 총 1km의 거리지.

    “'김영삼 대통령길'은 조깅 팬인 그가 수행원들과 달리기를 즐겼던 마사토 길이구나. 여기서부터는 신발과 양발을 벗고 걸어볼까?”

    ‘이명박 대통령길’은 청남대 내 3.1km 구간으로 조성된 산책로로 사랑의터널, 팔각정자, 소공연장, 행운의 계단, 병역체험장 등이 마련돼 있다.

    “‘이명박 대통령길’ 초입에 기념사진을 남길 수 있는 날개벽화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어.”

    “이 길을 걸을 때 사각사각 소리가 나는데, 자세히 보니 마사토데크로드가 대청호 물줄기를 건너 숲 사이로까지 이어지고 있구나!”

    어디선가 또르르 굴러와 발에 톡 부딪히는 메타세콰이어 열매를 발견했다면 대통령들의 길은 거기서 끝이 납니다. 불과 60여 년의 역사를 품고 있는 대한민국 정부, 그중 이 나라를 이끌어온 6명의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의 이름이 청남대 대통령길 위에 새겨져 있습니다. 다음 세대는 어떤 대통령의 이름을 가장 멋진 길 위에 붙여줄까요? 지금은 그들만의 공간이었던 청남대에 그들만의 길이 놓여 있습니다. 역대 대통령 모두 한 길을 걸었던 이 대통령길 위에서 당신은 무엇을 보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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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들겨라, 천년 신비가 열린다

    두들겨라, 천년 신비가 열린다

    지역충청북도 진천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7 호감도

    두들겨라, 천년 신비가 열린다

    • 프롤로그
    • 1.구불구불 농다리
    • 2.힘차게 기어가듯
    • 3.천년을 버텨온 힘
    • 4.고려 장군의 전설
    • 5.자연을 자유자재로
    • 6.이색 볼거리 가득한 그곳
    • 7.소중한 문화유산
    • 8.또 하나의 신비
    • 에필로그

    두들겨라, 천년 신비가 열린다

    - 충청북도 진천군 -

    중부고속도로 상행선에서 진천을 지나본 사람이라면 오른쪽 강변에 놓인 돌다리를 분명 봤을지 모릅니다. 순식간에 스쳐가는 풍경이기에 별 관심을 주지 않을 테지만, 이 다리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돌다리임을 알게 되면 보는 시각도 달라질 겁니다. 천 년의 세월을 간직한 이 농다리, 그 생김새부터가 매우 특이합니다. 무엇보다 이 돌다리와 마주했다면 무심결에 건너기보단 몇 번은 두드려보고 건너야 그 진가도 알게 됩니다. 어떤 비밀이라도 숨겨져 있는 걸까요? 바로 그것을 알아내는 것이 오늘 <트래블아이>가 던지는 미션입니다.

    충북 진천 문백면 구곡리를 가로질러 흐르는 세금천에는 돌다리가 하나 놓아져 있다. 그 모양새가 워낙 특이해 그 유래나 전설따위를 알지 못해도 절로 눈길이 갈 것이다.

    “저기 보이는 다리, 투박하지만 야무져 보이지? 길이가 약 90~100m쯤 되겠는데?”

    “중간중간 돌들을 쌓아 교각을 만들고 길고 넙적한 돌을 사이사이에 얹어놓았어. 보다 보니 긴 벌레가 구불구불 몸을 비틀며 가는 듯해.” “저런 모양의 다리가 흔치 않은데, 좀 더 가까이 가서 보자!”

    고속도로에서 볼 땐 상판이 돌덮개가 아니라 검은 나무판처럼 보였는데, 막상 와서 보면 넓적한 바위판들이 어지럽게 놓여 있다. 가까이에서 마주한 농다리는 더욱 특이하다.

    “선암사의 승선교 같은 아치형도 아니고, 한강변 살곶이 다리처럼 편편하지도 않아. 어찌 보면 거대한 벌레같이 보여. 가만 보면 정말 지네의 형상을 하고 있는 듯하지 않아?

    “정말이네. 거대한 지네가 몸을 슬쩍 퉁기며 건너는 듯한 모습이야. 자연석을 축대 쌓듯이 안으로 물려가며 쌓아올린 교각들을, 상판이 아래보다 넓어 지네발처럼 보이는 것 같아.”

    <조선환여지승람>에는 고려초기에 임 장군이 하늘의 별자리 본 따 28칸(교각)으로 만들었다고 나와 있는데, 지금은 교각이 24개뿐이다. 어떻게 된 걸까?

    “농(籠)다리라는 이름은 밟으면 움직이고, 잡아당기면 돌아가는 돌이 있다는 뜻이래. 이름처럼 보기에도 위태위태한데 교각이 이 정도 남아 있는 사실이 참 놀라워.”

    “네가 보기에도 그렇지? 아무렇게나 쌓은 것 같은 이 다리가 형태 그대로 천 년을 넘게 버텨왔다는 자체만으로 무척 신기해.”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로 알려져 있는 하천 한가운데 놓인 이 자그마한 돌다리는 고려 초기에 축조됐다고 전해지는 만큼 이곳에 서린 사연도 분명 있을 것이다.

    이유를 묻자 부친상을 당해 가는 길인데 다리가 없어서 그렇다고 했다지.

    임연은 당장 용마를 타고 돌을 날라다 다리를 놓아주었는데 그게 바로 이 농다리라고.”

    농다리는 유구한 역사뿐만 아니라 독특한 모양에서 엿볼 수 있는 건축방식의 지혜가 있어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 모양만 보고도 천년 동안 간직해온 비밀이 파헤쳐질까?

    “교각의 생김새를 봐봐. 장마가 져 유속이 빠를 때도 그 물의 압력을 덜 받은 거지. 또 교각 틈새로 물이 넘쳐흐르면서 저 모습 그대로 유지가 가능했던 거야. 를 수 있었던 거야.”

    “지네모양으로 휘어지게 만들어서 자연스럽게 물이 흘러갈 수 있도록 했다라…. 이거야말로 농다리가 지닌 천년의 신비이자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 아닐까?”

    진천의 이 농다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고 긴 돌다리다. 이 농다리의 우수성과 역사성을 알리기 위한 축제가 매년 성황리에 열리고 있다.

    “그 모양이며 지내온 역사도 대단하지만, 천 년 동안 마을과 마을을 이어준 역할을 해왔으니 지역이 자랑할 만해!”

    “그래서 이 일대에 해마다 농다리축제가 열린다지. 농다리 놓기 체험, 상여 다리 건너기 등 각종 이색 볼거리가 펼쳐진다는데, 지금쯤 축제가 한창이겠다. 그곳으로 가볼까?”

    축제기간만 해도 수만 명이 몰린다. 이렇게 농다리는 지역 경제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후손들이 조상들의 유물로 혜택을 보고 있는 것이다.

    “수변공원 일대에서 민속공연과 촬영대회 등 행사가 정말 다채로웠어. 특히 진천 농요시연은 모내기를 마친 뒤라 그런지 더욱 흥겨운 가락을 뽑아내 보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했지.”

    “맞아. 축제를 직접 보고 농다리 직접 건너보면서 우리 조상들 우수성을 다시 한 번 알게 됐어 앞으로도 이곳에 더 많은 축제가 열렸으면 좋겠어.”

    진천에는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다리 농다리뿐만 아니라 다리 건너 산책로를 따라가다 보면 또 한 번 신기한 광경과 마주하게 된다.

    “가장자리에는 호수를 바라보기 좋게 나무 전망대가 마련돼 있구나. 여기가 충북에서 가장 큰 저수지라지? 아름다운 호수로도 이만한 데가 없겠어. 연인으로 보이는 저 젊은이들이 데이트를 즐기고 있는 것만 봐도 알겠어.”

    “저들도 우리처럼 조상의 슬기를 배우고 문화유산의 소중함을 일깨웠으면 좋겠다.”

    구곡리에 있는 농다리는 100여 미터 길이에 자연석으로 된 돌다리입니다. 가만히 보면 진천지역이 명소라 자랑할 만큼 멋지지도 않습니다. 그렇다고 반듯하게 놓인 것도 아닙니다. 물길에 맞게 비스듬하게 교각이 세워진 구간도 있고, 들쭉날쭉한 것이 크기도 제각각입니다. 하지만 이 다리는 천년의 비밀을 간직한 아주 중요한 다리입니다. 고려초에 축조가 돼 지금까지 어떠한 재난이 오더라도 무너지지 않고 마을과 마을을 잇는 역할을 충실히 해냈습니다. 여러분은 고속도로를 지나다 이 다리를 발견하면 잠시 차를 멈춰세울 생각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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